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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私薦) 없다 했더니 진짜인 줄 알더라' [기자수첩-정치]


입력 2024.02.26 07:00 수정 2024.02.26 07:00        김은지 기자 (kimeunji@dailian.co.kr)

설 연휴까지 '단결만이 답'이라더니

곧바로 '친명횡재·비명횡사' 현실화

과거 박용진엔 "공천 걱정 않게 하겠다"

박근혜엔 "'존경한다' 진짜인 줄 알더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홍익표 원내대표가 지난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중앙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하루가 멀다 하고 더불어민주당 발(發) '4·10 총선 신조어'가 여의도에 생겨나고 있다. 비명(비이재명)계 현역 의원들이 대폭 물갈이 타깃이 됨에 따라 이들의 비명(悲鳴)이 여의도에 가득하다는 의미의 '비명'횡사 ('非明' 橫死)란 단어부터 정치권을 잠식 중이다.


반대로 이의 대척점인 '찐명'횡재('眞明'橫財)와 '친명'횡재('親明'橫財)란 신조어의 기세는 꺾일 줄을 모르고 있다.


총선을 45일 앞둔 25일 발표된 민주당 7차 공천 심사 결과 발표에서 역시 '비명횡사 친명횡재'는 재현됐다. 친명계 의원들이 대거 단수공천됐으나, 비명계 의원들은 20~30%의 경선 득표율 감산 페널티를 가진 채로 원외 친명 후보와 경선을 치르게 됐다. 그동안 이 대표를 친위(親衛)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개인의 방탄과 복수를 위해 이 대표가 칼을 휘두르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반발이다.


특히 이 대표와 당권과 대권을 놓고 다퉜던 박용진 의원마저 현역 평가 하위 10%에 포함된 것을 두고는 정치권 안팎에서 의외라는 반응이 상당하다.


과거 이 대표가 박 의원을 언급하면서 "다름은 배제나 제거의 대상이 아니라 역할 분담을 통한 시너지의 자산"이라며 "공정하고 합리적이고 민주적인 당 운영을 해 우리 박용진 후보도 공천 걱정하지 않는 그런 당을 확실하게 만들겠다"고 목소리를 높인 영상도 재조명되고 있다. 2022년 8월 당대표 경선 합동연설회 당시의 영상이다.


정작 박 의원은 이 대표 체제가 탄생한 뒤, 이 대표가 규정한 '제거해야 할 떡잎리스트'에 이름을 올랐다.


당 지도부는 공천 파동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져감에도 '시스템 공천을 하고 있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비명횡사' '밀실 공천 논란' '비선 여론조사'란 부정적인 수식어들만 넘쳐나고 있음에도 말이다.


뇌물 수수 의혹으로 재판 중인 노웅래 의원의 경우 '불공정한 밀실 공천'을 들어 컷오프된 것에 반발, 당대표 회의실 점거를 이어가고 있다. 결국 민주당은 최고위원회의를 국회 본청을 피해 당사에서 열고 있다. 현재 악재들에 공천 리스크로 인한 '당사파천(黨舍播遷)'까지 더하게된 셈이다.


골치가 아프게도 이 같은 상황들을 지칭할 용어는 또 남아있다. 이 대표는 지난 9일까지만 해도 '단결만이 답'이라고 강조해 왔다.


하지만 2021년 이 대표의 발언 또한 연일 회자되는 요즘이다. 당시 대선후보였던 이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존경한다"는 발언을 한 뒤, 이것이 논란이 되자 "'존경하는 박근혜 대통령'이라고 했더니, 진짜 존경하는 줄 알더라"라고 자신의 말을 뒤집었다. 이 때의 말 바꾸기 논란은 몇 년이 지난 현재에도 '00한다 했더니 진짜 00하는 줄 알더라'라는 형태의 수많은 유행어를 양산하고 있다.


아래의 유행어는 기자가 만든 것이 아니라, 최근 온·오프라인 곳곳에 등장하고 있는 패러디다.


'사천(私薦)이 없다고 했더니 진짜인 줄 알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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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지 기자 (kimeunj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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