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점포 더 사라질까”…편의점, 전기세부터 인건비까지 악재 어쩌나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입력 2023.05.17 07:11  수정 2023.05.17 07:11

전기요금 kWh당 8원, 가스요금 MJ당 1.04원↑

자영업자, 치솟는 공공요금 부담에 내년도 인건비도 걱정

서울 동대문구 CU장안관광호텔점에 설치된 밀폐형 냉장고 모습.ⓒ뉴시스

전기요금 부담이 높은 편의점업계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가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 전기요금도 인상하기로 결정하면서다. 인건비 인상 논의도 진행되고 있는 만큼 업계에서는 올해가 호재없이 악재만 가득하다는 하소연도 뒤따른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6일부터 2분기(4~6월) 전기요금을 1kWh당 8원, 도시가스 요금은 1MJ당 1.4원 각각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잇단 요금 조정에도 누적된 요금 인상 요인이 제대로 해소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현재 한국전력공사와 한국가스공사가 겪는 경영난은 심각한 상황이다.


서울 동대문구 CU장안관광호텔점에 설치된 밀폐형 냉장고 모습.ⓒ뉴시스

문제는 전기와 도시가스 요금이 오르면서 가뜩이나 경기침체로 신음 중인 편의점업계의 부담도 크게 늘어나게 됐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24시간 운영하는 편의점은 새벽에도 점포 불을 켜야 하고, 개방형 냉장고 온도를 10도 이하로 유지해야 해 전기요금 부담이 크다.


가뜩이나 야간 인력을 구하지 못해 정상 운영이 어렵거나, 심야 매출이 높지 않아 인력을 두는 게 손해인 점포가 많은데 이번 공공요금 인상으로 걱정이 배가 됐다.


강서구 화곡동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점주 A씨(50대)는 “우리 같은 점주들은 편의점이 호황이라는 말이 하나도 체감이 안 된다”며 “매출이 올라봐야 인건비에 난방비, 전기세까지 부담이 크다. 날씨가 더워지면 냉방비 부담도 어마어마하다”고 고개를 내저었다.


이어 “아마 이렇게 되면 야간 운영을 안 하는 점포가 더 늘어나지 않을까 싶다”며 “우리집만 하더라도 온 식구가 돌아가며 가게를 보고 있는데도 역부족이다. 새벽 시간대 아르바이트생을 돌려 쓰고 있지만 손해가 가 커 저녁 장사를 하지말까 고민”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최근 24시간 영업을 하지 않는 편의점 점포는 확대되고 있다. GS25의 경우 심야에 문을 닫는 영업 점포 비중은 2018년 13.6%에서 지난해 20.2%까지 늘었다. 올해 1분기 기준 21%로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이마트24는 심야영업을 하지 않는 점포가 몇년째 80%에 달한다.


지원도 줄어드는 추세다. 본사는 편의점주 부담을 덜기 위해 전기요금을 지원해왔으나 요금이 계속 오르면서 GS25는 2019년, CU는 지난해부터 지원을 중단하고 다른 지원책을 도입했다. 세븐일레븐은 4월 신규계약 점포부터 전기요금 최대 50% 지원하는 대신 운영지원금을 주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다만 업계 자체적으로 자구책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CU는 본격적인 여름철에 앞서 전기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완전 밀폐형 냉장고를 시범 도입했다. 최근 전기요금 인상안이 발표되면서 점포 운영비 감소를 돕기 위해 가맹본부가 선제적으로 집기 테스트에 나섰다.


하지만 공공요금뿐 아니라 다양한 문제가 여전히 산재돼 있다는 게 업계 점주들의 설명이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여파로 최저임금 인상 압박이 평년보다 커진 상황에서 내년 최저임금이 또 다시 큰 폭으로 인상된다면 다수 점포가 폐업을 피할 수 없다고 바라보고 있다.


편의점 점포 당 인건비와 임대료는 매장 운영비 전체의 6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높은 편이다. 이 중 인건비에 ‘야간수당’과 ‘주휴수당’까지 포함되면서 편의점 점주들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주휴수당’만이라도 폐지해달라고 요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에너지 절감과 경영주의 편리를 위해 일부 점포에서 통합 관제 시스템과 에너지 절감 시스템을 테스트 운영 중에 있다”며 “기존에 사용하고 있는 전기 설비 등을 에너지 효율이 높은 것으로 지속 교체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픈형 냉동고를 개폐형 냉동고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해 오고 있으며, 완전 밀폐형 냉장고 도입을 검토 중에 있다”면서 “가맹점의 수익을 끌어올릴 수 있는 차별화 상품/서비스 혁신에 더욱 역량을 집중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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