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양회] 왕이 “한반도 전쟁 재발 안돼”...美 노골적 비판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이 7일 베이징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신화/뉴시스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이 중국은 한반도 전쟁을 반대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왕 부장은 7일 중국의 연례 정치행사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기자회견에서 대한민국과 북한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해 한반도 전쟁을 미리 방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반도 문제에 대한 질문을 받고 “중국은 한반도 정세가 긴장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전 세계는 이미 충분히 혼란스럽다. 한반도에 전쟁은 다시 일어나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반도 문제에 대한 중국의 해결책은 쌍궤병진(雙軌倂進·비핵화와 평화협정 동시 추진)과 단계적 동시진행(북한이 핵실험을 중단하면 미국 등이 대북 제재를 완화하는 것)이다”이라고 덧붙였다.

왕 부장은 이어 “한반도 문제를 이용해 냉전 시대로 회귀하려는 세력은 역사적 책임을 져야 한다”며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깨려는 행위는 막대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한반도 문제 해결의 근본적인 방안은 대화와 교섭이라며 북한의 안보 우려를 합리적인 방법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한반도에 대한 억지 압박을 멈추고 번갈아 가며 고조되는 갈등 구조에서 모든 당사국이 벗어나야 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 같은 발언은 한반도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한국과 미국에 있으며 중국은 북한 측 입장에 서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는 중국 문제에 관해선 더욱 직접적인 비판을 가했다. 그는 “미국은 중국을 오해한 채 터무니없는 수준의 제재를 가하고 있다”며 “(미국이)중국을 억압하기 위해 새로운 방법을 계속 개발하는 듯하다. 미국의 말과 행동이 다르다면 어떻게 신뢰를 얻을 수 있겠는가”라고 성토했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해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근교에서 정상회담을 진행하며 갈등 관계를 개선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그러나 친미 후보와 친중 후보가 맞붙은 대만 총통 선거를 거치고, 올해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커지는 등 미·중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다만 왕 부장은 기자회견 말미에 “우리는 미국과 언제든지 대화와 소통을할 준비가 돼있다”며 “각계 인사의 교류를 통해 불필요한 오해와 편견이 없어지길 바란다. 양국이 손을 잡으면 전 세계에 좋은 큰일을 많이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하는 등 미국과 대화의 여지를 남겨 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