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新) 고도지구 구상안, 7월6일부터 열람공고…시의회 의견 청취 등 거쳐 연말께 확정 방침
경복궁 등 중요 경관 보호지역 고도지구는 유지…오세훈, 북한산 고도지구 애로사항 청취
서울시가 북한산과 남산, 국회의사당 등 주요 경관을 보전하면서 도시환경도 개선할 수 있는 신(新) 고도지구 구상(안)’을 마련했다. 그간 일률적으로 규제해 왔던 고도 제한을 지역 특성과 현실에 맞춰 범위를 조정하는 등 높이 제한을 유연하게 적용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구상안을 마련해 내달 6일부터 열람공고를 시작한다고 30일 밝혔다.
고도지구는 도시경관 보호 및 과밀방지를 위하여 건축물 높이의 최고한도를 정하는 도시관리계획의 한 종류다. 시는 1972년 남산 성곽길 일대에 고도지구를 최초 지정한 뒤부터 남산·북한산·경복궁 등 주요 산과 주요 시설물 주변 8개소를 고도지구로 지정해 관리해왔다. 전체 면적은 9.23㎢로 여의도의 3배 규모다.
고도지구는 지정 당시엔 필요성이 명확했지만 제도가 장기화하면서 몇몇 문제도 발생했다. 도시계획 제도의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고 높이 규제를 중복 적용받는 지역이 생기거나, 고도지구 규제로 주거환경 개선이 어려워 주변 지역과 개발 격차가 심화되기도 하는 등의 문제가 대표적이다.
이 때문에 고도지구에 해당하는 지역 주민들을 중심으로 규제 개선에 대한 요구가 커졌고, 시는 전문가와 자치구 논의를 거쳐 제도를 재정비했다.
시는 새 구상안을 통해 남산과 경복궁 등 경관관리가 중요한 지역은 제대로 관리하고 세심하게 살펴 규제를 전체적으로 재정비하며, 그 외 실효성이 적은 지역은 과감히 해제한다는 방침이다.
남산의 경우 당초 고도 제한이 12m~20m였던 지역을 12m∼40m로 상한을 높인다. 특히 약수역 일대 준주거지역 역세권 지역은 20m에서 지형 차에 따라 32m∼40m까지 완화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남산 경관이 잘 보전되면서도 지역 여건에 따라 노후한 도시환경을 개선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시는 기대한다.
고도지구 중 규모가 가장 큰 북한산은 제2종일반주거지역의 고도 제한을 현재 20m에서 28m까지 완화한다. 또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정비사업 시에는 최대 15층(45m)까지 추가 완화할 방침이다. 다만 추가 완화 시에는 북한산 경관 관리 가이드라인을 준수해야 한다.
국회의사당 주변 고도지구는 국가 중요 시설물의 경관 보호를 위해 고도지구를 유지한다. 다만 동여의도 스카이라인과 연계해 현재 75m에서 최대 170m까지 제한을 대폭 풀어준다.
그간 일률적으로 관리해온 높이(41m·51m 이하)를 국회에서 여의도 공원으로 갈수록 점차 높아지도록(75m·120m·170m 이하) 해 도심 기능을 활성화한다는 구상이다.
구기·평창은 북한산·북악산 경관 보호와 함께 합리적으로 높이를 관리할 수 있도록 지형 높이차에 따라 심의를 거쳐 최대 8m까지 완화할 수 있는 기준을 추가한다.
다만 경복궁 주변 지역은 중요 문화재의 경관 보호를 위한 고도제한의 목적이 명확하기 때문에 일부 중복 규제 지역에 대한 지구 조정(0.19㎢)을 제외하고는 현행 건축물 높이 규제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신 고도지구 구상안은 다음 달 6일부터 20일까지 열람공고에 이어 시의회 의견 청취와 전략환경영향평가, 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연말께 확정될 방침이다.
한편 오 시장은 이날 오전 11시 덕성여대 차미리사기념관 현장을 방문해 북한산 주변 고도지구 현황과 지역 애로사항을 청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