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김종민 공격 강성 당원에 메시지
"과한 행동, 민주당에 무슨 도움 되겠나"
비명계는 "당내 민주주의 완전히 와해"
12월 이후 이탈 감행 가능성 시사하기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비명(비이재명)계를 공격하는 강성 당원을 향해 "이런 과한 행동이 민주당에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비명계는 "당 상황이 질식할 지경"이라며 '신당 창당' '탈당'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전날 자신의 트위터에 "진짜 민주당을 사랑하는 당원이라면 생각해 보십시오"라며 "이런 과한 행동이 민주당에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고 말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강성 당원들이 비명계로 분류되는 김종민 의원 지역구 사무실 앞에서 수박 모형의 탈을 쓴 채 시위하는 사진을 첨부했다. 강성 당원들은 지난 7일 김 의원 지역구 사무실 앞에서 '김종민 넌 역적이다' '민주당에서 꺼져라' '민주당의 배신자들 당원들이 심판한다'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인 바 있다.
이 대표가 이례적으로 늦은 오후에 강성 당원들을 향해 이같은 메시지를 낸 건 비명계에 대한 공격 수위가 도를 넘었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가 단식 투쟁 복귀 후 수차례 '통합'을 당부했지만, 강성 당원들의 비명계 공격은 좀처럼 그치지 않고 있다.
이같은 상황 때문인지, 비명계 일각에서는 '신당 창당'과 '탈당' 가능성을 시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이 대표 복귀 후 친명계로 분류되는 최고위원이 선임되고 친명계 위주로 총선기획단이 구성되면서 이들의 당내 입지가 더욱 좁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조응천 의원은 전날 한 라디오 방송에서 "민물고기로 담수에 들어왔는데 지금 (당이) 소금물이 돼서 숨을 쉴 수가 없다. 당 상황이 질식할 지경"이라며 "(당을 바꾸기 위해) 12월까지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12월은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신당 창당' 시점으로 지목하는 등 '정계 빅뱅'이 예상되는 시기다. 정가에서는 비명계 일부가 탈당해 정계개편을 촉발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조 의원도 12월 이후로는 중대결단을 감행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는 '질식할 지경의 당 상황'의 원인에 대해 "당내 패권주의, 사당화, 팬덤 정치"라고 언급하며 "당내 민주주의가 완전히 와해됐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이 대표가 (당대표가) 된 이후 1년 반 이상 우리 당은 사당화의 길로 계속 가고 있다"며 "총선을 앞두고 조금이라도 대표에게 쓴소리를 하거나 좀 다른 목소리를 내면 그냥 '너는 역적' '너는 수박' 그런 분위기가 (당 안에) 꽉 차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끝까지 민주당을 정상적인 정당으로 바꾸려고 노력하겠다"면서도 "그래도 끝까지 (그대로) 간다면 이게 과연 길인가, 접어야 되나 생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비명계인 이원욱 의원도 한 라디오 방송에서 "도저히 민주당은 개선해서 쓸 수 없다는 판단을 갖게 되는 의원들이 생긴다면 나를 포함해서 또 다른 결단을 할 수 있는 의원들이 충분히 나올 수 있다고 본다"며 탈당 가능성을 열어뒀다.
다만 비명계 내에서도 의견은 엇갈린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서 "(이 전 대표가) 단순히 중간자 역할을 할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반드시 총선 전에 (국민의힘으로) 돌아올 것이다, 그러면 그 신당에 합류했었던 민주당 의원이 누가됐든 국민의힘에 갈 것까지 고려하고 판단해야 한다"라며 비명계의 이탈 가능성을 낮게 봤다.
고 최고위원은 또 "민주당에 있으면서 발언하시는 분들은 정치적 행보와 약속의 중요성을 굉장히 강조를 많이 해오면서 우리 민주당의 문제점들을 비판하고 계시지 않느냐"라며 "본인 스스로의 말, 즉 민주당과 국민의힘을 계속 공격하고 또 문제점을 지적했었던 과거들의 경험이 있기 때문에 국민의힘으로 옮기는 것까지를 생각한다면 민주당을 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