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전 첫 경기 승리 시 데뷔 시즌 최다 연승 타이
전반기 막판 막강 투수진 앞세워 9연승 휘파람
후반기 가장 주목해야할 팀은 단연 두산 베어스다.
‘초보 사령탑’ 이승엽 감독이 이끌고 있는 두산은 올스타 브레이크 직전 9연승을 내달린 뒤 달콤한 휴식기를 맞았다.
시즌 개막 때까지만 해도 두산을 주목하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2010년대 KBO리그를 대표하는 강팀으로 군림했던 두산은 이후 주축 선수들의 지속적인 유출로 전력이 약화됐고 결국 지난해 9위로 처지면서 김태형 감독의 시대도 저물고 말았다.
새로운 사령탑을 원했던 두산의 선택은 KBO리그 최고의 스타였던 이승엽 감독이었다. 하지만 감독은커녕 코칭스태프 경험조차 없었던 이 감독을 바라보는 시선은 차갑기 그지없었다.
이로 인해 개막 직전 미디어 데이에서는 5강 후보로 아무도 두산을 꼽지 않았고, 이승엽은 이에 대해 “냉정한 평가 감사합니다. 두산 베어스가 한 표도 안 나왔네요”라며 씁쓸함을 감추지 않은 바 있다.
뚜껑을 열자 두산은 모두의 예상대로 하위권을 전전했다. 새로 영입한 외국인 투수 파일은 스프링 캠프서부터 부상으로 팀을 이탈했고 타선의 중심을 잡아줘야 할 김재환과 외국인 타자 호세 로하스도 부진해 전력에 보탬이 되지 못했다.
6월 들어 5할 승률이 붕괴되며 본격적인 순위 하락이 찾아올 시점에 이승엽 감독이 승부수를 꺼내들었다. 이 감독은 미디어를 통해 선수들의 분발을 촉구했고 이 선택은 결과적으로 약이 됐다.
두산은 7월 들어 롯데, 삼성과의 원정 6연승에서 5승 1패를 기록하더니, 키움전을 싹쓸이했고 SSG전에서도 역전승을 일궈내며 파죽의 9연승을 내달렸다.
두산이 연승을 내달릴 수 있었던 원동력은 역시나 투수진이다. 새롭게 합류한 와델이 선발의 한 축을 담당해줬고 불펜진 역시 부상자들이 돌아오며 양과 질을 더했다.
이승엽 감독도 새로운 역사에 도전한다. KBO리그 역사상 데뷔 시즌 사령탑의 연승 기록은 1997년 LG 지휘봉을 처음으로 잡았던 천보성 감독의 10연승.
현재 9연승 중인 이승엽 감독이 후반기 첫 경기까지 잡으면 대기록과 타이를 이루며 기록이 이어진다면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된다.
두산의 후반기 첫 상대는 5위 KIA다. KIA 역시 전반기 막판 뚜렷한 상승세를 보였던 터라 결코 만만하게 볼 수 없다. 과연 초보 사령탑의 연승 질주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두산의 후반기 첫 선발의 명을 알칸타라가 부여받고 마운드에 오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