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태우, 당 차원서 총력 지원할 생각"
'尹 vs 文', '검찰 vs 경찰' 대결구도 등 적극 활용
일각선 "낮은 투표율 고려하면 '지지층 결집'이
중요" 전망…"연휴 고려한 전략 필요" 목소리도
국민의힘이 10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출마가 확정된 김태우 전 구청장을 향한 전폭 지원을 약속하며 총력전을 예고하고 나섰다. 김 전 구청장이 유죄를 받은 배경에 문재인 정권의 '무도함'이 있는 만큼, 최근 문 정권을 향해 제기되는 대선개입 선거 공작, 통계 조작 등과 연관지을 경우 여권에 유리한 구도가 만들어질 수도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아울러 통상 낮은 보궐선거 투표율을 고려해 보수층을 잘 결집시키고 짧아진 선거운동 기간 등을 역으로 공략할 경우 선거에서 승리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지도부 한 관계자는 18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지도부가 선거에 나서기로 결정한 이상 전략을 가다듬어 지도부 차원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는 데 뜻이 모였다"고 말했다. 앞서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이 "강서구에 산재한 현안이 많은데 집권여당 국민의힘이 충분히 해결할 수 있고 함께 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 당 차원에서 총력 지원할 생각을 갖고 있다"고 언급한 점과 일맥상통하는 내용이다.
앞서 전날 국민의힘은 보궐선거 공천관리위원회를 열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최종 후보자로 김 전 구청장을 선출했다. 지난 15~16일 이틀간 실시한 당원 및 일반 유권자 여론조사 각 50%를 합산한 결과에 따른 것이다.
해당 경선 결과로 김 전 구청장은 자신의 구청장직 상실로 치러지는 보궐선거에 스스로 재출마해 명예회복에 나서게 됐다.
김 전 구청장은 문재인 정부 당시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감찰 무마 의혹'을 폭로해, 이로 인한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재판을 받던 와중인 지난해 6월 지방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그 직후인 지난 5월 대법원이 김 전 구청장에게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의 실형을 확정하며 구청장직을 상실했고, 석 달 만인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를 통해 사면·복권돼 또다시 강서구청장 선거에 나서게 된 것이다.
보궐선거 대진표가 김태우 전 구청장 대(對) 진교훈 전 경찰청 차장 구도로 결정된 만큼 관전 포인트도 다양하다. 대표적으로 윤석열 정부와 문재인 정부 간의 대결뿐 아니라 검찰과 경찰의 대결 구도도 이번 선거에서 주목받는 부분이다.
이 같은 구도가 잡힌 만큼 국민의힘 내부에선 '전략'을 잘 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이번 선거가 김기현 대표 체제에서 열리는 첫 번째 선거인만큼 선거 결과가 당 지도부 리더십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승리할 경우 리더십 안정과 함께 내년 총선 기선 제압에 성공할 수 있지만, 패배하면 당내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지도부 존립 자체가 위험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를 위해 당내에선 지도부가 선거공학적인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재·보궐선거 특성상 낮은 투표율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강서구 내 보수 지지층을 제대로 결집해낸다면 실제 승리도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대선 당시 강서구에서 이재명 대표와 윤석열 대통령의 차이는 2.2%p 정도밖에 안 됐고, 지방선거에선 김 전 구청장이 2.6%p 이겼다"며 "비교적 투표율이 높은 상황에서 이 정도 차이밖에 나지 않았는데, 중도층이 이번 선거에서 빠진다고 보면 결국 얼마나 지지층 표를 잘 단속하느냐가 이번 선거의 판세를 가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3 정당들도 이번 선거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선거에 집중할 것으로 보이는데, 대부분 야권 진영이 아니겠느냐"라며 "진보층에서 표가 흩어질 가능성이 더 높아보이는 만큼 진짜 제대로 뭉치게 된다면 (승리가) 아주 불가능한 얘기는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의 공식 선거운동이 오는 28일부터 시작되는 점도 변수로 지목된다. 공교롭게도 28일은 추석 연휴의 시작이기도 하다. 선거가 다음달 11일에 치러지는데, 그 직전에도 한글날을 낀 3일 연휴가 있다.
전체 14일의 공식 선거운동기간 중 8일이나 주말 또는 휴일이다. 서울 지역 특성상 추석 연휴를 맞아 귀향하거나 나들이를 떠나는 유권자가 많을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이들에 대한 사전 대응책을 마련해야한다는 목소리다.
또 다른 국민의힘 한 의원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는 쉽지 않고 추석 연휴가 끼어 공식선거운동도 힘든 만큼 사전에 어떻게 유권자에게 접근하느냐가 중요해지게 될 것"이라며 "연휴가 끼인 상황은 민주당에도 힘들게 작용할 것이 분명한 만큼 한 발 앞서 대응책을 준비할 수 있다면 바람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