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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이 만만한가, 일본보다 경계해야 할 모래바람 [기자수첩]


입력 2024.01.06 07:01 수정 2024.01.06 07:01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벌써부터 라이벌 일본과 결승전 매치업 성사된 분위기

클린스만 감독도 “일본과 결승서 만나길 희망한다”며 분위기 띄워

상당수 대회에서 중동 국가에 발목, 중동서 열린 아시안컵서 번번이 우승 좌절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한국과 카타르의 8강전에서 손흥민이 승리에 기뻐하는 카타르 선수들 앞을 지나가고 있다. ⓒ 데일리안DB

오는 12일 개막하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결승 대진이 벌써 한국과 일본의 맞대결로 정해지는 분위기다.


아시안컵에서 1960년 이후 반세기 넘게 정상에 오르지 못한 축구대표팀은 이번이 64년 만에 우승을 차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여기고 있다.


손흥민(토트넘)과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공수에 월드클래스 선수들이 팀의 중심을 잡고 있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서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한 황희찬(울버햄튼)과 한국 축구 최고 기대주 이강인(PSG)이 가세한 클린스만호는 역대 대표팀 중에서 최고의 전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우승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강력한 라이벌은 역시 일본이다.


일본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아시아 국가 중 가장 높은 17위로, 23위의 한국을 앞선다. 아시안컵 엔트리 26명 중 무려 20명을 유럽파로 채울 정도로 전력이 막강하다.


한국과 일본 모두 조별리그부터 1위를 차지하는 등 예상대로 순항한다면 대망의 결승전서 맞붙게 된다.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도 26명의 아시안컵 엔트리를 발표하는 자리서 “일본은 대한민국의 라이벌이다. 특별한 경기가 될 것 같다. 결승서 만나길 희망한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마치 강력한 우승후보 일본만 꺾는다면 원하는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것이란 계산이 서 있는 듯하다.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한국과 카타르의 8강전에서 패한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좌절하고 있다. ⓒ 데일리안DB

하지만 모든 포커스를 일본에만 맞추면 곤란하다. 결승까지 가기 위해서는 험난한 모래바람을 넘어야 한다. 당장 클린스만호는 이번 대회 조별리그부터 요르단과 바레인 등 중동 국가 2팀과 경쟁을 펼친다.


한국이 무려 64년 동안 아시안컵 정상에 서지 못한 것은 일본보다는 중동의 벽에 가로막혔던 게 크다. 실제 한국은 상당수 대회에서 중동 ‘모래바람’에 발목을 잡혔다.


1996년 UAE 대회 8강전에서 이란에 2-6이라는 굴욕적인 스코어로 패한 게 그 시작이었다.


한국은 2000년 레바논 대회 준결승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 져 탈락했고, 2007년 동남아 대회 준결승에서는 이라크에 승부차기 접전 끝에 패하며 우승 꿈을 접었다.


클린스만호의 강력한 라이벌 일본. ⓒ AP=뉴시스

이번 대회가 또 다시 중동에서 열린다는 점도 불안하다.


한국은 1956년 홍콩에서 열린 첫 대회와 1960년 한국에서 열린 제2회 대회에서 아시안컵 2연패를 달성했다. 즉 중동에서 열린 대회에서는 우승을 차지한 적이 없다.


파울루 벤투 전 감독 체제로 출전한 직전 아시안컵도 UAE서 열렸는데 당시 한국은 복병 카타르에 8강전에서 불의의 일격을 당하며 짐을 쌌다. 당시 대결에서는 손흥민과 김민재, 클린스만 감독이 이번에 선발하려 했던 황의조(노리치시티)가 모두 있었음에도 패했다.


벌써부터 라이벌 일본과 결승에서 만나는 그림을 그리기보단 눈앞의 상대에 좀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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