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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당권에 집중한 사이에…여의도 다지는 잠룡 오세훈 [정국 기상대]


입력 2024.06.10 05:00 수정 2024.06.10 05:00        남가희 기자 (hnamee@dailian.co.kr)

與 지도부·현역 의원 등과 오·만찬…'식사 정치' 주목

메시지전에도 적극 가담…지구당·대북송금 등 입장 밝혀

오세훈 서울특별시장 ⓒ뉴시스

거물급 여권 인사들 모두가 7·25 전당대회와 당권의 향배에 몰두하고 있는 가운데, 대표적 잠룡 오세훈 서울특별시장이 여의도 정치권과 접촉을 늘리며 조용히 세를 키우고 있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오세훈 시장은 최근 서울 한남동 서울시장 공관에서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엄태영·김용태·전주혜 비대위원, 조은희 비대위원장 비서실장과 회동을 했다.


이 자리에서 오 시장은 더불어민주당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회유 의혹에 대해 들여다보겠다며 발의한 특검법을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위원장은 민주당이 22대 국회 법제사법위원장과 운영위원장을 맡겠다고 나선 상황을 겨냥해 '15대 국회부터 해오던 관례를 깨서 안타깝다. 의회는 관례가 더 중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한다.


다만 '지구당 부활' 문제는 언급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구당은 지역위원장을 중심으로 후원금을 받을 수 있는 중앙당 하부 조직이었으나, 2002년 대선 당시 불법 정치자금 수수 사건을 계기로 이른바 '오세훈법'을 통해 사라졌다. 최근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해당 조직의 부활 필요성을 주장했지만 오 시장은 이에 반대한 바 있다.


이 밖에도 최근 오 시장은 여의도 정치권과 스킨십을 강화하며 보폭을 넓히고 있다. 오 시장은 총선 9일만인 지난 4월 19일 서울 동북권 국민의힘 낙선자 14명과의 공관 만찬을 시작으로 서남권 낙선자들, 국민의힘 서울 지역구 당선자들, 낙선한 측근들, 국민의힘 비례대표 당선자들과 오찬·만찬을 가졌다.


지난 4월 30일엔 민주당 서울 지역 당선자 10여명과도 오찬을 해 이목이 집중됐다. 이후 국민의힘 경기 지역 당선자들과도 만났다.


또 지난 4일 한남동 공관에서 권성동 의원 등 국민의힘 강원 지역구 의원들과 오찬을 함께했다. 참석자에 따르면 오 시장은 오찬 자리에선 총선 후 당 상황이나 전당대회, 지구당 부활 같은 정치적 이슈보다는 교통, 노후주택 문제 같은 정책 이야기가 주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서울시와 강원도가 삼척시에 조성하기로 협약을 맺은 도시 은퇴자 귀촌 신도시 '골드시티'가 핵심 대화 소재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오는 25일에는 당내 영향력을 지닌 주요 외곽조직 중 하나인 새미준(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의 정기세미나 강연대에 오를 예정이다.


이를 두고 여권에서는 오 시장이 이미 대권 행보에 돌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데일리안에 "오세훈 시장이 조용히 움직이고 있다"며 "대권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겠느냐"라고 말했다.


실제 오 시장은 각종 정치 이슈에 메시지를 내며 적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오 시장은 지난 7일 불법 대북송금 혐의로 중형을 선고받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해 페이스북에 "내가 서울시장이지만 이 정도 사안을 (이재명) 지사 몰래 (이화영) 부지사가 처리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지금의 침묵은 비겁하다"고 했다.


앞서 이 대표의 측근인 이화영 전 경기부지사는 이재명 경기지사의 방북 대가로 쌍방울에 약 400만 달러를 불법 대납시킨 혐의로 1심에서 징역 9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이에 대해 오 시장은 "이화영 전 경기부지사가 불법 대북송금으로 1심 유죄판결을 받았는데도 경기지사였던 이재명 대표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며 "왜 대장동·백현동·대북송금 등 이재명 지사 옆에는 기이한 일만 일어나는 것이냐. 민주당과 대표직 뒤에 숨어 있을 일이 아니라 이제는 국민 앞에 나서서 모든 사실을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했다.


지난 5일에는 이 대표가 강조한 '모수개혁'(국민연금의 내는 돈과 받는 돈을 조정하는 것)을 두고 "이재명 대표가 모수개혁을 재촉하는 건 '불량품'을 내놓고 빨리 사라고 종용하는 듯하다"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 "이재명 대표가 말한 모수개혁은 더 내고 더 받는 것인데 국민연금 고갈 시점이 고작 9년 늘어난다"며 "설령 모수개혁을 한다고 해도 10~20대인 잘파세대에게 연금은 '내기만 하고 못 받는 돈'인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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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가희 기자 (hnam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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