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기업들은 애타는데…정부 "美관세 환급은 기업이 자율적으로" 책임 방기 논란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입력 2026.03.06 17:08  수정 2026.03.06 17:11

기업들 미국 관세 환급 놓고 소송 절차·비용

및 트럼프정부 보복 가능성에 전전긍긍인데

정부는 "기업 차원 자율 판단" 사실상 방치

구자근 "정부가 '재산 보호 역할' 방기한 것"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 ⓒ뉴시스

정부가 미국 연방대법원이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 관세조치에 대해 위법·무효로 판결하면서 그동안 우리나라 기업들이 부담했던 관세 환급 여부에 대해서는 개별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확인됐다. 사실상 손을 놓고 방치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될 전망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인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이 6일 산업통상부로부터 제출받은 '미국 연방대법원의 관세 위법 판결에 따른 국내 기업 기납부 관세 환급 관련 업무와 지원사업 유무 등 추진경과' 답변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미측 동향을 지속적으로 파악해 우리 기업에게 관련 정보를 적시에 제공하겠다"면서도 "관세환급 관련 미국 내 법적·행정적 절차 이행은 개별 기업 차원에서 자율적으로 판단할 사항"이라고 밝혔다. 한 마디로 "관세 환급은 기업들이 알아서 하라"는 것이다.


지난달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미국이 지난해 4월 5일부터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해 부과한 상호관세 적용 품목은 모두 환급 대상이다. 우리나라 기업들 6000여곳이 환급받을 수 있는 관세 금액은 약 35억 달러(약 5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환급을 위한 법적 근거는 확보됐으나, 우리나라 기업들이 미국에 납부한 관세를 돌려받기 위해서는 소송절차가 필요하다. 기업 입장들은 복잡한 소송 절차와 비용부담은 물론 트럼프 행정부의 보복 가능성으로 전전긍긍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중소기업들은 정부의 실질적인 지원 없이는 소송제기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다.


정부가 현재 대미 투자 프로젝트 협상을 진행 중인 상황에서, 우리 기업의 관세 환급 문제를 공식 협상 의제로 포함, 즉 협상테이블에 올려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국회 입법조사처가 지난 5일 발표한 '미연방대법원의 IEEPA 판결과 정책적 고려사항' 보고서에서도 "관세환급 절차가 확정되지 않다 불확실성이 존재하지만, 상호관세의 법적 근거가 사라졌으므로 실제 환급을 받을 수 있도록 관세환급 권한 확인 절차부터 시작해 사전에 지원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따라서 우리 정부는 단순히 해당 기업에 미국 환급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데 그칠 게 아니라, 법률 자문 등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고, 상대적으로 더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보이는 중소기업에 대한 맞춤형 지원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 했다.


일각에선 직접적으로 원활한 환급조치를 요구하기 어렵다면, 차후 부과될 관세에서 상응하는 감면 조치를 받는 것도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구자근 의원은 "그동안 자화자찬으로 일관하던 이재명 정부의 외교력·협상력의 민낯이 민망한 수준"이라며 "우리 국민과 기업들의 재산을 보호해야 할 정부의 역할을 방기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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