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삼총리 연대설'까지 나오자 부랴부랴 통합 행보
이낙연은 회동 선 긋기…"특별한 생각이 있지는 않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낙연 전 대표 출당 청원을 삭제한 데 이어 '명낙 회동' 가능성까지 열어뒀다. 이낙연 전 대표가 최근 당을 향한 비판 수위를 끌어올리고, '신당' 가능성을 열어둔 건 물론 정세균·김부겸 전 총리와 연쇄 회동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재명 대표가 '내부 리스크 관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표는 6일 국회와 강서구 현장 간담회 자리 등에서 '이낙연 전 대표를 만나거나 당내에서 역할을 맡길 계획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가능한 많은 분하고 같이 대화를 해야 할 것"이라며 "우리 당의 단합, 소통은 매우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누구나 열어 놓고 소통하고 대화하고 협의해 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재명 대표 측은 이낙연 전 대표와의 만남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이날 알려졌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같은 소식을 전하면서 "국민과 당원이 바라는 민주당의 단결과 강한 민주당, 윤석열독주정권과 투쟁하는 민주당을 위해서 화답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경쟁했던 두 사람은 지난 7월 서울 모처에서 회동했다. 두 사람 모두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당이 화합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다만 이낙연 전 대표는 '혁신'에 방점을 둔 반면, 이재명 대표는 '단합'을 강조하면서 미묘한 온도차를 드러냈다. 더욱이 이낙연 전 대표의 당내 역할이 정해지지 않으면서 두 사람의 회동은 '일회성'에 그쳤다. 이에 당 안팎에서는 "사진 찍기 위해 만난 것" "양측의 신경전만 더 심화시켰다" 등의 평가가 나왔다.
이렇다 할 접점이 없던 상황에서 이재명 대표가 이낙연 전 대표와의 만남을 추진하는 건, 총선을 앞두고 분열 양상이 짙어지고 있는 데에 따른 것이다. 이낙연 전 대표는 최근 '신당 창당' 가능성을 열어둔 데 이어 출당을 요구하는 강성 당원 청원에 대해 "당에서 몰아내면 받아야지 어떻게 하겠나"라고 말하는 등 연일 수위 높은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더욱이 이낙연 전 대표가 정세균·김부겸 전 총리와 연쇄 회동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명(비이재명)계의 구심점으로서 세력화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재명 사당화'에 대한 비명계의 누적된 불만이 이들을 통해 규합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실제 이낙연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삼육대에서 특강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세 총리의 연대 가능성에 "그분들도 지도자이시고 당연히 여러 생각이 있을 것이다. '연합'이라고 이름 붙이는 게 적절한지는 모르겠으나 개별적으로 만나 고민을 나누고 함께 걱정하는 시간은 가졌다"고 말하면서 이른바 '삼총리 연대설'을 완전히 일축하지는 않았다.
이를 의식한 듯 이재명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 "배제의 정치가 아니라 통합과 단결의 정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또 당 국민응답센터에 올라온 이낙연 전 대표에 대한 출당 청원을 삭제하라고도 지시했다.
하지만 이낙연 전 대표는 '명낙 회동' 가능성에 선을 긋는 모습이다. 그는 '이 대표가 만남을 추진한다는 얘기가 있고, 통합을 위한 손을 내밀려고 한다는 평가를 어떻게 보느냐'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특별한 생각이 있지는 않다"며 "총선에 임해서 선거를 치러야 하는 것은 당이고, 또 출마자들이라서 그분들이 최선의 결정을 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아울러 이재명 대표가 자신의 출당을 요구하는 청원을 삭제하라고 지시한 것에 대해서는 "제가 미국에서 공부하고 책을 쓰고 있을 때 그 제명 청원에 5만명이 참여한 일 있었다. 그런 일에 대해 굉장히 여러 가지 느낌이 든다"며 "그런 일들이 당에 도움이 될지 서로 잘 생각했으면 좋겠다. 이런 마음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