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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태 "조국 파면은 공정…민주당, 21대 국회 최악으로 만들어" [4류 정치 청산 - 연속 인터뷰]


입력 2023.06.25 08:00 수정 2023.06.25 08:00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1990년생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

조국 퇴진 집회 주도 정치권 입문

안철수가 영입, 국민의당 비례 4번

"신당 창당 보다 기존 정당 개선 우선"

김근태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이 국회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기업은 2류, 행정은 3류, 정치는 4류"라고 말해 큰 파장을 일으켰던 1995년 '베이징 발언'으로부터 30년에 가까운 세월이 흘렀다. 과연 그 사이에 우리 정치는 4류에서 조금이라도 랭크가 올랐을까. '헌정사상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는 21대 국회의 모습을 보며, 일말의 기대마저 내려놓는다는 국민들이 적지 않다.


과연 우리 정치, 우리 국회, 우리 정당은 무엇이 문제이며, 어떻게 해야 '4류 정치'를 청산하고 선진 정치로 나아갈 수 있을까. 데일리안은 '4류정치 청산'을 주제로 하는 연속 인터뷰를 통해 그 길을 찾아보고자 한다. 네 번째 순서로 김근태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을 국회에서 만났다.


1990년생 김 부대변인은 연세대학교 공과대학 졸업 후, 지난 2019년 서울대 재료공학부 대학원 재학 당시 '조국 법무부 장관 퇴진 집회'를 주도하며 정치권에 입문했다. 학생운동 단체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와 동명인 신(新) 전대협에서 서울대 지부장을 맡았다. 정민당 창당준비위원회에서 활동한 이력이 있으며, 이후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대표에 의해 영입돼 지난 21대 총선에서 국민의당 비례대표 4번을 받았다. 국민의당과 국민의힘을 모두 겪은 청년 정치인이다.



김근태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이 국회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Q. 서울대가 조국(전 법무부 장관) 교수를 파면했다. 이에 대해 부대변인으로서 '조국 교수 파면은 공정'이라는 논평을 냈다.

"명백한 상식의 사안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한 말이다. 정치적인 것을 떠나 조국 전 장관은 부정을 저질렀다는 것이 명백한 인물이다. 그런 인물이 교수직을 유지하면서 수업도 안하고 월급을 받는 게 상식에도, 공정에도 어긋난다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최근 조 전 장관이 '없는 길로 가겠다'고 했는데, 길이 없는 길로 다니니까 자꾸 사고가 나는 것이다. 조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국회가 4류라고 평가 받는 것도 마찬가지다. 민주당에는 '돈봉투 사건' '김남국 코인' 등 가서는 안 되는 길로 가신 분들이 이미 많다.


지난 2019년 '조국 퇴진 집회'는 조국이 바르지 않은 길을 가기에 일으킨 것이다. 국회 또한 바르지 않은 길로 가는 것을 바로잡고 싶다."


Q. 국회가 4류라고 평가받는 것과 제3지대 '신당' 창당 움직직이 무관치 않다. 신당 창당을 어떻게 보나.

"신당 창당은 기존 정당의 문제의식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필요한 것은 혁명적인 판 뒤집기 보다 기존 정당의 발전적 개선이다. 신당 창당 보다는 기존 정당을 개선하는 것을 우선으로 본다."

Q. 과거 신당 창당을 했던 경험에서 나온 생각인가.

"국민의당 입당 이전에는 청년 정당을 표방하면서 창당을 해보려고 했는데 창당준비위원회에서 그 다음으로 넘어가지 못했다.


신당 준비, 국민의당, 국민의힘을 거치면서 경험적·인적 인프라는 보이지 않는 영역이지만 간과해선 안된다는 것을 배웠다.


당이 성공적으로 움직이려면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어야 한다. 총선이 1년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인프라가 전무한 신당이 총선에서 승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물론 총선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한다고 해도 그 이후는 더 어려울 것이다. 안철수 대표의 국민의당도 (2016년) 총선에서 승리했지만, 유지는 안되지 않았느냐. 그런데 지금 같은 경우 그 정도의 임팩트를 가진 정당 자체가 나오기 힘들 것으로 본다.


물론 새롭게 신당 창당에 도전하는 분들이 제가 느낀 한계를 얼마나 채우실 수 있는지는 또 미지수다."


Q. 국민의당에서도 어려움을 많이 느꼈나?

"제3정당의 한계를 여실히 느끼는 시간이었다. 당이 건강하게 유지되려면 기본적인 인프라들이 있어야 한다. 그 중에서도 인적 인프라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인적 인프라라고 하면 소위 말해서 플레이어들, 대중에게 잘 알려진 국회의원이나 지도부를 생각하겠지만, 사실 보이지 않는 영역에서 뒷받침 하는 예컨대 당직자·보좌진·각 시도당을 이끄는 인물들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인적 인프라 구축은 단기간에 이뤄지기는 힘들다.


사실 그래서 국민의당에 있으면서 폭넓은 경험을 한 것은 맞다. 인력이 부족해 다양한 역할을 수행해야 했다(웃음). 내게 분명 큰 자산이 됐다고 생각한다."


Q. 여론조사에서 '무당층' 상승세가 심상치 않은데?

"그 무당층이 과연 신당으로 갈까? 무당층은 거대 양당을 찍지 않겠다고 선언한 분들이 아니라 지켜보겠다는 입장인 분들이 더 많을 것이다. 실제로 투표장으로 나설 때도 결국엔 1번과 2번의 선택지를 두고 선택하실 분들이 오히려 많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Q. 그럼 결국 거대 양당 체제인가?

"기존 정당을 개선하는 것이 더 기존 양당 체제를 깨야 한다는 의견들이 갖는 의미도 이해한다. 그러나 지금 시점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그동안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구축해온 양당 안에서 건강하게 토론되고 합의될 수 있도록, 국민의 신뢰를 얻어가는 방향으로 권력을 부여 받도록, 혼란한 국제정세 속에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철저한 준비로 열어갈 수 있도록 개선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혁명적인 판 뒤집기 보다 기존 정당의 발전적 개선을 이야기한 것이다. 이를 위해 정당 스스로도 내부 자정을 통해 책임 있는 모습을 갖춰야 하고, 국민들께서도 그런 모습을 인정해 주시고 그렇지 않은 모습에는 심판해 주셔야 한다.


국민 여러분께서 많은 관심을 가져주셔야 동력이 생기는 것이고 그 관심을 실망이 아닌 신뢰로 승화시키는 일은 당에서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본다."



김근태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이 국회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Q. 지난 2020년 총선으로 구성된 21대 국회가 임기 막바지를 향해가고 있다. 21대 국회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더불어민주당의 부도덕과 무책임이 만든 최악의 국회라고 평가하겠다."


Q. 이유는?

"정치는 국민에 대한 공적 서비스라 생각할 수 있다. 그 서비스에 대한 국민의 수요를 21대 국회가 얼마나 충족시켜왔는가 생각해봐야 한다. 그러면 민주당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의회 시스템 구조상 다수당의 역할과 책임은 의석수 비율 그 이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거의 독점하다시피 한 결정권과 영향력을 과연 국민을 위해서 쓰고 있는가 생각해봐야 하는데, 거의 모든 역량을 진영 지키기에만 사용하고 있다.


숙의가 필요한 사안들에 대해서 꼼수까지 사용해가며 밀어붙이고, 엄연히 대선을 통해 국민께 국정을 위임받은 현 정권 발목잡기에만 혈안이 돼 있으며, 자신들의 범죄 사실 감추기에 거리낌 없는 도를 넘은 모습까지 보이고 있지 않은가."


Q.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폐지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국회의원 불체포특권과 면책특권 등은 역사적 이유가 있고 다른 선진국에도 모두 존재하는 제도인데도 유독 우리나라에서는 국민들의 폐지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왜 이런 현상이 발생했다고 보는가.

"대통령 불소추 특권에 대한 헌재 판례를 보면 특권이 '개인'에게 부여되는 관점이 아니라 '직책'에 부여하는 것이라는 관점이 강조됐다. 공적인 직책의 원활한 수행을 보장하고, 그 권위를 확보해주는 것에 대한 실재상의 필요 때문에 부여되는 특권인데 국회의원도 비슷한 관점에서 봐야할 것으로 본다.


민주당이 이번 윤관석·이성만 무소속 의원 체포동의안 표결을 부결시키고 한다는 소리가 뭐였나.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체포동의 요청 사유 설명이 모욕감을 줬다는 것 아니냐.


불체포특권이 과거 서양에서 왕에 대항할 귀족들의 방패막이에서부터 출발했다고 알고 있다. 삼권분립이나 민주적 제도가 어느 정도 정착된 지금 처음 의도가 갖는 의미는 중요도가 낮아진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다른 국가들은 정도의 선을 지키기 때문에 이에 대한 개선 요구가 약한 것이라 본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사적 보호를 위해 공적 제도를 남용하는 사례가 이 정도로 나왔다면 국민적 폐지 요구가 나오는 것도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보고, 폐지하는 방향으로의 변화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Q.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지난 1995년 "기업은 2류, 행정은 3류, 정치는 4류"라는 발언을 남겼다. 그로부터 30년 가까이 흘렀지만 우리 정치는 오히려 퇴보하는 것 같다는 게 국민들의 여론이다. 이 같은 현상이 빚어진 이유가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우리 정치가 전환기에 있기 때문이란 생각이 든다. 시대는 빠르게 변화해 왔지만 과거의 방식, 과거의 담론, 과거의 인적구성이 요구되는 변화에 발맞추지 못했기 때문에 발생하는 혼란이 아닐까. 정치는 아직도 철 지난 사상과 감성적 접근방식만 고집하고 있다.


특히 정치인들이 정치에 투신할 때는 국가와 국민이라는 공적 주체를 사적 자아보다 우선시해야 한다. 그러나 공적 주체에 사적 자아를 투영해버리는 식으로 변질돼 가고 있다. '이재명·조국·송영길·김남국 사태' 등에서 겪지 않았는가. 우리가 무엇이 옳고 그른지 판단 능력마저 상실돼가는 모습이 흔히 보인다.


건설적인 토론을 국민께 보여드리고 그 과정이 국민적 설득으로 승화해 함께 한 발씩 나아가야 하는데 과거 사상에 매몰되어 변화할 수 없는 스스로의 안위만 지키기 위해 진영을 공고히 하는 것에만 집중한다."

Q. 정치 퇴보, 극복하기 어려울까?

"하지만 이대로 우리가 선진의 문턱을 넘어가지 못하고 좌절할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더디더라도 미래로 가라는 요구를 국민이 점점 더 원하실 것이고 그 동력이 결국 전환기를 극복하게 할 것이라 믿는다."

Q. 마지막으로 청년 정치인으로서의 어려움에 대해 묻고 싶다.

"개인적 영역에서 삶의 근간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이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해도 앞에서 말했던 것처럼 정치에 투신한다는 것은 공적 자아를 갖고 살겠다는 다짐이 필요한 일이고 징징대고 싶진 않다.


사적인 걱정과 불안은 시기가 늦더라도 인생을 잘 꾸려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극복하려 노력한다. 그게 자신감일지 자기합리화일지 모르겠지만 스스로 선택한 것에 책임을 위탁하거나 회피할 생각은 없다.


시간이 갈수록 세상이 너무 넓고 부끄럽지 않기 위해서 알아야 할 것도 많다는 압박도 하나의 어려움이긴 한데 꾸준함과 성실함을 유지하며 성장을 멈추지 않는다면 극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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