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막 찾은 이해찬 "이대로 가면 파시즘"
이재명도 "연성 독재로 가는 것" 동조
당 고문단도 "국민이 들고 일어나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단식에 문재인 전 대통령은 물론 이해찬 상임고문 등 당 원로들까지 힘을 실으면서 민주당이 단일대오 형성에 노력하는 모습이다.
4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 대표는 이날로써 단식 5일차를 맞았다. 이 대표는 지난달 31일 윤석열 대통령의 민생 파괴 및 민주주의 훼손에 대한 사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처리수 해양 방류 반대, 전면적 국정쇄신과 개각 단행 등을 요구하며 무기한 단식 투쟁이 돌입한 바 있다.
이에 이 상임고문은 국회본청 앞 이 대표 단식 농성장을 찾아 윤석열 정권을 '파시즘'에 빗대며 이 대표를 격려했다. 이 상임고문은 "국회에서 법을 만들면 시행령으로 부수고, 대법원에서 강제징용 판결을 내면 대위변제하고, 헌법재판소에서 야간집회를 허용하면 현장에서 막는다"며 "헌법 체계가 무너지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상임고문은 "국회·정부·법원·헌재의 균형이 헌법의 기본 질서인데, 그 자체가 지금 무너지고 있는 것"이라며 "국가 체계에 대한 이해가 없다. 누가 (대통령에게) 직언하는 사람도 없는 것 같고 본인은 순간적으로 막 지시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이 상임고문의 말에 동감하면서 "이는 하나의 징표일 뿐이고 근자에 새로운 질서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있는 것 같다. 상식적인 국민을 존중하고, 상대를 인정하고, 서로 경쟁을 통해 나은 길을 찾는 정치가 아니라 싹 다 제거하자, 무시하자 대놓고 그런 전략으로 가는 듯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주권국가인지 의심스러울 정도의 행태들을 보인다. 21세기 정보화 사회에 전혀 맞지 않는 공포정치를 꿈꾸는 것 같다"며 "지금 이 정권의 행태를 보면 뭔가 새로운 질서를 꿈꾼다는 생각이 든다. 닥치는 대로 저지르고, 기존 질서를 자꾸 파괴해 나가고 있다"고도 했다.
이 상임고문은 "이대로 가면 파시즘"이라고 했고, 이 대표는 "연성 독재로 가는 것이다. 그 단계가 된 것"이라며 동조했다.
두 사람은 약 30분 간 농성장에서 대화를 나눈 뒤 본청 당대표실로 자리를 옮겨 40분가량 더 이야기를 나눴다. 이 상임고문은 이 대표와의 만남과 관련해 별다른 소감을 밝히지 않고 국회를 떠났다.
김태랑·김장곤·김철배·유용근·최봉구 고문 등 당 고문단도 같은 날 이 대표의 단식 농성장을 방문했다. 이들은 "촛불집회로 이런 투쟁은 끝날 줄 알았는데 피를 토하고 싶은 심정이다" "대통령이 국민과 싸우려고 하니 국민이 들고 일어나야 한다" 등 발언을 쏟아냈다.
당 고문단은 이 대표를 향해선 "지금의 투쟁은 이 대표 개인, 혹은 민주당만의 문제가 아니라 나라를 위한 투쟁"이라며 "국민을 대표해 꿋꿋하게 싸워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이 대표는 "고맙고 죄송하다. 말씀 들으니 힘이 난다"며 "단식은 내가 하겠으니 고문들께서는 현장에서 싸워 주시라"고 말했다.
앞서 문재인 전 대통령도 지난 1일 이 대표에 전화를 걸어 격려 메시지를 전했다.
문 전 대통령에 이어 이부영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 등 민주화 원로 비상시국회의 상임고문 8명은 지난 2일 이 대표를 찾았고, 추미애 전 대표도 전날 이 대표를 만나 "무도한 세력에 대해서 우리가 힘을 합쳐서 돌파해야 한다는 의지를 보여주셨다"고 위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