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민석, 김종인, 이준석…“기회는 이때다” 하고 편승
총선 지면 대통령 부부가 감옥 간다고?
4.5 재보선은 흔적도 안 남을 찻잔 속 태풍
김기현, 인재 중용으로 관리형 탈피해야
김기현 호(號)가 ‘자해 총질’과 재보선 참패(?)로 비틀거리자 “기회는 이때다” 하고 파리떼들이 날아들고 있다.
포문은 ‘가짜 뉴스의 아이콘’이란 말을 듣는, 선수 출신 증인에게 ‘테니스계의 듣보잡’이라고 국회의원 갑질 막말을 퍼부었던 ‘저질 5선’ 민주당 안민석이 일찍이 열었다.
윤석열과 김건희가 감옥에 갈 무슨 잘못을 했나? 안민석은 국회의원으로서 이 질문에 책임 있게 답해야 한다. 증거도 없이 아무 말이나 함부로 하라고 오산, 화성 주민들이 5번씩 금배지를 달아 준 게 아니다.
극도로 미우면 감옥 보내고 싶은 극성 진보좌파들의 동네 양아치 수준 마음속을 보여 준 말인데, 민주당 동료 의원들도 이 발언에는 서둘러 비판적인 언급을 했다.
이 3명의 거대 야당 의원들이 계속해서 이렇게 이성적이고 양심적으로 말을 하고, 나머지 160여명 의원들도 본을 받는다면, 나라를 걱정하는 우리들 마음이 한결 나아질 것 같다.
여전히 현역이고 싶어 하는 80대 노정치인 김종인도 윤석열 레임덕 노래를 부르며 파리떼 준동(蠢動)에 합세했다.
‘윤석열 당이 과반을 차지하지 못하면’이란 가정법 문장이지만, ‘과반이 못 될 것’이라는 그의 희망 사항 피력으로 들린다. 윤석열이 레임덕에 빠지기를 간절히 바라는 주문(呪文)에 다름 아니다.
그는 윤석열이 대선 후보 대(對) 선대위원장으로 겪어 보니 노욕(老慾)이 크고, 손자뻘인 이준석 등과 한 패가 돼 당에 분란만 일으키며 자신의 당선에는 별 관심과 의욕을 보이지 않자 잘라 낸 인물이다.
김종인은 이때 품은 앙심을 기회 있을 때마다 쏟아 내고 있다. 3개월 후면 83세가 되는 그는 민주당에서 버림받은 금태섭 등과 함께 그의 전매특허인 ‘중도(中道) 상품 방출 대세일’ 준비를 또다시 하고 있다.
이른바 제3지대 구축 모색이다. 선거 때만 되면 여도 야도 싫다는 유권자 잡으려는 떴다방 좌판이 또 깔리는 셈인데, 그 세일즈맨이 이번에도 ‘돌아온 각설이’다.
그의 정치적 손자 이준석도 4.5 재보선 낙제 성적으로 당이 자신을 제거하고 옹립한 김기현 체제가 휘청하니 신이 나 설쳤다. 위기의식 부채질이다. 그는 성 접대 무고 혐의 검찰 수사를 조만간 받게 돼 있다. 당이 위기가 아니고 그 자신의 정치생명이 위기다.
자기 자신과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 대우를 잘해 달라는 주문 같다. 그러나 9곳의 4.5 재보선은 지명도 높은 후보 부재에 이슈도 별로 없는 선거여서 투표율이 27%로 극히 낮았다. 이 투표율 선거 결과를 무슨 판정의 근거로 삼기가 좀 민망하다.
노조 도시 울산은 원래 진보 성향이 강세이고, 인기가 많았던 전 교육감 노옥희의 급 별세로 남편이 출마해 낙승한 것이었다. 구의원 선거 결과도 논할 가치가 적다. 구·군의원 선거에 누가 관심 있나?
전주의 진보당 후보 당선은 소속 의원의 직 박탈로 치러진 선거라 후보를 내지 않은 민주당 대신 찍어 준 것일 뿐이다. 다만, 여당이 윤석열이 대선 때 받은 것의 절반인 8% 득표율이 문제가 되는데, 이것도 낮은 투표율 탓이 크다. 친 보수 유권자들의 투표 포기에 따른 결과다. 집권당 심판이 아니고 몇 달 지나면 흔적도 남지 않을 찻잔 속 태풍이다.
국민의힘 대표 김기현은 원래 카리스마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다. 독실한 신앙인에 판사 출신으로서 모범생, 신사 이미지다. 하지만 윤석열 뜻에 부응하고 그의 정부를 전폭 지원하는 관리형 대표 역할만으로는 부족하다. 리더십을 좀 더 발휘해야 한다.
가뜩이나 인재가 부족한 웰빙 여당으로서 최근 한 달 새에 최고위원이란 사람들이 고교생 수준의 정책 아이디어 제시나 현명치 못한 소신 발언을 이어 왔다. 이준석, 유승민의 ‘내부 총질’을 진압하니 당 지지율 까먹는 ‘자해 총질’이 살아난 꼴이다.
김기현이 해야 할 일은 이런 깜이 안 되는 사람들은 조용하게 눌러 앉히고 그나마 이름도 있고 실력도 있는 전·현직 스타 의원들을 전면에 포진시키는 것이다. 그들이 누구인지는 김기현이 누구보다 잘 안다.
인사가 가장 중요한 리더십이다.
글/ 정기수 자유기고가(ksjung724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