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 토론회서
"당대표 대권 못 올라…韓에 위험성 높다"
"전대 빨리 열어 민주적 지도부 들어서야"
국민의힘의 유력한 차기 당권주자인 나경원 당선인이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에 대해 '55%'라고 밝혔다.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내가 한동훈이라면 출마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나경원 당선인은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주최 초청 토론회에서 '현재 당대표 출마 마음은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다'는 질문에 "재집권을 어떻게 만들어갈 수 있느냐에 대한 큰 고민 속에서 출마 여부를 보고 있기 때문에, 한 달 전 60%의 마음이었다면 지금은 55% 정도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총선 패배 책임론 논쟁이 격화하고 있는 것에 대해 "총선 끝나고 모두 '제탓이오'를 하면 어떻겠느냐는 말씀을 드렸다"면서 "결국 윤석열 대통령의 책임이 크냐, 한 전 위원장의 책임이 크냐를 가지고 논쟁하는 건데 누구의 책임이 크냐에 대해선 벌써 공유하는 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 전 위원장이 당 경험이 없으니 부족하겠지만 대통령과 신뢰관계가 그렇게 좋다고 하니, 대통령이 민심하고 먼 부분을 잘 설득해서 민심과 가깝게 하는 역할을 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라며 "의외로 (한 전 위원장이) 당에 오자마자 대통령과 비대위원장의 관계가 삐그덕거리는 거 보면서 걱정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나 당선인은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지를 따지기보다, 이번에 총선백서를 쓰면서 가장 중요한 건 구조적으로 왜 우리가 패배하게 됐느냐는 근본적인 성찰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전 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내가 한 전 위원장이라면 출마하지 않을 것 같다. 본인에게 별로 이득이 되지 않는다"라며 "당대표였던 분들이 대권 도전을 많이 했었는데 결국 대권에 오르지 못했다. 본인에게 굉장히 아주 위험성 높은 자리 아니냐"라고 반문했다.
유승민 전 의원, 윤상현·안철수 의원 등 당권주자들에 대한 평가와 '당권 라이벌'을 꼽아달라는 요청에는 "모두 훌륭한 분이기도 하고 당의 소중한 자산"이라면서도 "라이벌은 당내 누구도 라이벌이 될 수 있고, 누구도 아닐 수 있다. 별로 개의치 않는다"라고 말을 아꼈다.
차기 당대표의 역할과 덕목에 대해선 "사실 야당 대표는 시원하게 자기 소신대로 하면 되는데 여당 대표는 결국 대통령실과의 관계를 어떻게 조율해 가느냐가 여당 당대표 역할의 절반 이상"이라며 "그런 부분에 대한 확신이 서면, '내가 하는 게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서면 출마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 당선인은 특히 당대표가 '협상력'과 '투쟁력'을 모두 겸비해야 된다고 강조하면서 "내가 원내대표 하면서 많은 분이 '투쟁하는 나경원'으로만 기억하지만, 사실은 그때도 협상할 건 협상하면서 했다"고 강조했다. 또 "그동안 등 돌린 보수 지지자들까지도 모두 함께 하려면 어떻게 당을 통합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며 '통합력'도 언급했다.
이날 나 당선인은 전당대회가 빠른 시일 내에 개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총선이 끝나고 빠르게 전당대회를 해서 민주적 지도부가 총선 패배 원인도 제대로 분석하고 미래도 준비하자고 했는데 유야무야 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빠르게 민주적 선출제도에 의해 민주적인 당의 지도부가 들어서야 하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토론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굳이 시기를 언급하고 싶지는 않지만 논의의 속도를 빨리할 필요는 있지 않겠느냐. 조금씩 결단해서 정리해야 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