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홍준표, 대구 소는 누가 키우나?


입력 2023.04.16 04:04 수정 2023.04.16 04:04        데스크 (desk@dailian.co.kr)

염불(시정)은 안 외고 잿밥(대권)만 노리고 떠들다 ‘단칼’….

대구시장은 놀고먹는 자리 아니다

전광훈, 보수우파의 감탄고토 취급돼

유승민-이준석-홍준표 내부 총질 끝내야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왼쪽), 전광훈 목사, 홍준표 대구시장. ⓒ데일리안 DB

‘빅 마우스’ 홍준표가 마침내 잘렸다.


비록 집권 여당의 상임고문 해촉이지만, 상징적 의미는 명예직에서 축출된 정도를 넘는다. 홍준표는 그만큼 도를 넘었고, 김기현은 그런 당의 ‘어른’은 이제 필요 없다며 그를 단칼에 날려 버렸다.


홍준표가 그대로 당할 위인은 아니다. 더 소란스럽게 자기 존재 가치를 높이면서 지도부와 지속해서 갈등 관계를 유지하게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앞일이 어찌 되든 김기현이 일단 잘 끊긴 했다.


“지방 행정에 전념하시라”라고 경고한 지 하루 만에 ‘아웃’ 선언했다. 김기현도 카리스마의 사나이임을 과시했다.


그의 뒤에는 윤석열이 있다. 억울해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홍준표는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그의 궁극적 목표와 목적은 차기 대권인데, 그걸 노리는 사람이 현직 대통령과 여당 대표에게 헤딩하는 건 자살행위이기 때문이다.


홍준표는 윤석열과의 대선 후보 경선 결과에 불복했다. 후보가 확정된 그 자리에서, 말로는 “깨끗이 승복한다”라고 했지만, 그 후 행동은 그렇지 않았다. 유세 과정에서 단 한 번 잠깐 나왔으며, 윤석열 당선을 위해 한 일이 별로 없다. 다른 불복자 유승민과 별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다음을 노렸다. 징검다리로 대구시장 자리를 찍었다. 나라의 3번째 도시의 장 자리에 앉아 목에 힘도 주고, 보수우파의 심장도 손아귀에 넣자는 계산이었을 것이다. ‘역선택’으로 ‘민심(여론조사)’에서는 앞섰으나 당심에서 압도적으로 뒤져 고배를 마셨던 그에게 5년 후 권토중래(捲土重來)를 위해서는 텃밭 가꾸기가 필수였다.


대구시장이 되고 나서 그는 돌연 윤석열 호위무사로 변신했다. 야당은 물론 여당 내에서도 대통령에 비판적인 사람들을 앞장서서 나무랐다. 그러나 그의 표변은 윤석열 지지자들로부터 박수보다는 불안한 눈빛을 받았다. 성향상 언제 또 바뀔지 모르기 때문이었다.


최근 그의 주판알은 새 지도부를 때려야 이익이라는 쪽으로 튕긴 모양이다. 연쇄 부적절 발언으로 코너에 몰린 수석(득표율 1위) 최고위원 김재원을 먹잇감으로 겨냥, 김기현 대표도 함께 토끼몰이했다.


홍준표는 말이 많고, 시끄럽고, 과격하고, 무례하다. 며칠 전엔 방송 인터뷰 도중 전화를 끊었다. 전에는 이것이 사이다라며 박수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경선 불복의 인간성, 인격과 염불에는 뜻이 없고 잿밥에만 맘이 있는 대권 야욕 사심이 투명하게 드러난 이후로는 달라졌다.


대구시장은 놀고먹는 자리가 아니다. 그래서도 안 된다. 시민들은 매일같이 중앙 정치판에서 말싸움하는 시장의 행태에 이렇게 말하고 싶은 마음일 것이다. 그들이 윤석열 편, 집권당 편이라고 해도 그렇다.


“홍준표 시장님, 시정은 안 살피고 밤낮 말로 글로 정치 발언만 쏘아대면 대구 소는 누가 키웁니까?”


홍준표는 그래도 시정 잘 보고 있다고 큰소리칠 게 틀림없다. 그가 그렇게 강변한다고 해서 괜찮은 게 아니고 대구와 다른 지방 국민들이 고개를 가로저으면 안 괜찮은 것이다.


그는 광화문 집회를 주도해 온 사랑제일교회 목사 전광훈에게 김재원이 ‘우파 천하통일’을 이룬 사람이라고 타이틀을 달아 줘 논란이 되자 그를 난도질했다.


“그가 황교안 대표 시절에 국회의원 180석 만들어주겠다고 했는데 폭망했다. 김기현 대표에게는 200석 만들어준다는 황당한 말을 했다. 그러나 김 대표는 ‘그 사람 우리 당원도 아니다’라고 소극적인 부인만 하면서 눈치나 보고 있다. 도대체 무슨 약점을 잡힌 건가?”

홍준표의 말은 사실과 다르다. 전광훈이 보수 다수당 메이커라고 공언한 적도 없고, 200석 약속이 아니라 그렇게 되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둘 싸움이 소음을 넘어 꼴불견이 돼 당 얼굴이 말이 아니게 됐다.


전광훈이 한 유튜브에 나와 홍준표에게 욕을 하며 훈계했다.


“이 자식이 말이야, 어디라고 지금도 말이야. 홍준표 씨 인정할 건 인정하자. 솔직히 우리가 광화문 운동 안 했으면 정권교체가 됐냐고요, 안 됐잖아, 지금 와서 광화문을 타격해? 최고위원이고 개뿔이고 다 필요 없다. 저놈들은 내년 4.10 선거에서 공천 주지 마, 다 잘라 버려!”

전광훈은 보수우파에게 양날의 칼이다. 이 사람 아니었으면, 윤석열 정권을 탄생시킨 조국 사태 전후에 광화문 우파가 그렇게 많이 모이지 못했다. 집회에 사람이 없으면 그 진영 세가 약한 것처럼 보이게 되고 그러면 실제로 약해지게도 된다. 전광훈은 세를 가시화하는 역할을 했다.


보수 정당은 너 나 할 것 없이 전광훈에게 의지했고, 그를 이용했다. 홍준표도 대표 때 그의 집회에 나가 연설했다. 그러나 코로나 와중 집회 등으로 여론의 지탄을 받을 때는 재빨리 그와 관계없는 정당인 척했다. 위선적인 감탄고토(甘呑苦吐)다.


전광훈은 웰빙 정당의 허약과 이중성을 잘 알고 있다. 홍준표가 그런 그를 건드렸다가 ‘이 자식’ 소리를 들은 것이다.


김기현이 김재원을 홍준표 주장대로 제명할 수는 없었다. 어떻게 실언 하나로 표를 가장 많이 받아 당선된 최고위원(사실상 부대표)을 자를 수 있나?


그는 김재원과 전광훈(당원이 아니라고는 하지만) 대신 홍준표를 잘랐다. 유승민, 이준석에 이은 제3의 악성 내부 총질러 제거다.

글/ 정기수 자유기고가(ksjung7245@naver.com)

'정기수 칼럼'을 네이버에서 지금 바로 구독해보세요!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