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받고 시위 참여했다"…전장연 활동가 증언 공개
하태경 "전장연, 보조금 부당 사용 혐의로 고발 계획"
윤석열 대통령이 비영리민간단체(시민단체) 국고보조금 비리와 관련해 "단죄와 환수조치를 철저히 하라"고 특명을 내린 가운데, 국민의힘이 '시민단체 개혁'에 본격적으로 칼을 빼들었다. 첫 타깃은 '지하철 점거 농성'을 벌인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다.
하태경 국민의힘 시민단체 선진화 특별위원회(시민단체 특위)는 7일 오후 국회에서 3차 특위 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보조금을 받기 위해 시위에 참여했다는 전장연 전·현직 회원들의 제보를 공개했다. 하 의원은 8일 전장연을 보조금 부당 사용 등 혐의로 장애인 단체와 함께 고발할 계획이다.
그는 전장연 전현직 회원 또는 관계자 등 3명의 제보를 소개하며 "지하철 방해 시위에 참여한 게 돈 벌기 위한 것이라는 취지의 증언이 있었다"고 밝혔다.
하 위원장에 따르면 전장연 소속이었던 A씨는 "전장연은 권리보호 일자리를 길거리 데모·농성·지하철 점거 등으로 축소시켰다. 이런 과격한 형태의 일자리는 장애인에게 버겁다"고 진술했다.
또 다른 B씨는 "돈을 벌기 위해 시위한다. '참여 안하면 자르겠다' '월급을 위해서는 지하철 시위에 나와야 한다'고 협박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전장연 소속은 아니지만 관련 내용을 잘 알고 있다는 C씨는 "전장연 소속 분들과 이야기해보니 월급 받기 위해 시위에 참여한다. 장애인들도 피해자"라고 말했다.
하 위원장은 "지하철 시위 조건부로 월급을 줬다는 것은 확실하다"며 "참여한 것도 노동시간으로 산정해서 돈을 준 것인지 여부를 확인하려 했는데 인터뷰하기가 어려웠다. 그 부분은 수사를 통해서 밝혀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위 참여를 안하면 돈을 안 준다고 한 것도 굉장히 큰 문제다. 전장연의 윤리적 파산"이라며 "전장연 고발건은 특위와 협력했던 장애인 단체가 있는데 자기들이 직접 하겠다고 연락이 왔다. 내일 시간·장소가 정해지면 알리겠다. 고발내용도 내일 공개하겠다"고 했다.
앞서 하 의원장은 지난 5일 전장연의 서울시 보조금 전용을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전장연 관련한 제보가 들어왔다. 핵심은 전장연의 불법폭력시위에 서울시 시민단체 보조금이 전용됐다는 것"이라며 "전장연이 시위 참여자에게 일당을 줬고, 그 일당이 서울시 보조금이었다. 근거 자료가 확보됐다"라고 밝혔다.
이어 "서울시의 권리 중심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 사업에 보조금이 지원된다. 이 사업 자체가 전장연 요구로 2020년에 시작됐다"라며 "전장연이 최근 3년간 중증장애인 공공일자리 사업 보조금을 받은 게 약 71억원이다. 서울시 전체 중증장애인 일자리 예산의 88%"라고 지적했다.
특위는 전장연을 시작으로 윤 대통령 특명에 발맞춰 시민단체 보조금 관련 제도개선도 추진키로 했다. 현재 보조금관리법 개정안은 국민의힘 의원 대표 발의로 2건이 발의돼 심사 중이다.
앞서 지난 4일 대통령실은 지난 1월부터 29개 부처별로 최근 3년간 민간단체에 지원된 국고보조금 사업(총 9조9000억원 중 6조8000억원을 대상)을 감사한 결과, 보조금을 부정 사용·집행한 사례가 1865건 적발됐다고 밝혔다. 부정 사용이 적발된 사업의 총사업비는 1조1000억원, 부정 사용이 확인된 금액은 314억원이었다.
정부는 또 내년도 민간단체 보조금을 우선 5000억원 삭감하고, 불요불급하거나 선심성 보조금은 윤 대통령 임기 내에 지속적인 구조조정을 시행키로 했다.
하 위원장은 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보조금이 환수 결정되면 바로 해당 시민단체의 명단을 공개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기로 했다"며 "두 번째는 보조금 감사를 철저하고 엄격하게 추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