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 "이란, 간접적으로 전쟁에 계속 개입"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이슬람국가들에 이스라엘에 대한 석유수출을 보이콧하자고 제안했다.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에 따르면 하메네이는 1일(현지시간) 연설에서 이스라엘에 대해 가자지구 폭격을 즉각 중단하라고 경고하고, 이슬람 국가들에는 이스라엘에 대한 석유와 식량수출을 중단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가자지구 민간인들의 인내심이 대중의 양심을 움직이고 있다”며 “영국과 프랑스, 이탈리아 등에서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이스라엘과 미국을 비판하고 있다. 전 세계 여론이 점점 가자지구 쪽으로 돌아서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메네이는 이스라엘군이 지상전을 시작하자 지난달 29일 엑스(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레드라인을 넘었다”며 이스라엘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낸 바 있다. 그는 이 글에서 이스라엘을 적극적으로 돕고 있는 미국도 문제라며 미국에 대해 각을 세웠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도 “이슬람 세계는 억압받는 팔레스타인 국가에 반대하고 시온주의(유대 민족주의)의 정권을 돕고 있는 나라들이 미국과 프랑스, 영국인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이스라엘에 죽음을, 미국에 죽음을”이라고 외치며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을 싸잡아 비난했다.
이란과 이스라엘의 갈등은 이번 전쟁을 통해 더 심화되는 양상이다. 이스라엘 측은 하마스가 이란의 재정적, 군사적 지원을 받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고, 지난달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도 이란이 배후라고 지목한 바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달 28일 “이란은 이스라엘뿐 아니라 서방을 적대시하는 ‘악의 축’중 하나”라며 “그들은 지난 7일 벌어진 우리의 비극을 ‘성공적’이라며 추켜 세우기도 했다”고 말했다.
AP통신은 "이란은 이번 전쟁에 공식적인 개입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지만, 간접적인 방법으로 전쟁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이번 석유·식량 보이콧 제안도 그중 하나다. 이란은 이라크 시아파의 무장세력들, 시리아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 예멘 반군 후티 등에 군사적, 재정적 지원을 하며 이스라엘군과 미군에 대한 공격을 돕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