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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선 '쓴소리' 안에선 "뭉치자"…민주당 워크숍 이모저모


입력 2023.08.30 00:00 수정 2023.08.30 00:00        데일리안 원주(강원) =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유튜버들, 비명계 의원에 찾아가

'이재명 취임 1년 영상축사' 요구

계파 갈등 아닌 '단합' 평가에도

행사장 안보다 밖에서 비판 봇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광온 원내대표 및 민주당 의원들이 지난 28일 강원 원주시 오크밸리에서 열린 워크숍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워크숍에 참석한 의원은 166명이다. ⓒ데일리안 김찬주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강원도 원주에서 진행된 의원 워크숍을 마친 가운데, 대체로 무난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데일리안 취재 결과 워크숍 첫날부터 행사장 안보다 밖에서 불만이 표출됐다. 특히 워크숍이 열리는 장소에 생방송을 켜고 대기하던 유튜버들이 비명(비이재명)계 일부 의원에게 '취임 1주년 축사'를 요구하는 등 난감한 상황이 발생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민주당은 29일 오전 11시께 1박 2일 간 워크숍 일정을 마무리했다. 워크숍엔 민주당 소속 의원 168명 중 166명이 참석했다.


일부 비명계 의원에 따르면 전날(28일) 오후 워크숍 첫 번째 세션 시작 직후, 잠깐의 시간 동안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유튜버가 다가와 '이 대표 취임 1주년 축사'를 요구했다고 한다. "이 대표가 수고하셨는데 축하 인사 한 마디 하라"는 식이었다고 한다. 행사장 앞에 모인 일부 유튜버들은 이 대표의 얼굴이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두 번째 세션에서 진행된 자유토론은 친명(친이재명)계와 비명계 간 갈등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애초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백현동 개발특혜 의혹 등 이 대표를 둘러싼 각종 '사법 리스크'에 따른 체포동의안 가·부결 여부와 김은경 혁신위원회가 제안한 '대의원제 폐지' 등 의원 간 첨예한 토론이 예고되면서다.


다만 예상됐던 만큼의 상황은 아니었다는 게 토론에 참여한 다수 의원들의 평가다. 현장에서 만난 한 의원은 워크숍 총평으로 "참석한 80~90% 의원들은 묵묵히 우리가 힘을 합쳐야 할 때라는 분위기였다"고 밝혔고, 정청래 최고위원도 기자들과 만나 "언론이 예상하는 분란과 분쟁의 'ㅂ' 자도 없다"고 말했다. 워크숍 일정이 이 대표 취임 1주년과 맞물린 점, 내년 총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을 고려해 의원들이 모처럼 단합했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완전한 단합이라고 평가하긴 어렵다. 이날 토론회에서 친이낙연계 중진 설훈 의원이 이 대표를 향해 "심청이처럼 인당수에 몸을 던져 당당하게 왕비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며, 향후 국회로 넘어올 '체포동의안'에 대한 가결과 이 대표 스스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응하라고 우회 촉구했다.


그러자 친명계 초선 비례대표 양경숙 의원은 "당이 똘똘 뭉쳐 윤석열 정부에 맞서 싸워야 한다"며 "이 대표 체포동의안 부결을 당론 지정해야 한다"고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광온 원내대표 및 의원들이 28일 오후 강원 원주시 오크밸리에서 열린 워크숍에서 기념촬영을 마친 후 대화를 하고 있다. ⓒ뉴시스

토론장 내 친명계의 반발로 민주당 저변에 깔린 리스크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못했지만, 바깥에서는 이미 불만이 표출되고 있었다. 한 의원은 토론장 밖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에 다양한 의견을 말하는 에너지가 있는 게 살아있는 당이 아닌가. 지금 우리 당에는 그런 에너지가 없다"며 "당내에서 다양한 에너지 발산을 못하게 하려고 기자들에게 개별 인터뷰를 자제해달라고 얘기를 하지 않았나"라고 비판했다.


워크숍 사회자를 맡은 이소영 원내대변인은 본격적인 세션 시작 전 기자들에게 "소통이 일원화 될 수 있도록 (취재진들은 의원) 개별 인터뷰를 자제해주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이 의원은 "개별 인터뷰를 왜 자제하나"라며 "여기 우리 당 의원들 다 모아놓고 이런저런 목소리가 언론에 나와야 하는데 지금 이 대표 얘기만으로 뒤덮히면 좋은 논의가 되겠나"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 취임 1주년 평가도 오히려 토론장 밖에서 나왔다. 해당 의원은 "국민 신뢰를 얻어야 하고, 지지 기반을 구축하려면 끊임없는 노력을 해야하는데 지금 이 대표 사안으로 막혀있다"며 "민주당내 공고한 '이재명 리더십'이 당의 민주주의나 여러 가지 역동적인 모습 그리고 다양한 사람들이 성장할 수 있는 것을 가로막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워크숍에서도 사법 리스크와 관련한 취재진의 관련 질문엔 침묵으로 일관했다.


한편 민주당은 29일 오전 마지막 세션에서 '국민께 드리는 8대 약속'을 제시하며 행사를 종료했다. 8대 약속은 △후쿠시마 오염수 대응 △고(故)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 외압 의혹 및 김건희 여사 일가 양평고속도로 게이트 진상규명 △비례성 강화 등 국민 뜻을 반영한 선거제도 개혁 등이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21대 마지막 정기국회에서 민주당의 손으로 폭주하는 권력과 탈선을 바로잡아야 한다"며 "우리 168명의 민주당 의원 전원이 똘똘 뭉쳐 함께 나아간다면 어떤 시련과 역경도 반드시 극복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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