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규 "당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분들이 특정 후보 주변 에워싸"
장동혁 "없는 사실 만드는 게 해당 행위…지지층 갈라놓기 의도"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를 한 달여 앞두고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주변 인물과 관련한 물음표를 띄워 보수정당 전통적 지지층과 갈라치려는 친윤(친윤석열)계의 시도가, 친한(친한동훈)계의 전면 반격과 격렬하게 충돌하면서 파열음을 내고 있다.
친한계 좌장 장동혁 원내수석대변인은 19일 SBS라디오 '정치쇼'에서 '영남 중진의원이 한 전 위원장은 강남좌파이니 사상 검증을 해야 한다고 얘기했다는 보도'가 거론되자 "한 전 위원장이 당대표 출마하는 것이 불편한 것"이라며 "보수의 적극 지지층을 한 전 위원장으로부터 갈라놓겠다고 하는 의도"라고 맞받았다.
장 수석대변인의 발언은 엄밀히 영남 중진은 아니지만 친윤 핵심으로 분류되는 이철규 의원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철규 의원은 지난 17일 KBS라디오 '전격시사'에서 한 전 위원장이 김경율 회계사, 진중권 특임교수 등 외부 자문그룹의 조언을 받는다는 보도를 언급하며 한 전 위원장의 정치적 정체성에 물음표를 띄웠다.
이 의원은 "우리 당의 당원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분들, 공감하기 어려운 분들이 특정 후보의 주변을 에워싸고 있다"며 "전통적 우리 당 지지자들이 볼 때 우리와 함께 가치를 공유하는 사람이 아닌 사람들이 한 전 위원장 주변을 에워싸고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을 갖게 되니까 우려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장동혁 수석대변인은 "최근 사실관계가 맞지 않는 보도가 있었는데 마치 그것이 진실인 것처럼 계속 말하고 있는 일부 인사들이 있다"라며 "없는 사실을 만들고 계속해서 사실을 키워가는 그런 것들이 해당행위"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친한계는 친윤계가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은 당원을 모욕하는 말'이라고 비난한 것에 대해서도 불쾌감을 드러냈다. '어대한' 기류가 인위적으로 조성된 게 아니라 당원과 지지자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것인데, 마치 이를 인위적으로 누군가가 조성하고 있는 것처럼 치부하는 것 자체가 당원과 지지자들을 향한 모독이라는 것이다.
장 수석대변인은 "지금 '어대한'을 (인위적으로) 만들고 있는 사람은 없다"라며 "한 전 위원장이 전당대회 후보로 나왔을 때 한 전 위원장을 지지하는 당원들을 모욕하는 말씀"이라고 했다.
진중권 "정치권서 여러 문제 인물 봤지만 '정말 사악하다'는 느낌 흔치 않았는데…"
박상수 "'대장동 사건' 세상에 알려낸 김경율, 좌파라 매도 당하는 모습에 환멸"
원외 친한계 인사들도 친윤계의 '주변 인물' 공세에 일제히 포문을 열었다. 그 중에서도 김경율 회계사와 관련, 이 의원이 페이스북에 "김 회계사는 (내가 위원장으로 있던) 인재영입위원회가 영입한 인사가 아니고 한 전 위원장과의 인연으로 비대위에 합류했던 분"이라고 설명한 것이 '진실 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한 전 위원장의 '외부 자문그룹'이라며 저격당한 진중권 특임교수는 전날 페이스북에 "한 마디로 이게 다 한동훈을 공격하기 위한 세팅"이라며 "허위사실로 가짜뉴스 만들어 언론에 슬쩍 흘리고 방송에 나가 짐짓 자기는 모르는 듯 증폭시키고"라고 꼬집었다.
또한 진 교수는 자신과 함께 한 전 위원장의 자문그룹으로 거론된 김 회계사 영입을 시도했던 것은 22대 총선 당시 이 의원이 위원장을 맡았던 인재영입위원회라고 역공했다. 그는 "김경율을 영입한 건 이철규 본인"이라며 "정치권에서 여러 문제 인물을 봤지만 그중에서도 '이 사람은 정말 사악하다'는 느낌을 주는 인물은 흔치 않다. 이 의원은 희귀한 분"이라고 맹공을 가했다.
친한계로 분류되는 박상수 인천 서갑 당협위원장도 "김 회계사는 천화동인·화천대유 대장동 사건을 문재인 정부 때 세상에 알려낸 사람"이라며 "그 전에는 '조국 사태' 때 참여연대를 그만두는 결기도 보였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그러면서 "그런 김 회계사가 좌파라며 조롱하고 매도당하는 모습에 환멸이 난다"며 "애초 좌파라고 생각했다면 비대위원 취임 전에 당에서 인재 영입을 제안했겠느냐"라고 꼬집었다.
김경율 회계사 본인은 "(이철규 체제의) 인재영입위원회의 제안에는 응하지 않았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이 주도하는 인재영입위원회가 자신에게 영입을 제안했었다는 것을 확인함으로써 이 의원을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