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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객으로 북적북적' 스포츠 마케팅으로 파고 넘는 양구군


입력 2023.11.28 11:00 수정 2023.11.28 11:00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국방개혁 2.0’ 시행으로 군인·면회객 등 8000명에 가까운 관계인구 손실

20년 이상 주력해온 스포츠마케팅에 더 행정력 쏟아 코로나19 위기도 넘겨

올해 스포츠대회 및 전지훈련팀 유치로 역대 최대인 200억 상회하는 경제효과 기대

ⓒ 양구군
ⓒ 양구군

강원특별자치도 양구군은 접경지역(평화지역)에 위치, 각종 개발에 관한 규제 등에 따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 1990년대 말부터 스포츠마케팅을 주력사업으로 추진해왔다.


그 힘으로 숱한 시련의 파고를 넘어왔다.


2018년 ‘국방개혁 2.0’ 시행에 따라 양구군에 주둔했던 군부대(2사단)가 해체되면서 6000명에 가까운 군인이 양구군을 떠났다. 부대 철수로 인해 중요한 소비 주체였던 군인과 면회객이 ‘증발’하면서 인구감소 충격과 함께 지역경제에도 큰 타격을 가했다. 전국 시군구 지자체 중 가장 인구가 적은 지역 중 하나인 양구군(인구 2만 명대)에는 엄청난 손실이었다. 설상가상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인한 유동인구 및 관광객 감소는 양구군의 지역경제를 더욱 침체시켰다.


역시 기댈 것은 스포츠마케팅이었다.


스포츠마케팅 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 매년 100개 이상의 각급대회와 전지훈련을 유치했다. 이런 실적을 바탕으로 2019년에는 사단법인 한국스포츠마케팅진흥원이 주최하는 '스포츠마케팅 어워드 2019'를, 2020년에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하는 '제16회 대한민국 스포츠산업대상' 최우수상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의 터널을 지나면서도 양구군의 스포츠 대회 및 전지훈련팀 유치와 같은 스포츠마케팅 정책은 흔들림 없이 추진했고 성과도 뚜렷했다.


2020년 코로나19 창궐 탓에 경제효과가 110억여원으로 크게 감소했지만, 2021년 176억원으로 회복세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2022년에는 108개의 스포츠대회 및 77개의 전지훈련팀을 유치해 26만여 명이 양구를 방문, 약 186억원의 경제효과를 일으켰다. 올해는 10월까지 84개의 스포츠대회 및 78개의 전지훈련 팀을 유치해 24만여 명이 양구를 방문, 약 195억원의 경제효과를 거두고 있다. 11~12월에 20개 대회와 10개 전지훈련팀 유치가 예정된 만큼 올해 200억원을 상회하는 역대 최대 경제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한다.


스포츠마케팅을 통한 지역경기 활성화 효과는 올해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일례로 지난 3월에는 무려 11개의 스포츠 대회를 유치해 개최, 선수단과 가족 및 관계자 등 1만여 명이 양구를 찾았다. 선수단 대부분 대회 기간 양구에 체류하기 때문에 지역 숙박업소와 음식점들은 관계인구 급증 속에 특수를 누렸다.


대회 유치는 반짝 특수에 그치지 않고, 전지훈련팀 유치에도 영향을 미친다. 양구군 스포츠재단 관계자는 “대회에 참가한 팀들이 양구의 여러 환경을 겪어본 뒤 마음에 들어 전지훈련지로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대회 유치는 곧 전지훈련팀 유치의 중요한 홍보 수단으로써의 역할도 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한다.


지역 상인들은 “대회 참가를 위해 오신 분들이 여기(양구)에서의 숙박이나 식사, 그리고 자연 환경이나 관광 프로그램 등이 마음에 들어 ‘전지훈련 이곳으로 올게요’하고 떠났다 다시 오는 경우가 많다. 다시 뵙는 분들은 더 반갑다. 그런 분들이 많아져 우리도 살고 그분들도 훈련 잘하고 좋은 성적 거두면 정말 최고 아닌가”라고 말했다.


양구에서 전지훈련을 가졌던 유소년 축구팀 관계자는 “수도권에서 가까운데다 훈련장과 숙소, 식당 등이 다 몰려 있어 이동하기도 편하다. 주변 편의시설도 많다. 시골이라고 하지만 있을 것은 다 있다. 먹고 자는데 불편함이 없다. 어디 멀리 돌아다닐 필요도 없다. 훈련시설도 우수하다. 이제는 지역분들과도 친해져 아이들도 낯설게 느끼지 않고 마음 편안히 운동한다”고 소개했다.


ⓒ양구군


ⓒ 양구군

양구에서 전지훈련을 경험했던 프로농구팀부터 유소년팀까지 시설에 대한 만족도도 높다.


양구군은 기존에 있던 종합운동장과 천연잔디구장, 문화체육회관, 국민체육센터, 양구테니스파크, 역도전용경기장인 용하체육관 등에 이어 최근 수년 동안 야구장, 역도 워밍업장, 실내테니스장, 청춘체육관 등 스포츠 인프라를 더욱 확충해 선수들이 최적의 여건 속에서 기량을 향상시킬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


31개의 종목별 단체가 양구군체육회 산하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것도 전지훈련팀의 훈련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조건이다.


대한역도연맹 최종근 전무이사는 “일반 체육관이야 전국 어디에나 많지만, 역도전용경기장은 정말 흔치 않다. 역도 트레이닝장도 붙어 있다. 경기장 가까운 곳에 숙박시설, 음식점이 다 갖춰져 있어 이동 시간도 거의 필요 없다. 양구군 역도실업팀도 있어 전지훈련 시 함께 운동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 양구군청 관계자들의 특별한 관심과 지원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라고 소개했다.


대회 참가나 전지훈련을 위해 양구에 체류하는 선수단에는 수영장, 체육관 등 체육시설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고, 관광지 무료입장의 혜택도 내놓고 있다.


전문가들은 “양구군은 다년간 축적해온 대회 및 전지훈련에 대한 행정지원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고, 국내 최고 수준의 체육시설과 숙박업소 등이 시내 및 경기장과 매우 가까워 선수단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높은 산소 농도를 자랑하는 환경과 다양한 문화관광 자원을 보유하고 있어 일과 이후 선수들이 여가시간을 건전하게 보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평가했다.


양구군은 스포츠마케팅 정책을 더 체계화하고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스포츠재단(이사장=서흥원 양구군수)도 지난 2022년 9월 설립했다. 스포츠마케팅과 스포츠 관련 시설 업무를 전담할 수 있는 스포츠재단은 지역경제 활성화와 스포츠 발전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위해 양구군 체육회와 상호 협력해 각종 체육대회 및 전지훈련팀 유치, 스포츠 도시 이미지 제고 사업 등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스포츠재단을 중심으로 양구군은 안주하지 않고 한 단계 더 나아가기 위해 종합스포츠타운 조성 사업을 추진하는 등 스포츠 인프라 확장에 더욱 힘쓰고 있다. 기존 시설 외에도 내년에는 양구종합스포츠타운과 제2실내테니스장이 준공될 예정이고, 2024~25년에는 사업비 30여억 원을 들여 역도전용연습장(30면)을 신축할 계획이다. 또 2026년 준공될 양구종합체육공원이 개장하면 스포츠 메카로서의 양구 입지는 더욱 탄탄해질 전망이다.


미래도 밝다. 역점 추진 중인 양구역세권 스포츠행정복합타운 투자선도지구는 2027년 개통 예정인 동서고속화철도 양구역을 중심으로 193,958㎡ 부지에 총사업비 754억원을 투입해 2030년까지 조성한다. ‘스포츠행정복합타운 투자선도지구’는 사업의 타당성과 필요성, 실행 가능성 등 전 분야에 걸쳐 우수한 평가를 받아 지난 7월 국토교통부가 주관하는 지역개발사업(투자선도지구) 공모사업에 최종 선정됐다.


양구군이 지역개발사업 투자선도지구에 선정됨에 따라 국비 지원과 함께 민간투자 활성화를 위한 용적률 및 건폐율 완화, 기반시설 지원 및 인허가 관련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되면서 스포츠 마케팅은 물론이고 관광객 유입 증가와 일자리 창출, 기업 유치에 따른 청년 인구 유입 등으로 지역발전 효과가 극대화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양구군 체육회장을 거쳐 스포츠마케팅 정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서흥원 양구군수는 “우리군은 20여년 스포츠마케팅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다. 스포츠 도시로서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스포츠시설 기반 구축과 시설 개선 등을 통해 유치 활동을 더욱 활발히 해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자 한다. 양구 종합스포츠타운 건립과 야구장과 축구장 등으로 구성된 종합체육공원, 제2실내테니스장, 전지훈련팀의 워밍업 장소로 활용될 트레이닝센터, 실업팀 전용 테니스장 등 기반 시설을 확충해 양구군민들과 양구를 찾는 체육인들에게 최고의 스포츠 인프라를 제공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본 기사는 양구군청의 취재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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