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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분' 벼랑 끝에서 터진 조규성 동점 헤더골 "넣을 것 같았다"


입력 2024.01.31 04:59 수정 2024.01.31 05:01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극적인 동점골 터뜨린 조규성. ⓒ 뉴시스

조별리그 부진으로 팬들의 거센 질타를 들었던 조규성이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후반 종료 직전 극적인 동점골로 포효한 뒤 승부차기 득점에도 성공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피파랭킹 23위)은 31일 오전 1시(한국시각) 카타르 알 라이안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킥오프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에서 사우디아라비아(피파랭킹 56위)와 연장 120분 접전 끝에 1-1을 기록한 뒤 승부차기 끝에 4-2 승리했다.


8강에 진출한 한국은 아시안컵 경기일정에 따라 다음달 3일(0시30분~) 호주와 4강 티켓을 놓고 격돌한다.


승부차기에서 골키퍼 조현우의 선방 2개가 한국을 승리로 이끌었다. 그에 앞서 후반 종료 1분 전에야 터진 조규성의 극적인 헤더 동점골이 없었다면 연장 승부도 없었다.


후반 교체 투입된 조규성은 0-1 끌려가던 후반 추가시간 9분(99분), 박스에서 설영우 크로스를 머리로 받아 넣으며 벼랑 끝에서 클린스만호를 건져 올렸다. 후반 35분 이후부터 거세게 몰아붙였지만 골이 터지지 않아 가슴을 쳤던 한국은 조규성의 극적인 동점골이 터지자 그라운드에 모여 포옹하며 환호했다.


손흥민과 포옹한 조규성. ⓒ 뉴시스

경기 후 조규성은 "교체로 들어왔지만 많은 기회가 찾아왔다. 더 많은 골을 넣지 못해 아쉬웠다"고 말했다. 동점골 상황에 대해서는 "(이)강인이가 크로스를 올렸을 때도 골이라 생각했다. 골대를 맞아서 너무 아쉬웠다. 그래도 한 골 넣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설영우 패스가 왔을 때 골이다 싶었다"고 설명했다.


조규성은 골을 넣어야 하는 공격수로서 기대치에 미치지 못해 마음고생이 심했다.


조별리그 3경기 모두 주도권을 잡았지만, 조규성이 찬스를 날리면서 팬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대회 소집 전 촬영했던 TV 예능 프로그램(나혼자산다)이 아시안컵을 앞두고 방영된 것을 놓고 “축구나 열심히 해라. 예능 프로 나올 때가 아니다”, “머리부터 잘라라” 등 악플에도 시달렸다. 이로 인해 주장 손흥민은 “우리 선수들을 보호해달라. 응원이 더 필요한 시기”라고 말할 정도였다.


힘든 시간을 보낸 조규성은 16강 사우디전에서는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후반 교체로 들어와서도 골대를 때리는 등 기다리는 골은 만들지 못했다.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 극적인 헤더골 한 방으로 조규성은 그동안의 마음고생도 덜었다. 물론 연장전에서 골키퍼가 넘어지는 오픈 찬스에서 슈팅 대신 패스로 아쉬움을 남겼지만, 승부차기 세 번째 키커로 나서 침착하게 득점에 성공하며 완전히 살아났다.


벼랑 끝까지 몰렸던 한국은 조규성의 헤더골을 타고 기사회생했다. 조규성 역시 긴 터널을 빠져나와 모처럼 활짝 웃었다. 여전히 클린스만 감독의 공격 전술은 무색무취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지만, 조규성이 터닝 포인트를 만들면서 새로운 희망을 쏘아 올렸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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