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 KT 대표 연임 포기…여권 전방위 압박 통한 듯
차기 대표이사 선임절차는 계속
윤경림 현 KT그룹 사장 등 유력후보로 거론
구현모 KT 대표가 연임 도전을 포기하면서 향후 KT를 이끌 유력 경선 후보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23일 구현모 대표는 KT 이사회에 차기 대표이사 후보자군에서 사퇴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사회는 구 대표의 결정을 수용해 차기 대표이사 사내 후보자군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구 대표가 차기 대표 선출 절차 재개에도 정부와 여당의 압박이 사그라들지 않자 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경찰, 검찰, 공정거래위원회 등 사정기관들은 구 대표 재임 중 일어난 각종 비리 의혹에 대한 첩보를 수집하는 등 압박이 거세다.
이사회는 현재 진행 중인 차기 대표이사 선임 절차를 계속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지난 20일까지 사외후보 18명의 지원을 받았고, 사내후보 16명을 포함해 총 34명 후보를 살펴보고 있었으나 이날 구현모 대표의 사퇴 표명으로 차기 대표 후보는 33명으로 줄었다.
사외 후보자는 ▲권은희 前 KT네트웍스 비즈부문장 ▲김기열 前 KTF 부사장 ▲김성태 대통령직속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자문위원 ▲김종훈 前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김진홍 前 KT스카이라이프 경영본부장 ▲김창훈 한양대 겸임교수 ▲남규택 前 KT 마케팅부문장 ▲박윤영 前 KT 기업부문장 ▲박종진 IHQ 부회장 ▲박헌용 前 KT그룹 희망나눔재단 이사장 ▲송정희 前 KT 부사장 ▲윤종록 前 미래창조과학부 차관 ▲윤진식 前 산업자원부 장관 ▲임헌문 前 KT 사장 ▲최두환 前 포스코ICT 사장 ▲최방섭 前 삼성전자 부사장 ▲한훈 前 KT 경영기획부문장 ▲홍성란 산업은행 윤리준법부 자금세탁방지 전문위원 등 총 18인이다.
사내 후보자군은 이사회 규정에 따라 회사 또는 계열회사 재직 2년 이상이면서 회사의 직급 기준으로 부사장 이상인 자로 꾸려졌다.
사내 후보자는 ▲강국현 커스터머부문장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 ▲윤경림 그룹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 ▲박병삼 윤리경영실장 ▲서창석 네트워크부문장 ▲송재호 AI·DX융합사업부문장 ▲신수정 엔터프라이즈부문장 ▲신현옥 경영지원부문장 ▲안상돈 법무실장 ▲우정민 IT부문장 등 KT 재직 임원 11인과 ▲김철수 KT 스카이라이프 사장 ▲윤동식 KT 클라우드 사장 ▲정기호 KT 알파 사장 ▲최원석 BC카드 사장 ▲홍기섭 HCN 사장 등 그룹사 임원 5인이다.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KT 현직 임원으로는 윤경림 KT그룹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이 꼽힌다. 윤 사장은 LG데이콤에서 시작해 하나로텔레콤(현 SK브로드밴드)을 거쳐 2006년 KT에 상무로 입사했다. 이후 CJ 경영전략 담당 임원, KT 글로벌 사업부문장(부사장)을 거쳐 2021년 다시 KT로 돌아왔다.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사장)도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KT 내 대표적인 기술통인 박윤영 전 사장은 지난 2019년 구현모 현 대표와 막판까지 대표 자리를 두고 경쟁을 벌인 바 있다.
KT 외부 인사들 가운데 유력 후보로는 김기열 KT KTF 부사장과 임헌문 전 KT 매스총괄 사장이 꼽힌다. 이들은 모두 KT 전직 경영진으로 내부 사정에 잘 알고 임직원들의 신망이 두터웠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김기열 전 부사장은 KT 전신인 한국전기통신공사부터 KT와 인연을 맺기 시작해 KTF 부사장까지 역임했다. 윤석열 대통령 후보시절 캠프에서 ICT희망본부장으로도 활동했다.
2019년 KT 대표 선임 과정에서도 유력 후보로 주목받은 임 전 사장은 KT에서 영업과 마케팅 부문을 두루 거쳤다. 최근까지 대전테크노파크 원장을 맡았다.
KT는 오는 28일까지 이사회 내 지배구조위원회를 통해 대표 후보 심사 대상자들을 압축해 선정할 예정이다. 이어 다음달 7일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의 면접심사를 통해 최종 차기 대표를 확정한다.
구현모 대표는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를 끝으로 KT 대표이사직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주총까지 대표이사직을 수행하며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3’는 예정대로 참석할 계획이다.
KT 이사회는 “구 대표를 제외한 사내외 후보자군을 대상으로 공정하고 투명하게 후보자들을 심사해 KT의 지속성장을 이끌어나갈 적임자를 선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