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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항마’에 헤일리 급부상…공화당 큰손들, 지지 선언


입력 2023.11.29 21:02 수정 2023.11.29 21:02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 주자인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대사가 지난 20일 뉴햄프셔주 훅세트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대선을 1년 앞두고 공화당 대선 경선주자 니키 헤일리 전 유엔 주재 미 대사(전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가 주가를 높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내 대선후보 경선 독주를 저지하려는 반(反)트럼프 세력이 그를 대안으로 지원하고 있는데 힘입어 막대한 자금력과 조직력까지 손에 넣어 날개를 단 것이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보수 성향 억만장자 찰스 코크가 이끄는 공화당 최대 정치후원단체 ‘번영을 위한 미국인들(Americans for Prosperity·AFP) 액션’(코크 네트워크)은 28일(현지시간) 공화당 대선후보로 헤일리 전 대사를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에밀리 사이델 코크 네트워크 선임고문은 발표문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탓에 공화당이 여러 선거에서 패배하고 있다며 “헤일리는 트럼프가 확보할 수 없는 핵심적인 무당파와 중도층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공화당의 대선 경선 첫 테이프를 끊는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2024년 1월 15일)를 불과 7주 남겨둔 시점이다. 자금과 조직에서 열세라는 평을 들어온 헤일리 전 대사는 ‘천군만마’를 얻은 셈이다.


코크 네트워크는 트럼프 전 대통령 대항마로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를 눈여겨보다 헤일리 전 대사로 급선회했다. 헤일리 전 대사의 기세가 등등하기 때문이다. 그가 아이오와주와 뉴햄프셔주 유권자 대상 여론조사에서 디샌티스 주지사를 앞서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 정당별 대선후보는 주별 순회 경선을 거쳐 결정되는데, 경선레이스 초반인 내년 초 실시되는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와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선거)는 전체 판세에 큰 영향을 미치는 승부처다.


최근 공개된 워싱턴포스트(WP) 여론조사에서 헤일리 전 대사는 지지율 18%로 트럼프 전 대통령(46%)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지난 10~14일 실시된 CNN의 뉴햄프셔주 여론조사에서도 트럼프(42%) 다음으로 높은 20%를 기록했다. 반면 ‘트럼프 대항마’를 자처했던 디샌티스 주지사는 정치자금 기부단체인 ‘네버 백 다운’ 대표이자 공화당 전략가로 꼽히는 크리스 얀코프스키가 내홍 끝에 사임하는 등 한풀 꺾인 모양새다.


지지율이 오르자 월가의 큰손들도 그를 미는 분위기다. ‘헤지펀드의 전설’로 알려진 스탠리 드러켄밀러, 헤지펀드 시타델 창업자 켄 그리핀, 부동산업계 거물 배리 스턴리히트 등이 ‘헤일리 지지’를 선언했다. 인테리어 소매 기업 홈디포 설립자인 케네스랭곤도 최근 트럼프 대신 그를 지지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14일 뉴욕에서 연 기부금 행사도 월가 거물급 인사가 줄을 서는 등 성공적이었다.


그의 급부상은 예견됐다는 견해도 나온다. 부자들의 입맛에 맞는 시장자유주의 철학의 소유자인 데다 낙태문제에 폐쇄적인 공화당 내에서 상대적으로 개방적인 스탠스를 취하며, 유엔대사를 지낸 경력으로 세계 정세에도 비교적 밝다는 게 강점으로 꼽힌다.

김상도 기자 (sara087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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