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명계 중심으로 李 단식 비호 목소리
비명계선 회의론 감지…"왜 단식하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단식 투쟁은 당내 사퇴 요구 등에 대응하기 위한 포석이 깔렸다는 해석이 대체적이다. 이를 방증하듯 이 대표 단식 옹호론이 당내에 커지면서, 비명(비이재명)계 내 사퇴론 자체도 일단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모양새다. 다만 이 대표 단식을 바라보는 비명계의 반응은 냉랭하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 단식과 관련해 민주당 내에서 공개적으로 터져나오는 의견은 대체로 옹호론이다. 친명(친이재명)계 장경태 최고위원은 이날 MBC라디오 '시선집중'에서 "단식은 최후의 수단이자 건강을 해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기에 우려가 있었지만 이 대표의 뜻을 꺾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장 최고위원은 단식 해제 조건에 대해 "조건은 없다"라며, 대통령 사과와 국제해양재판소에 일본 제소, 국정쇄신 및 개각은 "여러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방안, 정국 해법을 제안한 것이지 단식 해제 조건은 아니다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장 최고위원은 이 대표 단식이 검찰 수사를 피하기 위한 '방탄 단식'이라는 해석을 일축했다. 그는 "여러 가지 수사는 수사대로, 출석 요구도 응할 생각"이라며 "단식과는 별개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실제 이 대표 측은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한 검찰의 출석 요구일인 4일 일시 조정이 불가능한 일정 등을 이유로 오전에만 조사를 받겠다는 입장을 이날 검찰에 전달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2시간 만에 조사를 중단할 수는 없다"며 이 대표 측에 반일(半日) 조사에 대한 거부 입장을 밝혔다.
박성준 대변인은 이날 CBS라디오 '뉴스쇼' 인터뷰에서 "이 대표 입장에서 봤을 때 도저히 묵과하기 어려운 시국 상황이다, 특히 민주주의 퇴행에 대한 위기의식이 있다"라며 "민생경제가 파탄에 이르렀는데 (윤석열 대통령이) 민생은 돌보지 않고 폭압 정치를 하는 모습을 도저히 묵과하기 어렵다, 결단을 내려야 한다, 결사 항전의 의지를 담아서 단식에 돌입했다고 볼 수 있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야권 원로인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도 같은 날 YTN라디오 '뉴스킹'에서 "국회를 책임지고 있는 제1당 대표로서 반드시 강한 투쟁을 해야 한다"며 "그 투쟁 방법으로 단식을 선택한 것은 아주 잘한 일"이라고 옹호했다.
반면 비명계 내에서는 이 대표 단식에 대한 회의론이 감지됐다. 윤영찬 의원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에게 가서 '왜 단식하느냐'고 물어보라"며 "왜 단식을 하는지 국민들이 제일 잘 이해해야 하는데 국민들이 잘 이해를 하고 있나"라고 지적했다.
김종민 의원은 전날 의원회관에서 '민주당의 길' 토론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내로남불, 방탄, 팬덤 이 세 가지, 민주당의 지난 1년 동안 보여준 모습을 국민이 정말 좋아하지 않는다"라며 "이것만 내려놓으면 총선을 압승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팬덤을 사법 리스크 방탄에 활용한다고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