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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자가 바뀌나’ 항저우 AG에서 그려진 희비 쌍곡선 [2023 스포츠 결산]


입력 2023.12.18 07:00 수정 2023.12.18 10:12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금메달 50개 이상 목표 달성은 실패…일본 이어 종합 3위

메달 총계서는 일본에 앞서…새로운 효자종목 ‘수영’ 르네상스 영향

레슬링-유도 등 전통의 효자종목들 굴욕, 아시아 무대도 버거워

김우민 ⓒ 뉴시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효자 종목’의 변화가 감지됐다.


한국(금메달 42개)은 2018년 대회와 마찬가지로 중국(금메달 200개)-일본(금메달 51개)에 이어 종합순위 3위를 기록했다. 대회 전,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미디어데이를 통해 밝힌 목표는 달성하지 못했다. 당시 내건 목표는 '금메달 50개 이상, 종합 3위'.


일본과 격차는 좁히며 희망은 키웠다. 한국은 금메달 42개를 비롯해 은메달 59개, 동메달 89개로 총 190개의 메달을 수확했다. 지난 대회보다 금메달은 7개 적었지만, 합계 메달로는 13개를 더 목에 걸었다. 일본보다 메달 4개를 더 획득, 합계 순위에서 근소한 우위로 2위에 올랐다.


원동력은 새로운 효자 종목으로 급부상한 수영이다. 아시아 무대에서도 중국-일본 기세에 밀려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수영에서 메달이 쏟아졌다.


한국 수영 경영은 금메달 6개를 비롯해 은메달 6개-동메달 10개를 수확, 역대 아시안게임 수영 종목 최다 금메달 기록(2010년 광저우 대회 4개)을 넘어섰다. 계영 6개 종목에서는 모두 한국 신기록을 수립, 무려 14개 종목에서 한국 기록을 경신하는 큰 성과를 거뒀다.


김우민(강원도청)은 남자 자유형 400m에서 판잔러(중국)를 밀어내고 금메달을 차지하는 등 한국 수영 선수 세 번째로 아시안게임 3관왕에 등극했다. 남자 계영 800m에서 황선우, 양재훈(이상 강원도청), 이호준(대구광역시청)과 금메달을 합작했고, 남자 자유형 800m에서는 7분46초03의 대회 신기록을 만들었다.


ⓒ 뉴시스

황선우도 남자 자유형 2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어 2관왕에 올랐다. 남자 혼계영 400m, 남자 계영 400m에서는 은메달, 자유형 100m, 혼성 혼계영 400m에서는 동메달을 획득하며 무려 6개 메달을 쓸어 담았다.


백인철(부산광역시중구청)은 남자 접영 50m에서 한국 신기록이자 대회 신기록으로 한국 선수 최초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한국 수영은 다이빙에서도 은메달 2개와 4개 동메달을 추가했다.


과거 ‘마린보이’ 박태환의 독식과 비교하면, 이번 결과는 특정 선수에게 금메달이 편중되지 않아 더욱 고무적이다. 박태환 이후 황선우, 김우민, 지유찬, 이주호, 백인철, 허연경, 이은지 등 수많은 스타가 탄생하며 한국 수영은 '르네상스 시대'를 열어젖혔다.


어느덧 든든한 효자로 자리 잡은 펜싱은 이번에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한국 펜싱은 총 52개의 메달을 획득, 역대 아시안게임 펜싱 종목 최다 금메달 국가로 도약했다. 금메달 6개, 은메달 3개, 동메달 3개를 획득, 2010년 광저우 대회부터 4회 연속 종목별 종합 우승을 달성했다. 오상욱(대전광역시청)은 남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우승한 뒤 구본길-김정환(이상 국민체육진흥공단), 김준호(화성시청)와 단체전 정상에 오르며 2관왕이 됐다.


임시현 ⓒ 뉴시스

전통의 효자 종목 양궁도 기대치를 충족했다.


리커브 대표팀이 5개의 금메달 중 남자 개인전만 놓치고 4개의 금메달을 쓸어 담았다. 임시현(한국체대)은 이우석(코오롱)과 혼성 단체전에서 리커브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여자 개인전에서는 안산(광주여대)을 제압하고 두 번째 금메달을 수확했다. 임시현은 안산-최미선(광주은행)과 여자 단체전에서도 우승해 3관왕에 올랐다. 이우석, 오진혁(현대제철), 김제덕(예천군청)이 출전한 남자 단체전에서도 금메달을 따내며 2010년 광저우 대회 이후 13년 만에 남녀 동반 우승을 일궜다.


컴파운드 대표팀은 인도 강세에 눌려 5개 걸려 있는 금메달 중 1개도 가져오지 못했다. 양궁 컴파운드는 아직 올림픽 정식 종목이 아니지만, 2028년 LA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있다.


금메달 5개 포함 9개의 메달을 가져온 태권도, 신유빈이 출전하며 관심을 모았던 탁구는 금메달 1개를 비롯해 8개의 메달을 따냈다. 지난 대회 메달 4개(은 1개, 동 3개) 보다 2배 많은 수치다. '노메달 수모'를 당했던 배드민턴은 5년 사이 장족의 발전을 이뤘다. 여자 단식 세계 1위 안세영을 앞세워 따낸 금메달 2개를 비롯해 메달 7개를 목에 걸었다. e스포츠 종목에서 '페이커' 이상혁이 출전한 리그오브레전드에서 금메달 포함 총 4개의 메달을 따냈다.


한국 여자배구대표팀. ⓒ 뉴시스

전통적인 효자였지만 아쉬운 성적을 받은 종목도 있다.


2018년 대회에서 금메달 2개 포함 8개 메달을 따냈던 레슬링은 이번 대회에서 동메달 2개에 그치며 1966 방콕 대회 이후 57년 만에 굴욕적인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단 1명도 결승에 오르지 못할 정도로 좋지 않았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4개의 금메달 획득했던 유도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는 금메달 1개에 그쳤다. 세대교체 중인 한국 유도는 이번 대회서 금메달 1개, 은메달 2개, 동메달 6개를 획득했다. 금메달 수만 따지면 역대 가장 저조한 성적이다.


배구는 남자팀이 61년 만에, 여자팀이 17년 만에 노메달을 썼다. 한국 농구 역시 좋지 않았다. 여자팀이 동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남자팀은 7위로 2006년 도하 대회 후 최저 성적을 찍으며 아시아권에서도 정상 등극이 쉽지 않다는 냉엄한 현실을 재확인했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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