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대선 불복 운동 때 의원 협박해 서명 받아내"
3주 넘게 공석이었던 미국 하원의장 자리를 ‘트럼프의 남자’ 마이크 존슨 하원의원이 넘겨 받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하원은 25일(현지시간) 본회의를 열고 다수당인 공화당 소속 4선인 마이크 존슨 의원을 신임 하원의장으로 선출했다. 존슨 의장은 이날 하원의장 선출투표에서 재석 의원 429명 가운데 공화당 소속 의원 220명 전원의 지지를 얻어 과반(217표) 득표에 성공함으로써 하원의장에 당선됐다. 반면 재석한 민주당 의원 209명 전원은 하킴 제프리스 자당 원내대표에게 표를 던졌다.
이로써 지난 3일 케빈 매카시 전 하원의장의 탄핵 이후 3주가량 이어져 오던 '하원의회 마비 사태'는 마침표를 찍었다. 존슨 의장은 당장 내일부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요청한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 지원금 문제를 심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존슨 의장은 취임 연설에서 “하원의회에 대한 실망이 커져있는 상황”이라며 “중동에서 우리의 위대한 동맹국인 이스라엘이 공격받고 있다. 내가 상정할 첫 번째 법안은 이스라엘 지원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변호사 출신인 존슨 의장은 2016년 루이지애나에서 처음 당선돼 이곳에서 내리 4선을 지낸 강경파 의원이다. 다른 의장 후보들에 비해 덜 알려졌지만, 존슨 의장은 대표적인 ‘친트럼프계’ 의원으로 꼽힌다. 그는 2020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불복 운동’을 진행하던 당시 공화당 의원들을 설득해 대선 불복에 동조하는 서명 126개를 얻어낸 바 있다.
WSJ는 “당시 존슨 의원은 공화당 동료 의원들에게 적극 로비를 펼쳤고, 때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누가 서명했는지 지켜볼 것’이라 말하며 협박하기도 했다”며 “일부 의원은 존슨의 이런 행동을 위협적으로 받아들이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때 당내 온건파에게 민심을 잃은 그였기에, 당초 외신들은 존슨 의장의 당선 가능성을 낮게 봤다. WSJ는 그의 깜짝 승리에 대해 “공화당 의원들이 지친 것으로 보인다”며 “의회 마비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한 공화당 의원들이 짐 조던 의원보다는 덜 강경하고, 주관이 뚜렷한 존슨 의장 당선에 합의했다”고 분석했다.
존슨 의장의 소식을 듣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트루스 소셜미디어 계정에 “존슨은 위대한 하원의장이 될 것이다”며 “그는 좋은 리더의 자질을 두루 갖추고 있다”고 축하 인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