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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운명, 검찰 아닌 호남에 달렸다


입력 2023.02.21 04:04 수정 2023.02.21 06:38        데스크 (desk@dailian.co.kr)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국회 27일 표결...부결 전망 높아

호남 민심, 이재명 체포동의안에 대해 통과 찬성·반대 ‘팽팽’

이재명 사법 리스크 고조...지난 대선 이후 호남 민주당 지지율 ‘급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7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본청 계단에서 열린 윤석열정권 검사독재 규탄대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민호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각종 의혹으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받았다. 구속영장 실질 심사를 받기 전에 체포동의안이 곧 국회에 보내져 27일 표결 예정이다. 바로 구속영장 실질 심사를 받는 게 아니라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표결되는 것 자체가 특권이다.


헌법 제44조에 따르면 국회의원은 현행 범인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회기 중 국회의 동의 없이 체포 또는 구금되지 아니한다. 국회의원이 회기 전에 체포 또는 구금된 때에는 현행 범인이 아닌 한 국회의 요구가 있으면 회기 중 석방된다. 일반 국민은 기대조차 하기 힘들 정도의 특권이다. 국회의원을 체포 또는 구금하기 위하여 국회의 동의를 얻으려고 할 때는 관할 법원의 판사는 영장을 발부하기 전에 체포동의 요구서를 정부에 제출하여야 하며, 정부는 이를 수리한 후 지체 없이 그 사본을 첨부하여 국회에 체포 동의를 요청하여야 한다.


대체적인 전망은 이재명 대표에 대한 영장 청구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체포동의안을 통과시킬 것으로 예상되지 않고 있다. 여론은 국회 다수당 대표의 체포영장에 대해 어떻게 판단할까. 넥스트리서치가 SBS의 의뢰를 받아 지난 6~7일 실시한 조사(전국 1005명 유무선 전화 면접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3.1%P 응답률 15.3%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이재명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되었을 때 국회가 어떻게 해야 할지’ 물어보았다.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되었을 때 통과해야 한다는 찬성 여론이 55.9%로 절반을 넘겼다.


이재명 대표의 구속영장 실질 심사를 위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서 부결되든 아니면 예상과 달리 통과되든 이 대표의 운명은 검찰 대응이 아니라 호남 민심에 달렸다.


SBS가 넥스트리서치에 의뢰해서 지난 6~7일 실시했던 조사에서 중도층은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에 대해 ‘법과 원칙 수사이므로 통과 찬성’이 52.3%로 절반을 넘겼다. ‘체포동의안 통과 반대’는 38.2%로 나타났다. 대체로 더불어민주당 지지층 정도만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으로 나왔다.


내년 국회의원 선거를 2030 MZ세대, 중도층이 좌우하는 선거로 분석하는 경우가 많은데 20대(만 18세 이상)와 30대는 이 대표 체포동의안에 대한 찬성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특히 주목할 응답자층은 호남이다. 호남 지역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핵심 지역 기반이었고 더불어민주당의 정치적 아성이다. 그런데 호남 지역 응답자 중 43.9%는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에 대해 찬성하는 결과로 나타났다. 체포동의안 반대와 거의 차이나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의 가장 중요한 핵심 지역인 호남조차 이 대표의 검찰 수사에 따른 체포동의안 찬반에 대해 어느 한쪽을 일방적으로 선택하지 못하는 상태다.


검찰의 이재명 대표 구속영장 청구에 대해 이 대표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과 팬덤 지지층인 ‘개딸’은 극도로 반발하고 있지만 호남은 체포동의안 찬성이나 반대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지지 않고 있다. 자칫 검찰 대응 장기전에 따라 극성 지지층들은 더 결집하는 계기가 될지 몰라도 더불어민주당의 핵심 지역 기반인 호남 민심은 어느 방향으로 나갈지 장담하기 어려운 국면이다.


검찰의 구속영장에 대한 이 대표의 대응은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과 직결되어 있다. 호남 지역의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에 심상치 않은 변화가 지속해 감지되고 있다.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에 대한 여론도 여론이지만 더 중요한 호남 여론은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다.


4개 여론조사 기관(케이스탯리서치, 엠브레인퍼블릭,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 한국리서치)이 자체적으로 실시하는 NBS 조사(전국 1000여 명 무선 전화 면접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3.1%P 응답률 15~30% 자세한 사항은 NBS 여론조사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어느 정당을 지지하는지’ 물어보았다. 지난해 대통령 선거 직전인 2022년 2월 28일~3월 2일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의 호남 지지율은 63%로 나타났었다. 압도적이다. 실제로 대통령 선거에서 이재명 대표는 호남 몰표를 확보했다.


그러나 최근 시점의 더불어민주당 호남 지지율은 그때와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올해 2월 13~15일 조사에서 호남의 더불어민주당은 지지율은 42%로 40%대를 간신히 턱걸이했다. 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민주당계 정당의 대선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될 때 그리고 정치적으로 고비를 돌파할 때는 호남 지역의 성원과 지지가 결정적이었다.


그렇지만 이재명 대표 사법 리스크에 대한 호남 민심은 예사롭지 않다. 특히 많은 호남 출신 인구가 거주하는 서울의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더 가라앉았다. 지난 대선 직전 NBS 조사(2022년 2월 28일~3월 2일)에서 32%였던 더불어민주당 서울 지지율은 최근 조사(2023년 2월 13~15일)에서 27%로 30%를 넘지 못했다. 지난 2020년 서울지역 국회의원 선거에서 거의 모든 지역구를 싹쓸이했던 정치적 위용은 온데간데없다.


이재명 대표가 이번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위기를 체포동의안 부결로 돌파한다고 하더라도 호남 민심을 되돌리는 카드가 없다면 망연자실이다. 검찰 대응이야 지지층과 똘똘 뭉쳐서 하더라도 한 번 잃어버린 민심은 다시 회복되지 않는데 그래서 이재명 대표 운명은 검찰 대응이 아니라 호남 민심에 달려있다.

글/ 배종찬 인사이트케이소장·정치컨설턴트(mikeba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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