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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석 "변화하는 니즈에 맞춘 '효율 정치'로 강동갑 바꾸겠다" [4류 정치 청산 - 연속 인터뷰]


입력 2024.02.16 08:00 수정 2024.02.16 11:36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강동갑' 출사표 던진 윤희석 국민의힘 선임대변인

"21대 국회는 준연동형 등 '태생부터 잘못된' 국회"

"인구·세대·세태 바뀌는 중…현실 맞는 정치해야"

"리모델링·배차간격 등 '현실밀접 정책' 이뤄낼 것"

윤희석 국민의힘 선임대변인이자 강동갑 예비후보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기업은 2류, 행정은 3류, 정치는 4류"라고 말해 파장을 일으켰던 1995년 '베이징 발언'으로부터 30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 사이에 우리 정치는 4류에서 랭크가 올랐을까. '헌정사상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은 21대 국회의 모습을 보며, 일말의 기대마저 내려놓았다는 국민이 적지 않다.


과연 우리 정치는 22대 총선을 통해 '4류 정치'를 청산하고 선진 정치로 나아갈 수 있을까. 데일리안은 '4류 정치 청산'을 주제로 하는 연속 인터뷰를 통해 그 길을 찾아본다. 마흔 다섯 번째 순서로 서울 강동갑에 출사표를 던진 윤희석 국민의힘 선임대변인을 만났다.


윤 대변인은 '삼성맨' 출신이다. 1971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인디애나대에서 경영학(MBA) 석사 학위를 취득한 윤 대변인이 처음 선택한 직업은 회사원이었다. 그는 삼성전자에 입사해 2006년까지 삼성맨으로 살았다. 글로벌마케팅실서 근무하며 30대 초반에 과장에 오르는 등 윤 대변인의 회사생활은 꽤 성공적이었다.


그러던 윤 대변인은 2007년 돌연 정치인으로 변신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 윤 대변인은 "한창 열심히 일하고 있던 2004년에 17대 총선이 열렸는데 그때 소위 386운동권 분들이 열린우리당이란 이름을 걸고 152석으로 국회 과반을 차지했다"며 "처음엔 그러려니 했는데 갈수록 이 분들이 단지 군부독재 시절에 학생 운동했단 이유 하나로 사회에서 통과의례로 겪어야 할 노력은 해보지도 않고 권한만 행사하는 모습만 보이더라"고 회상했다.


이어 "나는 이 86세대 바로 뒤 세대라 그들이 어떤지 정확히 안다. 능력 없이 특권만 누리면서 삶을 어렵게 하는데 너무 분노가 느껴졌다. 그럴 때 대부분은 그냥 정치가 바뀌길 바라기만할 뿐이지만 나는 현실정치에 뛰어들어 실행에 옮기기로 했다"며 "아이를 둘이나 키우고 있을 때라 부담이 없진 않았지만 이 아이들을 운동권들이 만든 잘못된 관행이 답습된 사회에서 살게 하면 절대 안 되겠다 싶어 정계 입문을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윤희석 국민의힘 선임대변인이자 강동갑 예비후보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결심은 곧바로 행동으로 이어졌다. 윤 대변인은 2007년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의 서울시선대위 부대변인직을 맡으며 정계에 입문했다. 당시 윤 대변인이 일했던 곳은 17대 대선을 앞두고 치열한 경선이 벌어졌던 박근혜 전 대통령 캠프였다. 당시 경선에선 이명박 전 대통령이 승리해 대통령으로 당선된 바 있다.


두 번째 기회는 5년 만에 찾아왔다. 2012년 박 전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 중앙선대위 상근부대변인으로 활동하면서다. 이 기회는 청와대 입성이란 결과로 이어졌다. 박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하며 윤 대변인을 청와대 대변인실로 데려왔기 때문이다. 이후 윤 대변인은 정무비서관실로 이동하면서 2년 반 넘게 청와대에서 실무 경험을 쌓았다. 그러면서 윤 대변인의 정치 경력은 18년째 이어지고 있다.


이런 윤 대변인이 진짜 바꿔보고 싶은 지역은 강동갑이다. 그는 "2018년에 강동갑에서 당협위원장을 맡았다. 그 당시 강동갑 상황은 내가 정치를 시작하게 된 계기와 같았다"며 "주민분들의 기대치는 높은데, 지역을 장악한 민주당은 아무것도 바꾸려 하지 않고 특권만 누리고 권한만 행사했다. 강남3구와 인접했단 지리적 요소에도 강동은 계속 낙후돼 갔다"고 회상했다.


윤 대변인은 "계속 강동에 살면서 진짜 주민들이 불편한 점을 알게 됐는데도 아무것도 변하는 것은 없었다. 세밀하고 자세한 주민들의 정책 수요가 있는데도 강동을 장악한 민주당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그래서 강동에 나와 여기를 바꿔야겠다는 절실함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윤 대변인은 강동갑에 실제로 필요한 정책들을 꺼내들었다. 그는 "여기(강동갑)에서 선거에 나오는 대부분의 후보는 지하철·GTX 유치만을 얘기한다. 물론 지하철이 들어오는 것도 중요하지만, 주민들이 얼마나 빨리 탈 수 있느냐, 배차 간격은 어떻게 조절할 것인가, 역까지 가는데 어떤 교통수단을 확보해줄 것인가 등에 대해선 한 마디도 하지 않는다. 왜냐면 겪어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나는 지금도 강동에서 지하철과 버스를 타고 출퇴근을 하고 있다. 강동은 5·9호선이 지나가는 지역이지만 하남시 등을 거쳐서 오기 때문에 앉아가기가 어려운 곳이란 걸 잘 안다"며 "이런 걸 겪으면서 배차간격을 줄이거나, 대체교통수단 만들거나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또 비슷한 얘기를 주민들로부터 들었는데 그 어떤 정치인도 시행은커녕 말을 꺼내는 것조차 들어본 적이 없다"고 토로했다.


윤희석 국민의힘 선임대변인이자 강동갑 예비후보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또 "강동 역시 재개발·재건축이 큰 이슈지만,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강동은 송파구 다음으로 서울에서 리모델링 조합이 많은 지역이다. 6500세대, 2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리모델링을 하려 하는데 여기도 규제가 쌓여있다"며 "이런 규제들은 리모델링을 준비하는 주민들 입장에선 절박한 문제인데, 아무도 '리모델링 규제를 풀겠다'고는 얘기하지 않더라. 내가 앞장서서 꼭 해결해 보고 싶은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주민들의 현실적인 니즈를 반영하지 않는 점이 정치인들의 가장 큰 과오라는게 윤 대변인의 설명이다. 그는 "정치인들은 유권자에게 잘 보이려고 인사만 한다. 그 유권자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조차 않는다"라며 "나는 22만명의 강동갑 주민이 무엇을 원하는지 그리고 내가 어떤 걸 할 수 있는 걸 확실히 알고 있다. 실제로 여기서 사는 주민의 한 사람으로 주민들의 니즈가 무엇인지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방점을 찍었다.


그러면서 "관념과 이념 정치에만 매몰된 민주당은 주민들 얘기도 들어보지도 않고 탁상행정으로만 주거·교통·교육을 해결하겠다고 한다. 그러니 변하는 게 없는 것"이라며 "나는 회사원으로 기업을 경험했고, 아이를 키우면서 주거·교통·교육 문제를 내 문제로 인식하며 고민했던 경험을 중심으로 주민들이 해결하고 싶은 문제를 해결하는데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강동갑을 포함한 수도권 선거는 쉽지 않은 모습이다. 특히 강동갑은 진선미 민주당 의원이 재선에 성공한 지역이다. 이에 윤 대변인은 국민의힘이 수도권 위기론을 돌파하기 위해서, 강동갑의 정권 탈환을 위해서는 변하고 있는 세태에 맞는 전략을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희석 국민의힘 선임대변인이자 강동갑 예비후보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윤 대변인은 "수도권은 인구가 집중되면서 용광로처럼 욕구가 분출하는 곳이다. 매일매일 니즈가 달라지는데 우리 당에선 이 지역에 대한 시각 자체를 바꾸지 않는 경향이 있다"며 "강동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이사를 간다. 인구가 바뀌고, 세대가 바뀌고, 세태가 바뀌면서 새로운 니즈가 생긴다. 지역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모르고 '이 지역은 보수, 이 지역은 진보' 이렇게만 접근하는 1차원적인 분석에 따라서 공천을 하니까 우리 당이 최근 몇 번의 총선에서 수도권에서 이길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 차원에서 나는 인구 분포가 어떻게 바뀌는지 면밀하게 분석하는 과정을 계속 밟고 있다. 거기서 나오는 세밀하고도 자세한 정책 수요에 대해 우리가 기민하게 반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 접근이 효율적으로 된다면 이번 강동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이길 수 있다고 확신한다. 그런 대응책을 심각하게 고민해 온 내가 다른 후보들이 얘기하지 못하는 부분을 얘기할 수 있다고 감히 자부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윤 대변인은 '헌정 사상 최악의 국회'인 21대 국회도 전부 바뀌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20대 국회 도중에 정권이 비정상적으로 교체되면서 정파 간 극단 대립이 심화됐고 또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라는 비정상적인 선거제로 민주당에 함량미달인 국회의원들이 다수 유입됐다"며 "탄생부터 잘못된 21대 국회였던 만큼 4년 동안 일하기 어렵고, 분열만 가중된 상황만 이어졌다. 말 그대로 헌정사상 최악"이라고 비판했다.


또 윤 대변인은 정치가 국민들로부터 '4류'라는 평가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권위적인 문화와 갑질 등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에서 일하다 정치권에 온지 20년 가까이 됐는데, 기업가들의 품성·성실성 등 수준이 정치권과 비교 자체가 안 된다. 권위를 쉽게 표현하는 갑질 문화에 익숙해진 정치권을 고치려는 노력이 전혀 먹히지 않는다. 그러면서 시간은 시간대로 흘러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물론 훌륭한 분들도 있지만 그런 분들의 목소리가 국민께 전달이 잘 안되는 이유는 국회 메시지가 정쟁에 매몰돼있기 때문이다. 정책은 사라지고 싸우는 얘기들만 부각이 되니까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도가 올라갈 리가 없다"고 꼬집었다.


끝으로 윤 대변인은 '효율적인 정치인'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기업에서 와서 그런지 몰라도 정치라는 비효율적인 구조와 조직 체계에서 어떻게 국정 운영을 할까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나는 꼭 효율적인 정치인이었다는 평가를 듣고 싶다. 행사에 얼마나 모습을 드러냈나가 아니라 성과로 말하고 기억되는 정치인, 국회의원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희망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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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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