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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이 술 마시다 보면…" 공무원 갑질에 구청장 발언


입력 2024.07.01 17:16 수정 2024.07.01 17:20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SNS

공무원의 갑질 피해를 호소했던 대구의 한 치킨집 사장이 중구청장과 면담한 사실을 알리며 "실망스러웠다"고 밝혔다.


치킨집 사장 A씨는 '치킨집 구청 직원 갑질 그 후'라는 글을 통해 대구 중구 류규하 구청장과 나눈 대화를 공개했다. 그는 지난달 28일 구청을 찾아 황의란 감사팀장 등이 배석한 가운데 류규하 중구청장과 면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사건이 이슈되면서 공론화 된 후 갑질 공무원들에게 사과도 받았지만 '엎드려 절 받기' 식의 사과였다"며 "다시 장사해 보려 가게를 오픈했으나, 주변 상인들이 '조용히 넘어가지 왜 이리 큰일을 만들었냐'고 수군거려 그냥 제가 떠나기로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A씨에 따르면 이날 류 구청장은 "술을 먹는 입장에서 바닥에 맥주를 버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우리 직원들은 술 마시기 버거워 바닥에 버렸다. 남자들은 술 마시다 보면 자존심 때문에 버티다 바닥에 버릴 수도 있다"며 직원을 두둔했다.


이어 "1000원짜리 휴지통만 하나 있었다면 이런 일 없었을 거다"며 "사장님 나이가 어려서 그렇다. 연세 드신 분이 하는 가게는 '술을 못 마셔 버리는구나' 하며 넘어갈 거다. 우리 직원들 말도 일리가 있다"고 말했다고.


장사를 관두려고 한다는 A씨 말에 류 구청장은 "아무 일도 아닌데 계속 장사해라. 저희 직원들이 치킨 맛있다고 하는데, 나도 가서 팔아줄 테니 계속 장사해라"고 했다. 또한 갑질 공무원의 징계가 늦어지는 이유에 대해서는 "징계에 순서가 있어서 그렇다. 형사고발을 했기에 그 뒤에 징계를 내릴 것"이라고 답했다.


A씨는 "이럴 거면 왜 사과문을 올렸나. 괜히 구청장이랑 면담 신청했나 싶고 이젠 사람이 무섭단 생각이 든다. 구청장은 다를 줄 알았는데 역시 가재는 게 편인가. 이젠 어떻게 해야 할까. 정말 답이 안 보인다"고 토로했다.


ⓒA씨가 공개한 영상

앞서 A씨는 최근 손님이 흘린 술을 앞에서 닦았다는 이유로 "장사 망하게 하겠다"는 협박성 발언을 듣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들은 고의로 맥주를 쏟았으면서도 모르는 일이라고 선을 긋는가 하면 바닥을 닦는 A씨의 아내에게 "바닥 치우는 게 뭐 그리 대수냐?"며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삿대질을 했다.


또 "내가 돈 주고 사 먹는데. 바닥에 오줌을 쌌냐? 맥주를 흘릴 수도 있지. 먹튀를 했냐? 이런 식으로 장사하면 부자 되겠다" "나 여기 구청 직원인데 동네에 모르는 사람 없다. 내가 이런 가게는 처음 본다. 장사 바로 망하게 해주겠다"는 협박성 발언도 했다.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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