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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진교훈 선거캠프 개소식 '세 과시'…정권심판론 강조, 대선출정식 방불


입력 2023.09.25 00:00 수정 2023.09.25 05:09        김은지 기자 (kimeunji@dailian.co.kr)

한 차례 연기됐던 선거사무소 개소식 열려

정청래·조정식 등 당 지도부 대거 등장

추미애, 마이크 잡고 "진짜 후보" 지원사격

陳 "尹정권·김태우 때문에 정치 시작했다"

진교훈 더불어민주당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가 24일 오후 서울 강서구 양천로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개소식에서 추미애 상임고문, 정청래·박찬대·서영교·장경태 최고위원, 조정식 사무총장 등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은지 기자

내년 총선의 전초전 격이라 불리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17일 남은 날, 강서구 양천로에 위치한 진교훈 더불어민주당 후보 선거사무소는 발을 디딜 틈이 없이 꽉 찼다. 지지자와 당 관계자들이 계속 발걸음하며 복도에 위치한 대기 인원까지 늘어가자, 당 주요 인사들의 입장 동선 확보를 위해 "길을 열어달라"는 캠프 측 요청이 재차 있을 정도였다.


하나둘씩 도착한 민주당 의원들도 인파가 몰려 좁은 통로를 겨우겨우 지나가는 모습이었다. 개소식 프레스석은 행사장 입구에서 바로 보이는 곳에 위치했으나, 그곳까지 파고 들어갈 틈도 도저히 나지 않았다. 영상 축사 순서가 시작하기 전에야 남은 한 자리에 힘겹게 착석을 할 수 있었다.


현장에서는 당대표가 구속 기로에 서 있는 엄중한 상황에 대한 당의 위기의식은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하나가 된 민주당의 모습, 대선 출정식을 방불케 하는 세력 과시를 보이며 크게 고무된 분위기였다. 구청장 보궐선거라기보다는 마치 '대선' 캠프를 방불케 한다는 표현이 적절할 정도였다.


진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은 당초 22일로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개소식이 있기 하루 전에 국회 본회의에서 이재명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가결돼 이날로 행사가 미뤄졌다.


진교훈 민주당 강서구청장 후보는 24일 오후 '진짜캠프'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과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열고 "강서구민의 승리" 그리고 "가장 안전한 강서구를 만들겠다"라는 의지를 피력했다.


24일 오후 서울 강서구 양천로 진교훈 더불어민주당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인파가 몰려들고 있다. ⓒ데일리안 김은지 기자

입구에서 기약 없는 '병목현상'을 만났을 때,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유리 벽면에 부착된 포스트잇이었다. 캠프를 찾아온 강서구민들이 직접 부착한 것이라고 했다. '진국인 진교훈이다. 교만하지 않고, 훈훈하게 구정활동 하세요'라는 3행시부터 '당신은 민주당의 미래다. 꿈꾸는 언덕 하늘 위로 태산처럼 솟아나리라' '강서로부터 정권교체 지금부터 시작이다' '강서구청장부터 정권교체'라는 문구들이 눈에 띄었다.


이번 강서구청장 보선이 가지는 의미는 단순한 기초자치단체장을 선출하는 선거가 아니다. 그만큼 민주당은 강서 지역에 온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당은 지난 15일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이곳에서 가진 데 이어, 다시 한번 중앙당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 의지를 천명했다. 이번 보선의 의미가 '정권심판론'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이날 진 후보뿐 아니라 조정식 사무총장, 김민석 정책위의장, 김영주 국회부의장,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영호 서울시당 위원장과 강선우·진성준·한정애 의원, 지원본부장 이해식 의원을 비롯한 국회의원과 당원, 시민이 대거 참석해 강서구청장 보선 승리를 다짐했다. 정청래·박찬대·서영교·장경태 최고위원도 필승 의지를 다지고 지도부 차원의 총력전을 약속했다.


문희상 전 국회의장을 비롯해 정세균 전 국무총리, 이해찬·이낙연 전 대표도 영상 축사를 통해 지지를 표하며 눈길을 끌었다. 특히 추미애 상임고문은 직접 마이크를 잡으면서 진 후보에게 힘을 실어줬다.


우선 문 전 의장은 "오늘은 윤석열 정부의 검찰 독재를 심판하기 위한 출정식"이라는 영상 축사를 전하며 개소식의 포문을 열었다.


정세균 전 총리는"섬진강 제방 붕괴로 피해를 입은 남원의 수해현장을 다닌 적이 있었다. 당시 전북경찰청장이었던 진 후보가 장화를 신고 폭우로 잠겼던 마을 곳곳을 다니며 주민들을 위로하고, 수해 복구 중이던 경찰관들의 진흙투성이 손을 잡아주는 모습을 봤다"라고 했다. 그는 "그전부터 진교훈 후보의 됨됨이에 대해 봤다. 이런 사람이면은 무슨 일이든 믿고 맡겨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진 후보에게 힘을 모아달라"라는 내용의 축사를 보냈다.


24일 오후 열린 서울 강서구 양천로 진교훈 더불어민주당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인파가 몰려들고 있다. ⓒ데일리안 김은지 기자

현장에 직접 등판한 추미애 상임고문은 "선거사무소가 떠나갈 듯하다. 이번 선거는 보통 선거가 아님을 이 자리의 열기가 증명해주고 있다"라며 "진교훈 후보의 이름이 참 좋다. 시대의 원칙과 법치, 상식이 무너지고 있는데 진짜 교훈이 되는 삶을 살아온 사람, 무슨 일을 했든지 간에 그런 사람을 우리가 찾고 있는데 딱 이름이 '진짜 교훈' 진교훈이다"라며 진 후보를 치켜세웠다.


또한 추 상임고문은 "경찰로서, 가장 모범된 공직자로서 우리 민생과 치안을 돌보고 현장에서 발로 뛴 '진짜 교훈' 후보가 누구냐"라며 "강서구청장 보선은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는 기회"라고 힘줘 말했다.


정청래 최고위원도 이번 보선을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의 폭주 기관차를 막아내는 일"이라고 규정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재명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가결 등 민주당이 처한 상황을 감안한듯 "여러분께 우울한 소식만 있는데, 한 가지 기쁜 소식을 먼저 전해주겠다"라는 발언을 이어갔다.


정 최고위원이 밝힌 이날 12시 20분 기준 민주당 탈당 인원은 5697명, 입당 인원은 2만7774명이다. 정 최고위원은 이어 강서구의 상황을 말하면서는 "마치 개표장에 온 것 같다"라고 해서 좌중 사이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같은 시간 강서구를 기준으로는 탈당 90명, 입당 424명이라는 내역을 발표하자 현장을 찾은 사람들은 박수와 환호로 이 소식을 환영했다.


당 지도부의 전폭적인 지원 사격과 세 과시가 이어진 데 더해, 상임선대위원장들은 앞다퉈 자신을 "진교훈이다"라고 하면서 "우리 모두 진교훈이 되자"라고 주문했다. 현장의 열기는 더욱 고조되고 "진교훈!"을 외치는 소리의 빈도도 늘어갔다.


상임선대위원장 중 한 명인 김영호 서울시당위원장은 "이날 개소식을 통해 강서 갑·을·병 지역위원회가 하나가 되고 민주당이, 민주진보 세력이 하나가 됐다. 하나가 됐다면 반드시 승리한다. 우리는 하나가 될 때 강해지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24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진교훈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진 후보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은지 기자

한정애(강서병) 상임선대위원장은 "오늘부터 10월 11일 오후 8시 투표가 끝나는 시점까지 (내가) 진교훈이다. 제2의 진교훈, 정청래도 장경태도 서영교도 박찬대도 우리 모두는 진교훈이다"라고 외쳤다. 한 위원장은 "앞에도 진교훈, 옆에도 진교훈, 오른쪽도 진교훈, 뒤돌아봐도 진교훈이라는 얘기가 나올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보선에 임하는 각오를 전했다.


진성준(강서을) 상임선대위원장의 차례가 되자, 참석자들은 "진성준! 진성준!"을 외치다가 "진교훈!"이라고 그의 이름을 바꿔 부르기도 했다. 진 위원장은 보선 승리에 있어 자신이 있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그동안 보선의 투표율이 높지 않았던 점을 상기시키며 주의를 환기했다.


진 위원장은 "당원들의 절박함과 절실함, 뜨거운 열기를 생각하면 승리할 것 같은데 문제는 투표율"이라며 "여기 계신 모든 분들이 '내가 진교훈이다' 이렇게 다짐하셨던 것처럼 내가 진교훈이 돼, 반드시 투표할 수 있도록 애써달라. 투표가 승리"라고 당부했다.


강선우(강서갑) 상임선대위원장도 자신의 이름을 "진교훈"이라고 지칭하면서 "(앞서 틀었던) 영상 마지막에 약간 갈라진 톤으로 '진교훈입니다. 민주당 구청장 후보입니다'라는 멘트가 나온다. 그 꾹꾹 눌러 나오는 진심이 여기 계신 한분 한분, 사랑하는 강서구민 한분 한분께 잘 전달되고 스며들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진 후보는 보선 필승을 다짐하면서 "윤석열 정부 1년 5개월은 참 힘들었다. 이태원 참사와 오송지하차도 참사, 그리고 최근 잇따른 묻지마 범죄 등으로 많은 국민이 불안해하고 있다. 위험사회를 넘어 재난사회로 접어들었단 국민의 우려가 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33년 동안 국민의 안전을 책임져왔던 경찰관으로서 그걸 지켜보는 것이 너무 힘들고 안타까웠다"라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본청 앞 단식투쟁천막에서 열린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자 공천장 수여식에서 진교훈 후보에게 공천장을 수여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또한 진 후보는 정부를 조준해서는 "정권 독주와 퇴행은 날로 거칠어지고 있다"며, 경쟁 후보인 김태우 국민의힘 강서구청장 후보를 겨냥해 "대법원으로부터 유죄 판결을 받고 3개월 만에 사면복권돼 단 4일 만에 자신이 문제를 일으켰던 이곳 강서구청장에 뻔뻔하게 출마선언을 했다"라고 맹폭했다.


진 후보는 "그것을 지켜보며 정치에 뛰어들어야겠다고 결심했다"며 "내가 정치를 시작한 것은 윤석열 정권과 김태우 후보 때문"이라고 단언했다.


나아가 "본인의 범죄혐의로 그 직을 상실한 공직자가 보선에 다시 출마한 것은 한국 정치에 유례없는 최악의 폭거"라고 비판하고 "이런 후안무치 행태에 강서구민들의 자존심이 무너지고 있다. 김태우 후보의 명분 없는 출마에 현명한 강서구민들께서 반드시 회초리를 들어주실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강서구민께서는 이번 선거가 정쟁으로만 치우치는 걸 원치 않는다. 그래서 오늘은 내가 드리는 진교훈의 다섯 가지 약속을 말씀 드리겠다"라고 했다.


이날 진 후보는 △김포공항 보물단지 만들기 3단계 프로젝트 △구민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안전도시 강서 △원도심과 신도심이 조화로운 균형발전도시 강서 △지역경제 활성화 및 함께 잘사는 민생경제 생태계 구축 △아이와 부모가 행복한 강서 등 '강서구민께 드리는 진교훈의 5가지 약속'을 발표했다.


아울러 "요즘 절실한 마음으로 강서구민 한분 한분께 호소하고 있다. 윤석열 정권을 견제해야 한다. 일을 잘하고 청렴한 사람, 나 진교훈이 강서구를 위해 일을 해야 한다고 부탁하고 있다"라고 했다.


진 후보는 "경찰공무원으로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절제된 법집행으로 국민 인권을 보장하는데 평생을 바쳤다. 강서구를 가장 안전하고 주민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도시로, 민생을 최우선으로 하는 구청장이 되겠다"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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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지 기자 (kimej@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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