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아들 혼자 두고 집 나가 재혼한 친모…'아동학대' 유죄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입력 2023.08.02 17:09  수정 2023.08.02 17:10

법원, 징역 8개월 집유 2년 선고…3년간 아동관련 기업 취업제한 명령도

아들, 쓰레기 쌓인 집에 홀로 방치…5개월 이상 교회 도움받아 의식주 해결

법원 "아들, 정신적고통 호소하는데…친모, 자기 행동 범죄 아니라고 주장"

"아들 나이 아주 어리지 않은 점 및 적극적으로 학대하지 않은 점 고려"

법원ⓒ데일리안DB

중학생 아들을 홀로 남겨두고 집을 나가 재혼한 50대 친모가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청소년은 아동학대 대상이 아니라는 친의 주장을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2일 복수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6단독(이경선 판사)은 이날 아동복지법 위반(아동유기·방임) 혐의로 기소된 A(51) 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3년간 아동 관련 기관에 취업 제한도 명령했다.


A 씨는 14세 아들과 단둘이 서울 강남구 빌라에 거주하다 지난해 3월 집을 나가 재혼했다. A 씨는 같은 해 8월 체포되기 전까지 양육·치료·교육을 소홀히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끔 청소를 해주거나 용돈을 주는 것이 전부였다.


당시 아들이 살았던 곳에는 많은 쓰레기가 쌓여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냉장고에는 부패한 음식과 벌레가 들끓었다. 반려견 분변도 방치돼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아이는 사실상 5개월 이상 혼자 살면서 인근 교회나 학교 관계자들의 도움으로 의식주를 해결했다.


A씨 측은 재판에서 "정기적으로 방문해 청소와 빨래를 해주고, 식사할 수 있게 돈을 줬다"며 B군이 청소년이기 때문에 아동학대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양육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며 유죄를 선고했다. 아동의 행복과 안전 보장을 명시한 아동복지법의 입법 취지를 전제로 판단했을 때 A 씨가 부모로서 책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동복지법상 아동의 기준은 18세 미만이다.


재판부는 "아들이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데, 피고인은 자신의 행위를 범죄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피고인은 수사 당시 신고자에게 고소 또는 신고를 취하하라고 종용하기도 했다"며 "가끔 거주지를 방문해 청소하고 용돈을 줬다는 것만으로는 기본적인 보호를 했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B군의 나이가 아주 어리지 않은 점과 A 씨가 적극적으로 학대를 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사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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