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평위 해체하고 포털위원회 새로 구성해야…자율기구보다는 법정기구 바람직"
"포털공정성감시단 별도 구성해 뉴스 서비스 모니터 해야…포털 공정성 관리 가능할 것"
"미디어진보네트워크 참여단체들, 네이버 제평위 대거 입성…철저한 현장 감사 필요"
"포털위 위원들, 반드시 전문성 갖춰야…언론사 제재 경우에는 소명 기회 부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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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언론인총연합회(이하 언총)는 기존의 뉴스제휴평가위원회(이하 제평위)를 해체하고 가칭 포털뉴스위원회(이하 포털위원회)를 새로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포털위원회와 기존 제평위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제휴 심사를 하지 않는다는 것인데, 포털의 공정성 관리를 대폭 강화한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언총은 포털위원회라는 공적기구를 통해 포털의 독주와 전횡을 막고, 포털공정성감시단을 별도로 구성해 포털 뉴스와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모니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5일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개최한 '포털뉴스 서비스의 개혁과 공정성 회복 방안' 세미나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이날 세미나는 국민의힘 ICT미디어진흥특별위원회, 국민의힘 포털위원회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언총이 주관했다. 이번 세미나는 지난 5월 22일 뉴스제휴평가위원회(이하 제평위) 사무국이 제평위 활동 중지를 선언한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공론의 장이어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
이번 세미나의 발제는 언총의 박기완 정책위원장이 맡았으며, 국민의힘 포털위원회 김장겸 위원장이 좌장으로 세미나를 진행했다. 토론에는 강명일 위원장 (MBC노동조합 비상대책위원회), 김영덕 대표(더 퍼블릭), 강주안 논설위원(중앙일보), 김유진 사무총장(대안연대), 송종문 위원(전KBSi 대표, 前KBS 디지털뉴스국장)이 참여했다.
"제평위 해체하고 포털위원회 구성해 법정기구화 해야"
세미나의 발제를 맡은 언총의 박기완 정책위원장은 기존의 제평위를 해체하고 포털위원회를 새로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새로 구성되는 포털위원회는 자율기구보다는 법정기구의 위상을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그는 "포털이 강력한 '갑'이 되어 있는 현재 상황에서는 민간 자율기구를 운영하는 것 보다는 강력한 공적기구가 포털의 독주와 전횡을 막는 것이 보다 실효적"이라고 말했다.
포털위원회와 기존 제평위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제휴 심사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제평위는 포털과 언론 미디어의 제휴 여부와 제휴 방식을 직접 결정했는데, 언총이 제안한 포털위원회는 디지털 뉴스와 미디어에 대한 모니터와 평가까지만 역할을 수행한다. 포털은 포털위원회의 평가 결과를 참고하여 각각의 비즈니스 모델에 맞게 자율적으로 개별 언론사와 제휴 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또한 포털위원회는 25인 이내의 언론인, 법률가, 학자, 시민단체 임원 등으로 구성하되, 전체 위원의 구성은 반드시 현재 우리 사회의 정치 스펙트럼을 반영하도록 했다. 포털위원회는 5개의 평가심사 소위원회로 구성되고, 소위원회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중재부처럼 5인 이내의 위원이 전문성과 책임감을 갖고 미디어 서비스 평가와 제재를 결정한다.
"포털공정성감시단 구성 통해 뉴스 모니터링 해야"
언총이 발표한 제안의 가장 큰 특징은 포털의 공정성 관리를 대폭 강화했다는 점이다. 우선 평가심사 소위원회 구성에서 포털에 관한 평가 심사를 담당하는 소위원회를 반드시 포함하도록 했다. 포털을 담당하는 평가심사 소위원회는 포털들의 서비스에 대한 평가를 행하며, 불공정 행위 발생 시 공적 제재의 수위를 결정한다.
이와 함께 포털공정성감시단을 별도로 구성해서 포털 뉴스와 서비스의 공정성을 모니터한다. 문제 발생 시 그에 대한 제재안을 심사평가소위원회에 상정하고, 포털공정성감시단은 알고리즘 검증, 포털 뉴스 공정성에 관한 수용자 조사, 포털 검색 결과의 정치적 중립성 검증 등 포털의 공정성 관리에 필요한 전반적인 작업을 수행한다.
언총은 포털 뉴스서비스 개혁을 추진하기 위해 '신문 등의 진흥에 관한 법률'에 관련 조항을 신설하는 등 법률 개정 작업이 필요하지만, 법률 개정 이전이라도 적절한 과도기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올 6월 중에 포털 뉴스 서비스 개혁 T/F를 구성하여 포털 뉴스 서비스 개혁의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기존의 제평위 사무국에서 실무를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또한 포털위원회 구성 이전이라도 포털공정성감시단을 우선 구성할 것을 촉구했다. 포털공정성감시단을 통해 포털 뉴스 공정성 관리 시스템을 신속히 본 궤도에 올리고, 뉴스 스탠드 제휴 및 콘텐츠 제휴에서 정당 및 이익 단체의 기관지를 퇴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디어진보네트워크' 참여 단체들 제평위 대거 참여 관련 현장 감사 필요"
이번 세미나의 토론자로 나선 강명일 위원장(MBC노동조합 비상대책위원회)은 트래픽을 늘리기 위한 네이버의 뉴스편집 방식이 순간적이고 직선적인 비판으로 뉴스 소비자에게 청량감을 주는 좌파 계열의 뉴스가 더 많이 유통되도록 하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평위 참여단체들 가운데에도 진보 또는 중도·좌편향으로 분류되는 단체가 15개 단체 가운데 6곳이나 되는 반면 보수 또는 우편향으로 분류되는 단체는 한 곳도 없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는 제평위가 정치적 중립성을 견지하기 위해서는 구성 단체와 인물 선정 기준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위원장은 특히,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몸을 담던 민언련의 '미디어진보네트워크' 참여단체들이 대거 네이버 제평위에 들어온 부분에 대해서 방송통신위원회의 철저한 현장 감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 단체의 참여 과정에 민언련이나 방통위의 개입이 있었는지 밝혀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중소미디어의 입장을 대변해 더퍼블릭의 김영덕 대표는 지역뉴스와 중소 민디어를 포괄하는 취재 풀을 구성할 것을 제안해 주목됐다. 취재풀 구성이 자체 뉴스 생산을 늘리고 중소 언론의 시각을 반영한 다양한 뉴스 생산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담겨 있다.
김 대표는 또한, 메이저 언론사와 중소언론사, 포털사가 서로 윈-윈하는 방안으로 중소언론사 기사에도 인링크 방식을 적용하는 것을 제안했다. 다만 이 경우에는 메이저 언론사의 전재료 및 광고 배분을 상향하고, 중소 언론사의 전재료는 메이저 언론의 3분의 1로 하는 등 보완조치를 하여 메이저 언론과 포털의 수익을 보장하는 것이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고 주장했다.
"포털, 언론제재 시 소명 기회 보장해야"
2~4기 뉴스제휴평가위원을 지낸 강주안 논설위원은 제평위가 활동을 중단하면 포털 뉴스 기사 제공을 위해 몇 년씩 준비해온 언론사들의 타격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번 조치를 기회로 포털이 뉴스 트래픽을 이용한 장사를 본격화하고, 언론사들은 다시 선정성 경쟁으로 빠져드는 일탈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계했다. 강 위원은 새로 구성되는 위원회의 운영 원칙을 제시했다. 위원들은 전문성을 갖춰야 하며, 포털과 언론사 가운데 어느 일방에 대해서만 견제하고 제재하려해서는 안 되고, 언론 제재는 합리적이고 엄격한 절차를 마련하고 소명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안연대 김유진 사무총장은 "제평위와 같은 조직이, 금난전권처럼 자기들만의 카르텔을 만들어 전횡을 휘두르고 여론을 왜곡하는 것을 막기 위한 21세기 신해통공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제평위가 뉴스 소통의 공적 가교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오히려 신규 진입과 혁신을 막는 특권적 장벽이 되고 있음을 비판한 것이다. 그는 "새로 구성되는 공적기구는 1인 미디어 시대에 맞게 소규모지만 양질의 언론을 발굴 육성해야 하고, 다양한 정치적 입장을 공평하게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김 총장은 "언론사의 정치 성향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 잣대를 만들어야 한다"며 "개인의 정치적 성향도 파악하는 설문이 만들어 지고 있는 상황에서 언론사의 정치적 성향을 객관 지표로 평가할 수 없다는 것은 현 시대에 맞지 않다"고 덧붙였다.
KBS 디지털 뉴스국장과 KBSi의 대표를 역임한 송종문 언총 자문위원은 다양한 스펙트럼의 언론이 서로 견제하면서 전체로서는 균형을 만들어 내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역설했다. 이를 위해 우선 매체 평가 시스템을 새로 개발하여 이념적 스펙트럼 상에서 특정 미디어가 어느 위치에 있는지 객관화하자고 제안했다.
다만 그는 "평가를 위해 수백 만 건의 기사를 인력에 의존해서 분석하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인공지능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여 기초 평가 작업을 하고, 다음 단계에서 전문가가 분석하여 보정하면 평가의 효율성과 정확성을 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매체 평가 결과는 포털과 언론미디어의 제휴 계약에도 활용할 수 있는데, 송 위원은 영국 축구 리그의 승강제를 벤치마킹 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송 위원은 "영국 축구는 21개 레벨에 140개 리그를 운영하고 있는데, 매년 하위 3팀을 강등하고 상위 3팀을 승격하는 방식으로 진입과 퇴출의 유연성을 유지하고 있다"며 "제휴 등급을 보다 세분화하고 유연하게 운영한다면 지속적으로 시스템이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