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별리그부터 예상 밖 부진에 특정 선수 향한 과도한 비난
SNS 찾아가 악플에 인신공격까지 집중포화
토너먼트 앞두고 비난보다는 응원과 격려 필요할 때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 나서고 있는 축구대표팀이 조별리그부터 예상 밖 부진에 빠지자 또 다시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일부 선수들에 대한 비난은 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다.
가장 많은 비난을 받고 있는 선수는 공격수 조규성(미트윌란)이다. 그는 바레인과 요르단을 상대로 조별리그 2경기에 모두 선발로 나섰지만 유효슈팅을 단 한 개도 기록하지 못하고 물러났다.
무엇보다 대표팀이 졸전 끝에 가까스로 2-2 무승부를 기록한 요르단과 경기에서는 공중볼 경합에서 단 한 번도 승리하지 못했고, 빈 골대를 두고 날린 오른발 슈팅이 골문 위로 크게 벗어나자 폭발한 팬들이 SNS까지 찾아가 과도한 비난을 쏟아냈다.
공교롭게도 아시안컵 기간에 맞춰 조규성이 예능프로그램에 등장하면서 그의 방송 출연을 문제 삼거나 긴 머리카락을 자르라는 비판 댓글이 줄을 잇고 있다.
조규성은 2022년 11월에 열린 카타르 월드컵을 통해 혜성처럼 등장한 선수다. 그는 가나와 조별리그 2차전서 멀티골을 기록하며 축구팬들의 찬사를 받았다.
하지만 1년 2개월 전 ‘카타르의 영웅’이 역적으로 전락하는 것은 한순간이다.
왼쪽 측면 수비수 이기제(수원삼성) 역시 부진한 경기력을 보이며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기제는 지난해 9월 30일 인천유나이티드전 이후 소속팀에서 3개월 가까이 경기를 뛰지 못했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이기제에 믿음을 보이며 그를 아시안컵 최종엔트리에 발탁했다.
조별리그 2경기 모두 선발로 나왔지만 부진한 모습을 보인 그는 부상 악재까지 겹치며 결국 말레이시아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에 결장했다. 조규성의 머리카락에 이어 이기제의 턱수염을 걸고 넘어져도 이상하지 않을 현 분위기다.
도 넘은 비난에 선수들이 받는 심적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월드컵에 이어 아시안컵에서도 벌써 희생양이 나오고 있는 분위기다.
현재 대표팀이 갈 길은 멀다. 이제 막 조별리그를 끝냈는데 대표팀은 일본, 이란,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강적이 아닌 외압에 시달리고 있다.
선수 선발과 기용에 전적인 권한이 있는 클린스만 감독을 향한 비난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나 이는 아시안컵이 끝난 뒤 해도 늦지 않다. 경기에 대한 집중력을 한껏 끌어올려야 될 시기에 특정 선수를 향한 과도한 비난은 자제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아직 강호들과의 본격적인 대결도 이뤄지지 않았는데 클린스만호는 외압과도 싸워야 한다.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 참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