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178표, 부 107표…당론 따른 결집
"간호법은 野총선용, 부결은 與당론"
윤재옥 "민주당, 내년 총선 승리 위해
표 계산하는 것"…사전 표 단속 효과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간호법 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의 재표결 끝에 부결되면서 폐기됐다. 이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의원들은 각자 이탈표 없이 당론에 따라 결집하는 모습을 보였다. 향후 원내 여야간 전선이 더욱 첨예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는 30일 오후 본회의를 열어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국회로 되돌아온 간호법을 표결에 부쳤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이 다시 의결되려면 재적의원 과반 출석과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전체 의석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간호법 부결 입장을 정한 만큼, 간호법은 이날 본회의를 통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다. 민주당은 국민의힘내 이탈표를, 국민의힘은 민주당내 이탈표를 각각 기대했지만, 표결 결과는 가 178표, 부 107표로 가부가 거대 양당의 의석 수 그대로 나타나면서 일단 이탈표 없이 당론대로 결집한 모양새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을 행사한 법안에 대해 이탈표가 나와 가결되기라도 하면 커다란 정치적 후폭풍으로 번지는 만큼,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부터 표 단속에 심혈을 기울인 바 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간호법은 직역들 사이 과도한 갈등 불러일으켜 국민의 건강권 보호에 큰 악영향 미칠 우려가 높다"며 "오늘 민주당이 간호법 재표결을 강행할 계획이나, 국민의힘은 이미 부결을 당론으로 정했다"고 단언했다.
아울러 민주당이 폐기될 것이 뻔한 간호법 재표결을 강행하는 것은 '총선용 표 계산'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이 다수의 힘으로 이 법안을 밀어붙이고 있는 건 정부의 재의요구권 행사를 유도해 정부·여당에 정치적 부담을 가하고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표 계산을 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양곡관리법, 간호법에 이어 민주당의 매표용 악법 밀어붙이기는 6월에도 계속될 전망"이라며 "노란봉투법·방송법·학자금 무이자 대출법도 마찬가지다. 이 법안들은 대개 악영향과 부작용이 너무 커서 민주당이 압도적 다수 의석의 정부·여당일 때도 추진하지 않던 법안"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제 와서 이 악법들을 추진하는 건 나라와 국민이 어찌됐든 무슨 수를 쓰더라도 총선에서 이기겠다는 선거공학적 목적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원내대표는 "당대표 '사법 리스크', 송영길 전 대표의 '돈봉투 게이트', 김남국 의원의 '코인 게이트'에서 국민 시선을 돌리려는 방탄용 목적도 있다"며 "이런 망국적 입법 폭주를 막을 수 있는 건 현재 대통령 재의요구권 행사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탄식했다.
앞서 윤 대통령 '1호 거부권'이었던 양곡관리법 개정안도 국민의힘의 반대로 재표결에서 최종 부결돼 폐기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