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정신전력 '휘청'…간부는 기밀유출, 병사는 '北 찬양물' 유포

이적표현물 제작한 해군 병장

부대 내 화장실에 부착해 유포

지난해엔 현역 대위가 기밀 유출

北공작원 추정 인물에게 포섭돼

남측에 살포된 북한의 대남전단(자료사진) ⓒ뉴시스

현역 해군 병사가 북한 체제 찬양물을 제작해 병영 내에서 유포하다 적발됐다. 해당 병사는 중국인으로 추정되는 인물에게 군사기밀까지 유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19일 국군방첩사령부와 해군 등은 해군 A병장을 국가보안법 및 군형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방첩사에 따르면, 지난해 5월 해군에 입대한 A병장은 B함대사령부 승조원으로 근무하던 지난해 11월 휴가 기간에 자택에서 북한 김일성 일가와 주체사상을 찬양하는 이적표현물을 만들었다.

A병장은 북한의 온라인 대남선전매체 게시물을 인용해 이적표현물을 제작했고, 출력한 이적표현물을 소지한 채 부대에 복귀했다. 그는 이적표현물을 영내 화장실에 붙이는 방식으로 유포하고 남은 출력물은 관물대에 보관했다.

관련 신고를 받고 출동한 방첩사는 A병장을 압수수색 하는 과정에서 이적표현물을 회수했다.

A병장은 해상작전 중 군사기밀에 해당하는 소속 함정의 위치를 신분이 불명확한 중국인에게 개인 스마트폰으로 유출한 혐의까지 받고 있다.

수병은 해상 임무 중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없지만, A병장이 반입한 스마트폰은 통신이 가능한 상태였다.

방첩사는 지난 4월 6일 A병장을 해군검찰단에 송치했고, 검찰단은 수사를 통해 범행 경위와 세부 내용 등을 보강한 뒤 불구속 기소했다.

A병장은 전역 전까지 군사법원에서 재판을 받을 예정이다. 전역 이후까지 재판이 이어질 경우, 자택 주거지를 관할하는 민간법원으로 사건이 이관된다.

국군 장병의 해이한 정신전력은 간부급에서 더 심각하게 불거지기도 했다.

방첩사와 경찰청은 지난해 4월 현역 C대위가 가상화폐를 받고 북한 공작원으로 추정되는 인물에게 군사기밀을 건넨 혐의를 발견하고 사법절차를 진행한 바 있다.

방첩사는 "우리 군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병영 내에서 현역 장병들의 간첩·이적 행위가 지속 식별되는 문제점을 철저히 분석 후 고강도 자정 노력을 전개해 '군인다운 군인, 군대다운 군대' 양성에 진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