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와 해외여행 수요에 성장 둔화 우려↑
면세 쇼핑 패션 비중은 7% 불과…"성장 여력 충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특수를 누렸던 명품 플랫폼 업계가 성장 한계에 봉착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고물가 및 경기 침체와 해외여행 수요 증가로 명품 인기가 예전 같지 않은 데다 이커머스 기업들까지 뛰어들며 시장 경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어서다.
명품 플랫폼 업계는 시장 성장 속도가 둔화될 수는 있지만 온라인 명품 수요가 여전히 존재하는 만큼 성장세는 꾸준히 이어갈 것으로 보고 경쟁력을 높여 나간다는 계획이다.
명품 시장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보복 소비 열풍에 힘입어 급성장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명품시장 규모는 19조4488억원으로 전년보다 8.1% 증가했다.
특히 우리나라는 지난해 세계에서 1인당 명품 소비를 가장 많이 한 국가로 꼽혔다. 모건스탠리는 작년 한국인 1인당 명품 소비액은 325달러(약 40만400원)로 미국(280달러·약 34만8000원), 중국(55달러·약 6만8000원) 등을 제쳤다.
하지만 고물가 지속과 엔데믹에 따른 해외여행 수요 증가 등이 맞물리면서 명품 열기가 한풀 꺾일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명품 플랫폼 앱 사용자 수도 줄어드는 추세다. 앱리테일 분석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국내 주요 명품 커머스 앱(발란, 머스트잇, 트렌비, 오케이몰)의 지난 1월 사용자 수 합계는 86만명으로 전년 대비 33% 감소했다.
여기에다 이커머스 기업들도 명품 카테고리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SSG닷컴은 지난해 7월 명품 전문관 ‘SSG 럭셔리’를 오픈한 데 이어 명품 플랫폼 캐치패션 공식 스토어를 오픈했다.
롯데온도 명품 전문관 ‘온앤더럭셔리’를 선보이며 시장을 공략 중이다. 11번가 역시 최근 명품 전문 버티컬 서비스 ‘우아럭스’를 론칭하며 가세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온라인 명품 수요가 여전히 큰 만큼 성장 속도가 빠르지 않더라도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특히 해외여행에 따른 면세 쇼핑과 온라인 명품 수요가 크게 겹치지 않아 큰 타격이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는 면세점에서 소비자가 주로 구매하는 품목은 향수와 담배, 주류로 패션 비중은 7% 수준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의류나 가방 등은 유행에 민감하다 보니 면세점에서 취급할 수 있는 상품에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렇다보니 온라인 명품 수요가 계속 존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커머스 기업들의 명품 매출은 고공행진 하고 있다. 롯데온은 올 1월 명품 매출이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전년 대비 2.5배 이상 증가했다.
발란은 국내외 시장 상황에 선제적, 능동적으로 대응해 나가는 동시에 고객이 가장 큰 혜택을 볼 수 있는 정책들을 펼쳐 나갈 계획이다.
머스트잇은 고객들이 쇼핑의 여정에서 다양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매거진 등 자체 콘텐츠 강화에 힘쓸 방침이다.
명품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경기 침체로 인한 소비 둔화 및 코로나19 완화조치로 인한 해외 여행이 본격화되면서 예전만큼 시장이 활황이지는 않지만 꾸준히 매출이 늘고 있다"며 "합리적인 가격 경쟁력과 차별화된 서비스 등으로 수요에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