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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선물 포장 그림에 십자가?…불교계 격앙에 대통령실 급히 진화


입력 2024.02.01 17:43 수정 2024.02.01 17:48        남가희 기자 (hnamee@dailian.co.kr)

'대통령실 불자회장' 이관섭 비서실장과 황상무 시민사회수석, 조계종 찾아 직접 사과

윤석열 대통령은 갑진년 새해를 맞아 국가와 사회발전을 위해 헌신한 각계 원로, 제복 영웅·유가족, 나눔실천대상자 및 사회적 배려계층 등 각계 인사들에게 전통주 명절선물과 대통령의 손글씨 메시지 카드를 전달한다고 지난 31일 대통령실은 밝혔다. 불교계 등을 위해서는 아카시아꿀(논산), 유자청, 잣, 표고채(양양)로 준비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설날을 맞아 불교계를 위해 특별히 준비했다는 선물에 교회·성당·묵주 든 여인 등이 그려져 불교계가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통령실 불자회장'을 맡고 있는 이관섭 대통령실 비서실장과 황상무 시민사회수석비서관이 급히 조계종을 찾아가 직접 사과의 뜻을 전했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설 명절을 맞아 각계 인사들에게 보낸 선물상자에는 국립소록도병원에 입원한 한센인들이 그린 미술 작품이 실렸다.


이 그림에는 소록도의 풍경과 생활상이 담겼는데, 거기엔 교회와 성당·십자가 등이 포함돼 있었다. 동봉된 카드에는 소록도병원 입원 환자의 "하나님 아버지 감사합니다" 문구가 담긴 기도문도 포함됐다.


비슷한 일들을 계속해서 겪고 있는 불교계는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조계종 총무원도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대통령실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특정 종교를 옹호하거나 배척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며 "질병과 편견으로 아파했던 한센인들을 응원하고, 소록도가 치유의 섬으로 바뀌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선물 포장에 한센인들이 그린 그림을 선정한 것이다. 앞으로 세심히 살피겠다"고 해명했다.


논란 이후 '대통령실 불자회장'을 맡고 있는 이관섭 비서실장과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조계종을 찾았다.


이 실장과 황 수석은 진우 조계종 총무원장큰스님과 면담한 자리에서 "우리들이 큰 결례를 했다. 많이 부족하고 생각이 짧았던 것 같다"고 사과했다.

남가희 기자 (hnam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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