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의 적은 동지?'…김기현 집중견제
黃, 부동산 문제 띄우며 "사퇴하라"
千. '윤핵관' 관련 취조하듯 질문 공세
黃 입 빌려 '부동산 의혹' 우회 비판도
23일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 대표 후보 3차 TV 토론회에서 김기현 후보가 나머지 세 명의 후보로부터 집중 견제를 받았다. 안철수 후보와 천하람 후보는 각각 공천과 윤핵관 문제를 제기했고, 황교안 후보는 울산 땅 의혹을 강하게 띄웠다.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는 김 후보를 세 후보가 합심해 공략하는 모양새다.
먼저 주도권 토론에 나선 황 후보는 김 후보를 향해 "당과 대통령과 나라를 위해서 사퇴하라"며 "의혹을 해결하려면 왜 도로의 노선이 바뀌었는지 그 과정을 해명하라"고 촉구했다. 김 후보가 해당 의혹을 보도한 기자 등을 상대로 제기한 민사소송에서 패소한 판결문도 찾아내 공개했다.
황 후보는 "울산지검은 MBC 보도가 허위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김 후보는 2년 동안 재정신청, 항고에 재항고까지 했지만 결국 검찰에서 기각 당했다"며 또한 "민사소송도 패소했다. 판결문에는 이 사건 방송에 주요 사실이 객관적 사실에 합치되고 허위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검찰의) 무혐의는 의혹이라고 표현했을 뿐 단정하지 않았다는 것이고, 의혹 제기는 공익 차원에서 검증을 하라는 것이지 보도가 사실이라는 얘기가 아니다"며 "법을 잘 아는 분이 마음대로 법을 해석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역으로 "제가 불법이 있다면 책임을 지겠다고 했는데, 황 후보가 말한 게 거짓이라면 정치적 책임을 지고 정계은퇴를 하겠느냐"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천하람 후보는 김 후보를 상대로 '윤핵관' 논란과 관련해 마치 취조를 하듯 토론을 이어갔다. 그는 "김장연대(김기현·장제원 연대)는 누가 제안했나", "장제원 의원을 사무총장에 임명할 것인가", "장 의원에게 공천관리위원장을 맡길 것인가", "나경원 의원에게 사과를 권유해야 하지 않느냐", "장 의원을 수도권에 출마시키면 안 되느냐" 등 질문을 퍼부으며 김 후보를 압박했다.
뿐만 아니라 2차 주도권 토론에서는 '울산 이재명' 등의 표현을 사용하며 황 후보가 띄운 부동산 관련 공방에 가세했다. 다만 김 후보를 향해 직접 질문을 하는 대신, 황 후보의 입을 빌려 공격을 하는 우회적인 방식을 사용했다.
金 "千, 자신 없나…청년정치인 답지 않다"
'시스템 공천' 주장한 安 "내리꽂기 안 돼"
金 "밀실·측근 공천했던 당사자가…" 반격
천 후보는 "혹자는 울산 이재명이라는 표현도 쓰지만 제가 봤을 때는 이재명 대표와 다르게 사법리스크까지는 아닌 것 같다"면서도 "김 후보의 해명 태도가 더 문제라고 본다. 이 대표의 태도와 굉장히 유사하다. '전 정부에서 털었던 것 아니냐' '지금까지 문제없었다' 이런 식으로 비켜 가려는 인상"이라며 황 후보의 동의를 구했다.
이에 황 후보는 "제가 국정원 도청사건을 수사했는데 성공하지 못했다가 2005년 기회가 돼서 전모를 밝혀 냈다"며 "과거에 안됐으니까 지금 괜찮다는 것은 아니고,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밝혀내야 한다"고 동조했다.
나아가 "이재명이 당 대표가 된 후 역할을 못하고 민주당은 대표 리스크에 갇혀 옹호군이 되고 있다"며 "김 후보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당 대표가 되면 민주당이 가만히 있을 리가 없고 난리를 피울 텐데 어떻게 정상적인 당을 운영하겠나. 그래서 지금 정리해 달라는 것"이라고 거듭 사퇴를 촉구했다.
그러자 김 후보는 천 후보를 향해 "미래가 촉망되는 정치인으로 인식했는데 질문을 보니 자신이 없는 것 같다"며 "저에게 질문하는 게 자신이 없으니 비켜서 하는 것은 청년 정치인의 모습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의혹에 대해서는 "민주당이 절대다수였던 울산시의회가 특위까지 만들어서 활동을 했는데 아무것도 나온 게 없다"며 무고함을 호소했다.
안철수 후보의 경우에는 '공천 때 대통령의 의견을 듣겠다'고 한 김 후보의 발언을 물고 늘어졌다. 그는 "굉장히 위험한 발언"이라며 "대통령께서는 그럴 분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김 후보 스스로가 자꾸 위험한 발언을 거듭해서 대통령을 위험에 빠뜨릴 위험한 후보"라고 강조했다.
이어 "(공천 때) 보통 명단이 내려온다. 상의라는 형식으로. 그런데 자격이 있는 사람이 아니어서 당선되기 쉬운 텃밭인 영남이나 서울 강남권에 온다. 거긴 당선될지 모르지만 수도권 전체는 전멸한다"며 "내리꽂는 공천이 없게 하기 위해 시스템 공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당연히 대통령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안 후보, 황 후보, 천 후보의 의견도 들어서 통합을 하는 것"이라며 "안 후보가 과거 대표를 하면서 독단적으로 (공천을) 하니까 측근들이 다 떠난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안 후보는 큰 정당의 대표를 해보지 않았고, 대통령 소속 정당에서 공천도 안 했는데 리스트가 내려오는 것을 보지도 않고 어떻게 아느냐. 누가 리스트를 받는다고 했나. 계속 대통령과 당을 분리하려는 것을 이제는 중단하라"고 받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