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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지는 좋은데.. 부산서 A매치 괜찮을까 [기자수첩-스포츠]


입력 2023.05.20 07:00 수정 2023.05.21 06:13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2019년 6월 호주전 이후 무려 4년 만에 A매치 열려

페루전 앞두고 콘서트, 잔디 훼손에 따른 경기력 저하 우려

일부 파손된 지붕도 방치, 쾌적한 경기 관람에 방해 요소

2019년 6월 호주와의 친선경기가 열렸던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 ⓒ 데일리안DB

축구대표팀의 6월 A매치 친선전 장소 중 한 곳이 부산으로 결정되면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6월 16일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페루와 평가전을 치른다.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은 한국이 월드컵에서 첫 승리를 기록한 축구 성지다. 2002년 한일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서 황선홍과 유상철의 연속 득점에 힘입어 폴란드에 2-0 승리를 거뒀다.


축구대표팀은 21년 전 이곳에서 월드컵 4강 신화의 첫 발을 뗐다. 대한민국 전국이 붉은 물결로 뒤덮이게 된 진원지 또한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이다.


하지만 월드컵 이후로는 A매치를 열 기회 자체가 많지 않았다. 수도권에서 멀다는 지리적 불리함과 축구 전용구장이 아니라는 점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다.


좀처럼 대표팀 경기가 열리기 쉽지 않았던 부산에서 모처럼 A매치가 열린다. 부산에서 친선 A매치가 열리는 것은 2019년 6월 호주전 이후 무려 4년 만이다.


취지는 좋다. 지역 안배 차원에서 지방 팬들에게도 볼 권리를 제공할 필요는 있다. 특히 페루전이 열리는 부산은 현재 2030부산엑스포 개최에 힘을 쓰고 있다. 손흥민(토트넘), 이강인(마요르카) 등이 부산을 찾는다면 적지 않은 홍보 효과를 누릴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2020년 태풍으로 지붕이 뚫려 있는 부산아시아드 주경기장. ⓒ 대한축구협회

문제는 과연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이 A매치를 치르기 적합한 장소냐는 것이다.


가장 큰 걱정은 잔디다. 당장 오는 27일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는 ‘제29회 드림콘서트’가 열린다. 어느 정도 잔디 훼손은 불가피한데 과연 경기 당일까지 A매치를 치르기 위한 최상의 상태로 복원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선수들은 잔디 상태에 예민하다. 과거 손흥민은 관리자 제대로 되지 않은 서울월드컵경기장을 밟은 뒤 “잔디상태가에 화가 난다”며 작심 발언을 쏟아낸 바 있다.


유럽 등 축구 선진국에서 최상의 잔디만을 밟아온 선수들에게 그만큼 그라운드 상태는 중요한데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이 선수들이 기대치를 충족시킬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여기에 현재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 지붕은 2020년 찾아온 태풍 '마이삭'으로 인해 지붕 일부가 파손돼 있다. 페루전까지 완벽한 보수는 어려운 것으로 전해진다. 외관상으로 보기 좋지 않은 것은 물론, 만에 하나 비라도 내린다면 그 피해는 오롯이 팬들이 떠안아야 된다.


4년 만에 부산서 열리는 A매치는 큰 기대만큼 과연 정상적으로 치러질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크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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