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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번 치고 싶지만…" 일본 홈런왕 무라카미, 이대로 무너지나


입력 2023.03.08 09:30 수정 2023.03.08 09:48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무라카미 무네타카 ⓒ AP=뉴시스

6번 타순까지 내려간 ‘홈런왕’ 무라카미 무네타카(23)가 일단 침묵은 깼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정상 탈환을 꿈꾸는 일본 야구대표팀은 7일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펼쳐진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버팔로스와의 평가전에서 9-1 대승했다. 전날 한신 타이거즈를 8-1 대파한 일본 대표팀은 다시 한 번 화끈한 승리를 거두며 평가전 일정을 마쳤다.


지난해 12월 보스턴 레드삭스와 계약(5년 9000만 달러)한 요시다 마사타카는 4번 타자로 나서 4타수 3안타 4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전날 한신전에서 연타석 3점 홈런을 쏘아올린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는 1타수 1안타 1볼넷을 기록한 뒤 교체됐다.


일본프로야구 퍼시픽리그 홈런왕을 세 차례 차지했던 야마카와 호타카(세이부)는 방망이까지 바꿔가며 부진 탈출에 애를 썼는데 이날 홈런과 적시타로 분위기를 환기했다.


무시무시한 파워를 자랑하는 무라카미는 마침내 홈런포를 가동했다. 지난달 연습경기부터 6일 한신전까지 4번 자리를 지켰던 무라카미는 연습경기에서의 깊은 부진(12타수 1안타 3볼넷 2삼진)으로 우려를 낳으며 이날 6번 타순으로 ‘강등’됐다.


전날 한신과의 경기에서 안타 1개를 뽑은 무라카미는 이날 경기 첫 타석에서 불을 뿜었다. 1회 4번 타자 요시다의 적시타가 터진 후 타석에 들어선 무라카미는 시속 150km짜리 직구를 통타, 주자들을 모두 불러들이는 스리런 홈런을 작렬했다.


연습경기와 평가전까지 실망을 안겼던 무라카미가 20타석 만에 제대로 손맛을 봤고, 3만여 관중들은 무라카미의 이름을 연호했다.


3점 홈런 터뜨린 무라카미는 일본 야구가 자랑하는 특급 거포다.


프로 5년차였던 지난 시즌 센트럴리그 만장일치 MVP에 선정된 무라카미는 2022시즌 일본프로야구 141경기 155안타 56홈런 134타점 114득점 118도루 타율 0.318 OPS 1.168을 기록, 일본 야구사에 남을 만한 시즌을 보냈다. 5연타석 홈런을 때린 무라카미는 홈런왕에 오른 강타자로 최연소 트리플 크라운(타율·홈런·타점) 위업도 달성했다.


스즈키 세이야(시카고 컵스)가 부상으로 이탈한 가운데 오타니, 요시다와 함께 일본 야구대표팀 타선에서 불을 뿜어야 하는 무라카미는 이날의 3점 홈런 전까지 구리야마 히데키 감독으로 하여금 가슴을 치게 했다.


마지막 평가전에서 3점 홈런을 터뜨리긴 했지만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첫 타석 홈런 후 3타석 연속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기 때문이다. 구리야마 감독은 ‘손맛’을 찾아주기 위해 경기 종반에도 기용했지만, 무라카미는 마지막 타석에서도 외야 뜬공으로 돌아섰다.


연습경기 때와 비슷한 흐름이다.


연습경기에서도 무라카미는 홈런도 가능할 만한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하는 공을 흘려보내면서 정작 유인구에 속아 헛방망이를 돌렸다. 일본 언론들은 “무라카미의 스윙은 한 박자 늦게 이루어지고 있다. 그런데 마음은 한 박자 앞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무라카미가 베이스를 돌아 홈으로 들어오는 방법을 잊은 것 같다”는 표현까지 썼다.


마지막 평가전을 마친 뒤 무라카미는 일본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대표팀 4번 타자에 대한 욕심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잃어버린 감각을 찾는데 힘써야 한다”며 무거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홈런은 하나 터뜨렸지만 타격감이 여전히 좋지 않다는 것을 무라카미 본인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연습경기와 평가전에서의 부진이지만 무라카미에게 거는 기대치를 떠올리면 결코 가볍게 여길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한편, 개막 전 모든 일정을 마무리한 일본 야구대표팀은 9일 중국과 본선 1라운드 첫 경기를 가진 뒤 10일 오후 7시 한일전(도쿄돔)을 치른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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