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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공천 갈등의 진원지 '부평을'…홍영표 거취가 변수 [인천 바로미터 이곳 ④]


입력 2024.03.03 07:00 수정 2024.03.03 07:00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4선 홍영표 컷오프로 '민주당 텃밭' 전열 재편

洪 새로운미래行 관심…당내선 구제론 대두

與는 예비후보 전부 배제돼…전략공천 주목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의원, 이동주(비례대표) 의원, 박선원 전 국가정보원 차장 ⓒ연합뉴스·뉴시스

4·10 총선을 불과 38일 앞두고, 인천 부평을이 그야말로 대혼돈에 빠졌다. 더불어민주당 공천 갈등의 진원지로 부상하면서다. 인천 지역구 중에서도 민주당 지지세가 강해 보수 정당의 험지로 불린 이곳에서, 공천 배제된 친문(친문재인)계 4선 중진 홍영표 의원의 거취가 가장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2일 민주당에 따르면, 민주당은 인천 부평을을 전략 선거구로 지정하고, 비례대표 이동주 의원과 영입인재인 박선원 전 국가정보원 차장이 경선을 치르도록 했다. 이 지역에서 4선을 지낸 홍 의원은 컷오프됐다.


당초 정치권에서는 홍 의원 강세를 예상했고, 이변이 없는 한 그의 5선 가도를 점쳤다. 홍 의원은 2009년 재보궐선거로 18대 국회에 입성한 이래 단 한 차례도 공천 배제는 물론 낙선을 경험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변이 일어났다. 친문계 좌장인 홍 의원이 민주당 현역 평가 하위 10%에 포함된 데다, 돌연 부평을이 전략지로 지정된 후 경선 후보에도 배제되면서 그는 민주당 후보로서 뛸 수 없게 됐다.


홍 의원은 지난달 29일 페이스북에 "전략공천으로 지정할 이유가 없는 멀쩡한 지역을 전략공천 지역으로 묶더니 경선도 없이 나를 배제했다"면서 "민주주의를 거꾸러뜨리고 흔드는 윤석열의 검찰 독재와 이재명의 사당화에 맞서 싸우겠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이어 "윤석열과 이재명을 지키는 정치에서 벗어나 국민을 지키는 정치를 바로 세우겠다"면서 "새로운 정치를 고민하는 분들과 뜻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그가 다음 주 자신의 거취 등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지만, 당 안팎에서는 홍 의원이 결국 민주당을 탈당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주말새 당내에서 홍 의원이 경선을 치르도록 하자는 '구제론'이 대두됐지만 당 지도부는 그를 최종 컷오프하기로 결정했다.


거취는 두 가지 가능성이 제기된다. 무소속 출마 또는 이낙연 대표가 이끄는 '새로운미래' 합류 등이다. 홍 의원이 민주당 인천의 맹주로서 지역 기반을 탄탄히 다져온 만큼, 어느 쪽을 택하든 진보 진영에 타격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홍 의원이 지역구 관리를 무척 잘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며 "무소속으로 출마해도 되지 않겠느냐"라고 점쳤다.


또 다른 관계자는 "부평이 아무리 민주당이 공천만 받으면 당선되는 인천의 호남으로 불릴지라도, 홍 의원이 제3의 길을 가고 민주당 후보가 따로 나온다면 진보 진영의 표가 갈라질 것"이라며 "그렇다고 해서 보수 정당에 유리한 판은 아니어서 정말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기준으로 부평을에는 거취가 불분명한 홍 의원과 민주당 전략 경선 후보로 확정된 이 의원, 박 전 차장이 출마를 준비 중이다. 국민의힘은 기존 공천을 신청한 예비후보들을 모두 컷오프하고, 해당 지역을 전략공천이나 우선추천 지역으로 논의 중이다. 국민의힘에서 컷오프된 강창규 부평을 당협위원장은 반발하며 무소속 출마를 시사했다.


인천 내에서도 부평구는 계양구와 함께 보수 정당의 험지 중에 험지로 꼽힌다. 호남 출신이 대거 거주하는 데다, 한국GM 등 노동자 밀집 지역이라는 점에서 민주당의 인천 텃밭으로 분류된다.


15대 총선에서는 보수 정당인 신한국당의 이재명 의원이 당선됐지만, 16·17대, 18대 보궐선거, 19·20·21대 총선 모두 민주당 계열이 당선됐다. 21대 총선 득표율만 보더라도 홍 의원(56.12%)이 강창규 미래통합당 후보(36.11%)를 상대로 약 20%p차로 대승을 거뒀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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