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맹장 수술을 받고 조기에 복귀했던 박지영(28, 한국토지신탁)이 2주 연속 출전을 강행한다.
통산 9회 우승에 빛나는 박지영은 2021년부터 매년 우승 트로피를 추가하고 있으며 특히 지난해 3승, 올 시즌도 벌써 2승을 거두며 제대로 된 전성기를 맞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지영은 4월초 열린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에서 22언더파라는 압도적인 성적으로 시즌 첫 승을 낚더니 ‘KLPGA 챔피언십’에서 공동 3위, 그리고 일주일 뒤 열린 ‘교촌 1991 레이디스 오픈’서 2승째에 도달했다.
물이 오를 대로 오른 샷감은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공동 18위)까지 이어졌으나 갑작스레 2주 연속 결장하며 주위의 우려를 샀다.
당초 KLPGA는 박지영의 대회 불참 사유가 복통이라 밝혔으나 추후 확인된 소식에 따르면 맹장 수술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휴식이 불가피한 상황. 하지만 박지영은 한 달 만인 지난주 한국여자오픈서 다시 골프화를 신고 잔디 위에 섰다.
눈에 띄게 수척해진 박지영은 평소와 다름없이 묵묵히 연습 그린서 컨디션을 점검한 뒤 경기에 나섰다.
2라운드 시작 전 만난 박지영의 모친은 “의사의 권고는 두 달 휴식이었다. 하지만 지영이의 출전 의지가 너무 강해 뜻을 꺾을 수 없었다. 경기를 제대로 치를 수 있을까 모르겠다”며 “4kg이 빠졌다. 보기 안쓰럽다”라고 걱정의 시선을 보냈다.
대회가 열린 레인보우힐스CC는 코스 특성상 심한 고저차를 오르내려야하는 강행군이 불가피한 곳이다. 여기에 갑작스레 찾아온 무더위로 인해 선수들은 물론 따라다니는 갤러리들까지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박지영은 놀랍게도 기권 없이 4라운드를 완주했고 성적 역시 3오버파 291타 공동 25위로 빼어났다. 투철한 프로의식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최근 KLPGA 투어는 선수들의 잦은 기권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1라운드 후 부상을 이유로 기권자들이 속출하고 있으며 E1 채리티 오픈에서는 8명, 한국여자오픈서는 1~2라운드 합계 17명이 완주를 포기했다.
사유는 부상이지만 ‘기록 관리를 위해’, ‘난코스 극복에 어려움을 겪어서’, 또는 ‘가져갈 상금이 적기 때문에’ 등 합리적 의심을 지울 수 없다. 그렇기에 박지영의 출전 강행이 더욱 빛날 수밖에 없다.
박지영은 20일부터 나흘간 경기도 포천에 위치한 포천힐스 컨트리클럽에서 열리는 2024시즌 KLPGA투어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2024’에도 출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