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만에 EU 지도부 동시 방한…용산에서 정상회담
尹 "자유·인권·법치 보편적 가치 공유 소중한 동반자"
외교장관 전략대화 신설해 양자 간 안보 협력 강화키로
그린·보건·디지털 3대 파트너십 체결 및 백신 협력 강화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유럽연합(EU) 지도부와 정상회담을 마지막으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계기 '외교 슈퍼위크'를 마무리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이사회) 상임의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EU 수교 60주년을 맞아 정상회담을 가졌다. EU 투톱이 동시에 방한한 것은 2012년 3월 이후 11년 만이다. 미셸 의장과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최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한·EU 정상회담을 위해 이날 방한했다.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EU는 우리의 3대 교역 대상국이고, 제1의 한국 투자 파트너이며, 자유·인권·법치의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소중한 동반자"라며 "11년 만에 이뤄진 EU 지도자 두 분의 동시 방한은 한국과의 파트너십 강화에 따라 EU의 의지를 잘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과 미셸 의장,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회담을 마친 뒤 공동성명을 채택해 발표했다.
윤 대통령과 EU 지도부는 한국 외교장관과 EU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 간 '한·EU 외교장관 전략대화'를 신설해 양자 간 포괄적 안보 협력 및 글로벌 평화·안보에 대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윤 대통령과 EU 지도부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공약을 재확인하면서 북한의 반복되는 탄도미사일 발사와 지속되는 핵 개발, 핵무기 사용 가능성에 대해 강력히 규탄한다고 했다.
우크라이나의 자유권을 지지하면서 러시아의 불법적인 우크라이나 침략에 대해서도 단호히 규탄한다고 했다.
3대 파트너십(그린·보건·디지털)을 체결해 기후 행동, 환경보호, 에너지 전환 등 포괄적인 기후·환경 분야 협력을 확대하기로 하고, '보건 비상 대비 대응 약정'을 체결해 백신 접종 및 생산 역량에 대한 제3국 지원 등에 대한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핵심 원자재법(CRMA) 등 EU 경제입법 관련 협의를 지속하고, 조기경보시스템(EWS) 개발과 관련된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또 기존의 산업정책대화(IPD)를 공급망·산업정책대화(SCIPD)로 확대 개편하고, 1차 회의를 연내에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반도체 공급망 안정을 위한 공동 메커니즘 개발 및 EU 반도체법 관련 협의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과 EU 지도부는 EU 최대의 연구지원 프로그램인 '호라이즌 유럽(Horizon Europe)'에 한국의 준회원국 가입 협상을 추진해 나아가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9~21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G7 정상회의를 전후로 이날까지 EU 지도부를 포함해 11개국 정상과 양자회담을 했다. 5분도 채 안 되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히로시마에서 6개월 만에 한미일 정상회담도 가졌다. 숨 가빴던 외교 일정이 마무리되면서, 안보·경제에서 북한·중국·러시아 등 권위주의 진영이 밀착하는 상황 속 자유민주주의 진영 국가와의 '가치 연대' 외교를 확고히 했다는 평가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