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전당대회] 정청래, 당원이 압승 요인…박찬대, 대의원서 이겼지만 '역부족'

데일리안 고양(경기) =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입력 2025.08.03 06:05  수정 2025.08.03 06:05

鄭, 최종 득표 61.74% 낙승…朴 38.26%

당심 vs 의심, 결과는 당심이 의심 압도

朴, 대의원서 압승 전망…표차 크지 않아

정청래 "당원주권 정당의 상징적 사건"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신임 당대표가 2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열린 민주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제2차 임시전당대회에서 당기를 흔들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집권여당을 이끌 더불어민주당 8·2 전당대회 첫 당대표 선거에서 정청래 의원(4선)이 선출됐다. '당심'(黨心·당원의 마음)이냐 '의심'(議心·국회의원의 마음)이냐를 놓고 선거 막판 박찬대 의원과 대립각을 세웠지만, 권리당원과 국민선거인단 투표 결과 정청래 의원이 압승했다.


정청래 신임 당대표는 2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제2차 임시전당대회에서 전국대의원(15%)과 권리당원(55%), 국민선거인단(30%) 투표 합산 결과 득표율 61.74%을 얻어 박 의원(38.26%)에 23.48%p 격차로 승리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박 의원의 정견발표 직후 예상보다 컸던 당원들의 함성 소리를 근거로 "박 의원을 지지하는 의원들은 결국 대의원 선거에서 판세가 뒤집힐 수 있을 것으로 예견하는 분위기였다"고 귀띔했다.


그러나 정 대표의 승리는 권리당원과 국민선거인단 투표에서 박 의원을 압도하면서 상당 부분 윤곽이 드러났다. 권역별 권리당원 투표 결과를 보면 △충청권 정청래 62.77%·박찬대 37.23% △영남권 정청래 62.55%·박찬대 37.45% △호남권 정청래 66.49%·박찬대 33.51% △경기·인천 정청래 68.25%·박찬대 31.75% △서울·강원·제주 정청래 67.45%·박찬대 32.55% 였다.


이에 따른 권리당원 전체 누적 득표율은 정 대표 66.48%, 박 의원 33.52%였다. 박 의원이 권리당원 득표보다 약간이나마 승산을 걸었던 국민선거인단 투표에서도 정 대표가 60.46%를 득표해 39.54%에 그친 박 의원을 약 20%p 앞섰다. 이 때부터 박 의원 측 관계자는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통화에서 "정청래 후보의 인지도와 박 의원의 늦은 출마 선언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그나마 압도적 승리가 예상됐던 대의원 득표율에서도 정 대표와 박 의원은 큰 차이를 드러내지 않았다. 전국대의원 투표 개표 결과 박 의원은 53.09%, 정 대표는 46.91%를 기록해 6.18%p의 격차에 불과했다.


앞서 박성준 민주당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소속 의원 150여명이 박 의원을 지지한다"고 밝힌 바 있는데, 이로 인해 정치권에서는 각 의원들이 속한 지역구의 대의원들이 박 의원에 '몰표'를 던질 것으로 전망했다. 대의원 1명이 권리당원 1명에 비해 17배의 표를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국민여론과 대의원 투표를 합산할 경우 어느 정도 승산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가 2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제2차 임시전당대회에서 박찬대 후보와 포옹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를 두고 두 후보의 대립은 경선 막판에 수면 위로 올라왔다. 박 후보는 전날 캠프 차원의 호소문을 통해 "지금 당장 '당심 대 의심' 편가르기를 중단해달라"며 "선거 과정에서 사실관계를 왜곡한 프레임 공격과 갈라치기 시도, 상대 후보에 대한 지나친 네거티브가 일부 있었고, 현재도 진행 중임은 반성해야 할 점"이라고 지적했다.


당심에서 자신이 우세하다면서도 대의원이 가진 1인당 17표를 '구태'로 주장하고 있는 정 후보 측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정 후보는 페이스북에 "국회의원과 지역위원장이 말 잘 듣는 대의원 뽑아놓고 전당대회장에 올라오는 버스에서 오더(누구 찍어라)를 내리는 방식이 있었다는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의 전설이 있었다"며 "이번에는 이런 구태가 없길 바란다"고 적었다.


결과는 박 의원의 '참패'로 일단락 됐다. 당심이 의심을 압도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당선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재명 대통령도 정청래도 당의 주류가 아니었다"며 "이 대통령이 대통령에 당선된 것은 민주당의 주류가 바뀌었다는 뜻이고, 민주당에서 내가 대표가 됐다는 것은 당의 주인인 당원들이 당의 운명을 결정하는 시대가 왔다는 상징적인 하나의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예전에는 당원들이 국회의원의 눈치를 봤지만, 이제는 국회의원들이 당원의 눈치를 봐야하는 지극히 정상적인 민주당의 민주화가 드디어 그 깃발을 높이는 전당대회였다"며 "나라의 주인이 국민이듯 당의 주인인 당원 주권 선언을 오늘 했다. 국민을 이기는 정권이 없고, 당의 주인인 당원을 이기는 당권은 없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와 경선 기간 '원팀'을 강조하던 경쟁자 박찬대 의원은 전당대회 직후 페이스북에 "(정청래) 대표의 승리는 우리 모두의 승리"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 민생 현장에서, 개혁의 길목에서 언제나 당원 여러분과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함께 진행된 최고위원 선거에서는 친명(친이재명)계로 분류되는 황명선 의원이 신임 최고위원으로 선출됐다. 단독출마로 권리당원 찬반투표로 진행된 선거에서 황명선 최고위원은 총 112만7044명의 당원 중 64만7384명이 투표에 참여해 54만4537명의 찬성(84.11%)으로 최고위원으로 선출됐다. 정 대표와 황 최고위원의 임기는 내년 8월 1일까지 1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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