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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묘 '새벽 기습 이장'에 국민의힘 "만우절 거짓말인 줄"


입력 2023.04.01 12:59 수정 2023.04.01 12:59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민주화 성지' 모란공원으로 이장

논란 의식해서 새벽 일찍 끝낸 듯

김민수 "성범죄자 이장은 '성지'

모독…민주당 의원들조차 침묵"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당시 경기도지사)와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당시 현직)가 지난 2020년 7월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엄수된 고 박원순 서울시장 영결식에서 헌화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가인권위원회와 하급심 판결을 통해 성희롱 행위를 한 것으로 인정된 박원순 전 서울특별시장의 묘가 새벽에 모란공원으로 전격 이장됐다. 국민의힘은 "마치 4월 1일 거짓말 같다"고 꼬집었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박원순 전 시장의 묘 이장이 이날 새벽 일찌감치 마무리됐다. 경기 남양주 모란공원 관계자들이 출근한 오전 8시에 이미 이장이 마무리되고 유족들도 철수했다는 것으로 볼 때, 새벽 일찍부터 경남 창녕군 장마면에서 이장 작업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박원순 전 시장은 지난 2020년 비서 성추행 의혹으로 피소되자 극단적 선택을 했다. 직후 고향인 경남 창녕군 장마면 선영에 묘를 썼지만, 재작년 9월 한 20대 남성이 "성추행범이 편안히 누워있는 게 싫다"며 야전삽으로 박 전 시장의 묘소를 훼손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에 유족들은 박 전 시장 묘 이장을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장지가 경기 남양주 마석 모란공원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모란공원에는 김근태 전 열우당 의장, 성유보 전 한겨레 편집국장, 전태일 열사, 전 열사의 평전을 쓴 조영래 변호사 등의 묘소가 있다. '민주화 성지'의 상징성 탓에 1987년 민주항쟁을 촉발한 박종철 열사의 경우에는 가묘가 모셔져 있기도 하다.


이런 곳에 성추행 피소 직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박원순 전 시장의 묘가 들어서는 게 가당한 일이냐는 논란이다. 이날 새벽의 전격적인 이장 작업도 이같은 논란을 의식한 것으로 관측된다.


국민의힘은 박 전 시장 묘의 모란공원 이장은 '성범죄자 박원순'을 '민주열사 박원순'으로 덧칠하려는 시도일 것이라면서도, 민주당식 '모럴해저드'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김민수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모란공원은 민주화 운동가, 노동운동가 등 수많은 민주열사들이 잠든 곳"이라며 "이곳에 '직위를 이용한 성범죄자'로 판명난 박원순 전 시장의 묘소를 옮기는 것은 '민주화 성지'를 모독하는 일이며, 피해자에게는 '2차 가해'"라고 질타했다.


이어 "박원순 묘 이장에 민주당 의원들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과거 박 전 시장의 성범죄 피해자를 '피해 호소인'이라 칭했던 민주당스러운 일"이라며 "이번 이장을 통해 '성범죄자 박원순'의 이름을 '민주열사 박원순'으로 덧칠하고 싶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도대체 민주당식 '내로남불'과 집단이기주의 '모럴해저드'의 끝은 어디냐"며 "끝이 없이 이어지는 민주당의 이중적이고 타락한 도덕성은 마치 4월 1일 거짓말 같다"고 개탄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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