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부권 행사하던 美가 제출…"표결시 통과 가능성 높아"
미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테러 단체 하마스 간의 전쟁에 즉시 휴전을 촉구한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제출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20일(현지시간) 해당 전쟁과 관련된 인질 석방 및 즉각적 휴전을 요구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안보리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 중인 블링컨 장관은 각국이 이 결의안을 지지하길 희망한다면서 이것이 이스라엘과 하마스에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이 유엔에 강경한 내용의 휴전 결의안을 제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미국은 이스라엘의 입장을 지지한다며 알제리 등이 제출했던 휴전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그러다 지난달 처음 입장을 바꿔 ‘임시 휴전’을 촉구한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제출했다. 다만 당시 한 익명의 미 정부 관계자는 CNN방송에 해당 결의안이 이스라엘 압박용일 뿐 실제 표결에 부칠 생각은 없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날 미국이 '즉각 휴전안'을 제출하며 압박 수위를 더 높인 만큼 이번엔 실제 표결까지 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결의안이 통과되려면 표결에서 안보리 회원국 15개국(상임 5개국·비상임 10개국) 중 최소 9개국의 지지를 얻어야한다. 다만 상임 이사국인 미국과 프랑스, 영국, 러시아, 중국 중 어느 한 국가라도 거부권을 행사하면 부결된다. 그동안 미국외 국가들이 모두 휴전에 긍정적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표결에 부쳐지면 통과 가능성은 매우 크다.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가자 전쟁에 대해 의견 차이를 보이며 갈등을 빚었다. 네타냐후 정부는 가자지구 남부의 최대 도시 라파를 공격해야만 전쟁이 끝난다고 주장하고, 바이든 정부는 해당 도시에 140만명 이상의 민간인이 몰렸다며 공격을 만류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