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경 사진 따귀' 김 회장에 이해식, SNS '지적'
김 회장 "노인 분노 잠재우려면 '강한 행동' 필요"
"이재명 측, 전화해 '휴가 복귀 후 사과한다'더라"
제14·15·16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호일 대한노인회장이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회 소속 이해식 의원을 향해 "정치적 감각이 없다"고 했다. 이 의원은 페이스북에 '노인 비하' 발언으로 빈축을 산 김은경 혁신위원장이 노인회관을 찾아 사과한 자리에서 '사진 따귀' 장면을 연출한 김 회장에게 "모욕적 행위이자 명백한 폭력"이라고 적었다.
김호일 회장은 4일 데일리안과 전화 인터뷰에서 "이 의원은 김 위원장의 노인 비하 망언에 대한 심각성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며 "(김 위원장 발언으로) 분노하는 노인을 잠재우려면 강한 액션(사진 따귀)이 필요함에도 그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그 사람(이해식 의원)은 정치적 감각이 상당히 무딘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김 회장의 김 위원장 '사진 따귀' 행동은 '극대노' 상태에서 시위까지 나서겠다는 노인들의 행동을 확대시키지 않기 위한 '계획된 행위'라는 의미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스스로 사과를 하고 수습에 나섰는데 왜 이해식 (의원)이 다시 (논란에) 불을 붙였는가 모르지만, 참 답답한 사람"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청년 좌담회에서 자신의 아들과 나눈 대화를 소개하는 형식으로 "여명(남은 수명)에 비례한 투표가 합리적"이라고 주장해 빈축을 샀다. 또 김 위원장은 지난 1일 인천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한 고령 참석자의 질문을 받자 "(애초 발언의) 앞뒤를 자르고 맥락 연결을 이상하게 해서 노인 폄하인 것처럼 말씀을 하는데, 그럴 의사는 전혀 없었다"며 "혹시 마음 상한 분들이 있다면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노인회는 성명을 통해 "950만명의 노인 세대는 헌법에 보장된 참정권을 무시한 김은경 혁신위원장의 발언에 분노한다"며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우리나라 노인을 대표하는 대한노인회를 찾아와서 해명하고 진심어린 사과를 하며 재발방지를 약속해달라"고 규탄한 바 있다.
형식적 '유감 표명'에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되자 민주당 지도부가 '대리 사과'에 나섰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지난 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의 모든 구성원은 세대 갈등을 조장하거나 특정 세대에게 상처를 주는 언행을 삼가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튿날에도 대한노인회관을 찾아 거듭 고개를 숙였다.
지도부 차원의 공식적 사과에 김 위원장도 결국 고개를 숙였다. 다만 지도부가 나서니 어쩔 수 없이 '등 떠밀린 사과'라는 지적도 나왔다. 김 위원장은 3일 오전 여의도 중앙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어르신들 마음을 상하게 한 점 정중히 사과드린다"라며 공식 사과했다. 물의를 일으킨 지 나흘 만에 이뤄진 첫 사과였지만, 당 안팎에서 제기되는 '사퇴론'은 일축했다.
김 위원장은 기자회견 직후 차량으로 15분 거리의 서울 용산구 노인회관을 찾았고, 분노한 노인회 임원들과 마주했다. 특히 이날 김 회장은 "우리나라 1000만 노인을 대표해 내가 따귀라도 때려야 노인들 분이 풀리겠지만, 손찌검은 안되니까 사진에 뺨을 좀 때리겠다"며 김 위원장의 사진을 면전에서 손으로 가격하는 행동을 했다. 그러자 이 의원은 그 이튿날(4일) 새벽 페이스북에 "사진 속 뺨을 때린 일은 너무나도 모욕적인 행위며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는 명백한 폭력”이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으로부터 촉발된 '노인 비하' 발언 논란에 김 회장의 파격적 '사진 따귀' 이슈가 더해진 상황이다. 민주당은 김 회장이 과거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출신 국회의원이었던 점을 거론하며 '폭행 프레임'으로 공세를 가하는 모습이다.
Q. 김호일 회장의 '김은경 사진 따귀' 행동이 이슈다. 그런데 오늘 새벽 이해식 민주당 의원이 '명백한 폭력이자 여성들에게 모욕적'이라고 했다.
"이 의원이 쓴 글을 보니까 김 위원장 노인 비하 발언에 대한 심각성을 전혀 인식을 못하는 사람이다. (민주당 전국 각지의) 당사마다 찾아가 시위하겠다는 노인들의 분노를 잠재우려면 강한 액션(사진 따귀)이 필요한데, 그런 행동을 이해 못하면 정치 감각이 너무 무딘 사람 아닌가."
"지금 민주당사 앞에 가서 시위하고 분신(焚身)까지 하겠다는 노인들까지 나오는 마당이다. 이런 상황을 확대시키지 않으려고 (김 위원장을) 혼내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정치 감각이 그렇게 없는 사람(이 의원)이 어찌 국회의원을 하는지 답답하다. 아무쪼록 본질을 흐리지 말라."
Q. 김 위원장은 이렇게 비화될 줄 예상하지 못했다는데.
"김 위원장 본인이 모두 수습을 하고 사과를 하거나 사퇴를 해야 한다. 김 위원장이 사과하지 않았나? 그런데 왜 이해식 (의원)이 다시 불을 붙이는 지 모르겠다. 하여간에 답답한 사람이다."
Q. 내년 총선이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불거진 '노인 폄하' 논란이다. '어르신 표심'은 어떻게 전망하는지.
"전국의 노인들 분노가 계속되면 분명 총선에 지장이 클 거다. 2004년 정동영(17대 총선 당시 열린우리당 의장, 민주당 전신)의 노인 비하 발언으로 본인 지역구인 전라북도 전주에서도 국회의원을 못할 정도로 노인들이 예민했다. 민주당이 정신을 못 차린 것 같다."
Q.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휴가 중이다. 복귀 후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이라면.
"이 대표가 휴가가 끝나는 대로 사과하러 오겠다고 그의 측근이 어제(3일) 연락이 왔다. 그쪽에서 전화가 와서 휴가 복귀하고 노인회를 방문해서 사과를 하러 올 거라더라. 구체적으로 언제인지는 모르겠다. 그 사람(이 대표)이 알아서 해야할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