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와 공갈범들 중 어느 쪽이 신빙성 있을지 판단해달라"
유흥업소 여실장과 함께 이씨 협박한 인물도 영장신청
마약 투약 혐의를 받고 있는 배우 이선균(48)씨에 대한 경찰의 세 번째 소환 조사가 19여시간만에 종료됐다. 경찰은 앞서 이씨를 지난 10월28일과 지난달 4일 두 차례 불러 소환 조사를 진행했다.
24일 복수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10분께 경찰 조사를 마친 이씨는 다소 초췌한 표정으로 인천 논현경찰서를 나섰다. 전날 오전 10시께 경찰에 출석한 지 약 19시간 만이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대마·향정 혐의 피의자인 동시에 공갈협박 피해자인 이씨는 "일단 오늘 피의자 조사, 고소인 조사 함께 진행했다"며 "오늘 조사에 성실히 임했고, 이제 앞으로 경찰에서 저와 공갈범들 사이에 어느 쪽이 진술에 신빙성이 있는지 잘 판단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나 그는 "마약 투약 혐의는 인정하는 것인가"라는 물음에는 "오늘 경찰 조사에서 다 성실하게 말씀드렸다"고만 답했다. 이어 "마약 투약의 고의성을 아직도 부인하느냐"는 질문에도 같은 대답을 반복한 뒤 차량을 타고 귀가했다.
경찰은 전날 늦은 오후께 조사가 길어지자, 이씨 측으로부터 심야 조사 동의를 받은 뒤 조사를 이어갔다.
'경찰 수사에 관한 인권보호 규칙'에 따르면 경찰은 피의자를 심야와 새벽에 해당하는 오후 9시부터 오전 6시까지는 조사를 할 수 없다. 하지만 불가피한 상황이나 공소시효가 임박한 경우에는 피의자의 동의를 받아 심야 조사를 실시할 수 있다.
이날 경찰은 이씨를 상대로 마약 사건을 비롯한 강남 유흥업소 실장 A(29·여)씨 등 2명으로부터 협박을 당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이씨 측은 A씨 등에게 지속적인 공갈과 협박을 당해 3억5000만원을 뜯겼다며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한 바 있다. 그러나 A씨는 "신원을 알 수 없는 사람에게 나도 협박을 당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번 이씨의 소환조사를 마지막으로 수사를 조만간 마무리하고, 송치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씨는 올해 A씨의 서울 소재 주거지에서 수차례 대마초를 피우거나 케타민을 투약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그동안 이씨는 간이 시약검사를 비롯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1차(모발)·2차(겨드랑이털) 정밀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
경찰 조사과정에서 이씨는 “A씨가 나를 속이고 마약을 줬다. 그게 마약인 줄은 몰랐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찰은 A씨와 함께 이씨를 협박한 것으로 추정되는 인물을 특정, B씨를 공갈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B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오는 26일 인천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