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개혁 與 '강경파' 어찌할꼬…정청래, 당내 우려에 직접 소통 나선다

김주훈 기자 (jhkim@dailian.co.kr)

입력 2026.03.11 00:30  수정 2026.03.11 00:30

강경파 '검찰개혁' 정부안 반발 여전

김용민 "개혁 취지 훼손에 위험성도"

강성 지지층, 李 개혁 의지 의심 분출

당 관계자 "우려되는 상황…소통 필요"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이 지난달 28일 국회에서 열린 2월 임시국회 8차 본회의에서 법사위 여당 간사 김용민 의원, 법사위원인 서영교·박지원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

정부의 검찰개혁안을 두고 더불어민주당 내 갈등이 해소되지 않는 분위기다. 강경파를 중심으로 정부안이 "검찰개혁 취지를 훼손한다"며 반발이 분출되면서다. 논란이 확산되면서 강성 지지층 사이에선 이재명 대통령의 검찰 개혁 의지를 의심하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이에 정청래 대표는 조만간 이들과 소통에 나서는 것으로 확인됐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10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정 대표 등 지도부가 법사위 인사들과 소통하고 있나'라는 질의에 "조만간 (소통) 하려고 하고 있다"며 "정책위 단위가 됐든, 원내 단위가 됐든 이견이 있기 때문에 소통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 상황에 대해 우려를 안 할 수 없다"며 "검찰개혁 관련해 이견이 있는데, 이견을 조율하고 협의하는 과정은 반드시 필요하다. 조율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당내에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인사들의 최근 행보에 대해 우려를 보내고 있다. 이미 당은 정부가 재입법 예고한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설치 수정안을 당론으로 채택했지만, 소위 강경파로 평가되는 인사들은 재수정 요구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검찰총장 명칭 존치와 검사 재임용 방식 등을 놓고 수정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다만 단순한 수정 요구를 넘어 정부안에 대해 '보완수사권'을 부여하는 전제로 마련됐고, 결국 검찰보다 강력한 공소청이 탄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이는 이재명 정부의 검찰개혁 의지를 의심하는 여론이 확산되는 기폭제가 되고 있다.


현재 전면에서 당론 수정을 요구하는 것은 법사위원장인 추미애 의원과 여당 간사인 김용민 의원이다. 이들은 지난달 22일 의원총회에서 중수청·공소청 설치 수정안이 충분한 의견 수렴 없이 거수투표로 당론으로 채택된 것에 문제를 삼으며 수정을 요구하고 있다. 지도부는 큰 틀의 수정은 불가하지만, 미세 조정은 논의하겠다며 진화에 나서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경파 인사들은 수정을 관철하기 위해 정부안에 대해 비판과 우려를 쏟아내고 있고, 이는 일부 강성 지지층 여론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추 의원은 지난 6일 페이스북을 통해 "정부의 검찰 개혁 법안이 확정되고 많은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데, 당론이기 때문에 수정 안 된다는 당 관계자 발언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며 "국민의 비판이 옳은지 그른지 제대로 따지지도 않고, 무 자르듯 불관용의 자세는 민주주의의 핵심인 국민에 의한 정치의 배반이 될 수 있다"고 직격했다.


문제는 이 대통령이 중재에 나서는 상황에서조차 강경파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일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검찰개혁을 두고 "필요한 개혁을 하더라도 전체를 싸잡아 비난하며 모두를 개혁 대상으로 몰아서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우는 결과가 되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정치권에선 이 대통령이 정부의 검찰개혁안에 반대 목소리를 낸 강경파 의원들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지만, 오히려 강경파는 다른 해석을 내놓으며 당론 수정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김 의원은 10일 MBC라디오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인지 정확히 알 수 없다"면서도 "그동안 개혁을 추진한 과정을 보면 문제 제기가 있다면 귀를 기울이고 의견이 타당하면 다시 공론화 과정을 거쳐 의견을 바꾸기도 했다. 지금 모든 것이 결정됐으니 토론하지 말라 혹은 문제 제기하지 말라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에서 내놓은 검찰개혁안이 이대로 만약 시행된다면 검찰 개혁의 취지를 오히려 훼손시키고 굉장히 큰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본다"며 "지금 법을 보면 보완수사권을 주는 것을 전제로 만들어왔는데, 이는 직접수사권으로 지금의 검찰보다 더 강력한 공소청이 탄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중앙당 및 시ㆍ도당 선거관리위원장 연석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도부 일부에서도 우려를 표하는 이유는 단순히 일부 의원의 이견이 그치지 않고, 여론에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 대통령이 '초가삼간 태우는 결과'를 언급한 엑스 게시물 댓글에는 "검찰은 지금 이 순간 만세삼창을 부르고 있을 것" "법사위 원안대로 검찰 개혁해달라. 국민을 배신하지 말라" "검찰 권력 확대해 주자는 결론이 왜 정부안에서 나오나. 그게 개혁인가" 등 반응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핵심 공약으로 검찰 개혁을 내세웠지만, 오히려 검찰 개혁에 대한 배신의 상징으로 그려지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크게 반발하는 인사가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다. 강경파의 우려와 달리 검찰 권력을 상실시키는 안임에도 일부 조항을 확대 해석해 이재명 정부를 '반개혁'으로 몰아가는 것에 불만을 터뜨린 것이다.


정 장관은 지난 9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정부가 이룬 검사의 직접 수사개시권 완전 폐지, 검찰청의 중수청·공소청 분리는 역대 어떤 민주 정부도 해내지 못한 역사적 성과"라면서 "지난 2월 민주당의 수정 의견도 대폭 반영해 정부에서 집중 논의해 만든 법안이다. 일부 조항을 확대 해석하고 오해해 반개혁으로 몰아가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원내 지도부에서도 강경파에 대해 경고하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그동안 지도부는 정부의 검찰개혁안을 두고 당내에서 여러 이견이 노출된 만큼, 갈등이 확산되지 않도록 발언을 아껴왔다. 정 대표 역시 8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당원과 국민이 걱정하는 것을 잘 안다"며 "요란하지 않게 물밑에서 잘 조율해 잘될 것으로 생각하며, 당대표로서 역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의 박찬운 자문위원장이 사퇴하는 상황까지 벌어지자 분위기가 달라진 것으로 보인다. 박 전 위원장은 사퇴 전 '보완수사권 폐지'를 주장하는 여권 강경파에 대해 우려를 드러낸 바 있다. 박 전 위원장은 보완수사권이 필요하다는 입장인데, 이 논쟁이 강경파 의견과 배치되는 탓에 현재 검찰개혁안을 둘러싼 갈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에 자진 사퇴를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자 박 전 위원장이 사퇴한 다음 날(10일)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선 강경파를 겨냥한 지도부의 발언이 쏟아졌다.


전용기 원내소통수석부대표는 "이재명 정부의 검찰개혁안을 존중해야 하는데, 이미 6차례 의원총회 논의를 거쳐 당론으로 채택한 사안이기 때문"이라면서 "정부가 숙의를 거치고 당과 논의 후 가지고 온 개혁안을 개혁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은 정부와 개혁 자체를 흔들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상식 원내부대표도 "노무현 정부의 검찰 개혁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하는데, 완전한 개혁에 집착했던 것이 패착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검찰 개혁의 올바른 방향에 대한 문제의식은 분명히 가져야 하지만, 타이밍에 맞는 결정을 내릴 줄 아는 현실감각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도부는 중수청과 공소청 설치법을 정부안을 토대로 이번 달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강경파 반발을 의식해 미세한 부분은 조정할 수 있다고 열어 놨지만, 여전히 당론을 수정할 수 없다는 입장은 명확히 했다. 결국 당은 정부안을 관철시킬 계획이지만, 이 과정에서 강경파 의원들의 반발이 확대될지는 정 대표의 설득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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